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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개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입력 2020.09.10 00:10 수정 2020.09.09 23:38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아스트라제네카, 부작용으로 임상 3상 중단

3상, 백신 개발 마지막 단계…성공확률 58%

3상 통과해도 상용화 후 부작용 발견되면 퇴출

해외 백신에 대한 우려도…"내국인 대상 검증 필요"

임상시험 참여자가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을 투여받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 AP/뉴시스 임상시험 참여자가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을 투여받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 AP/뉴시스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부작용 우려로 개발 중이던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에 대한 임상 3상을 일시 중단키로 했다.


8일(현지시각) 미 CNN방송·의학전문지 스태트(STAT) 등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는 영국인 임상시험 참가자 한 명에게서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 임상시험을 잠정 중단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후보 물질은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 등 미국 당국자들이 코로나19 관련 '1호 백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평가한 물질이기도 해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백신 개발은 임상 1상·2상·3상을 차례로 거치며 시험 대상자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3상은 백신 개발 마지막 단계이지만, 성공확률은 58% 수준에 그친다. 더욱이 3상에 성공한 후보 물질의 15%가량은 각종 우려로 신약 허가가 나지 않는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이날 기준 개발 중인 백신 후보 물질은 총 34개다. 이들 중 3상에 들어선 물질은 8개에 불과하다. 성공확률을 8개 물질 중 최소 3개는 상용화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통상 3년여가 소요되는 3상을 압축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만큼, 언제든 예기치 못한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어렵사리 3상을 통과해 백신 지위를 얻더라도 '위험'은 남아있다. 시험 참가자가 아닌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접종 범위를 넓히는 과정에서 보고되지 않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판 후 안전성·유효성 검사를 뜻하는, 이른바 '임상 4상' 과정에서 치명적 부작용이 확인될 경우 해당 백신은 시장에서 퇴출된다.


일각에선 세계 굴지 제약사들이 백신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우리나라 국민에게 접종하기 앞서 국가 차원의 추가 시험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백신 개발이 미국·유럽·중국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한국인에게 어떤 효과와 부작용이 발생하는지 사전 검증을 해야 한다는 평가다. 실제로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3상을 영국·미국·브라질·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만 진행하고 있다.


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최근 한 포럼에서 "백신을 맞으면 어떤 효과를 보였는지 결과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 속도를 보면 그런 결과가 나오기 전에 백신을 생산하고 접종할 가능성이 높다"며 "먼저 테스트를 한 다음에 (국민에게) 접종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을 다루고 있는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의 모습(자료사진). ⓒAP/뉴시스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을 다루고 있는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의 모습(자료사진). ⓒAP/뉴시스
WHO "내년 중반까지 백신 접종 불가능할 듯"
미·중·러 백신 개발 속도전에 경고장 띄운 모양새


WHO는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하듯 "내년 중반까지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백신 개발 속도전을 펴는 상황에서 WHO가 안정성이 담보되지 않은 백신 접종에 우려를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마거릿 해리스 WHO 대변인은 지난 4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UN) 브리핑에서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돼야 한다며 "내년 중반까지 광범위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숨야 스와미나탄 WHO 수석과학자는 같은 날 WHO의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에서 "규제당국과 정부, WHO가 최소한의 안전 기준을 충족시켰다고 확신할 때까지 백신은 대량 배치되지 않을 것"이라며 "백신 후보 물질은 수천 명을 대상으로 임상3상을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앞서 러시아는 38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백신을 승인한 바 있다. 중국은 올해 안으로 전 세계 170개국 화웨이 근로자들에게 백신을 접종키로 했다. 미국 역시 3상 결과가 나오기 전 긴급사용승인(EUA)을 통해 백신을 일반에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세계보건기구(WHO) 본부 전경(자료사진). ⓒ신화/뉴시스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세계보건기구(WHO) 본부 전경(자료사진). ⓒ신화/뉴시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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