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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오미의 여의도잼] '文 후임은 나야 나'…이낙연의 '넥타이 정치학'


입력 2020.09.09 07:00 수정 2020.09.09 05:20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패션 폴리틱스, 말보다 더 강력한 파워 발휘

'문재인 넥타이' 맨 李, 후임 이미지 굳히기

(왼쪽) 지난 7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중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오른쪽) 지난달 29일 전당대회 때 정견발표 중인 이낙연 후보ⓒ데일리안DB (왼쪽) 지난 7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중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오른쪽) 지난달 29일 전당대회 때 정견발표 중인 이낙연 후보ⓒ데일리안DB

'승리의 넥타이'로 불리는 스트라이프 넥타이를 착용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모습이 최근 부쩍 자주 눈의 띈다. 이 대표는 지난 7일 첫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때와 지난달 29일 열린 전당대회 등 정치적으로 아주 중요한 순간에 꼭 '승리의 넥타이'를 맸다.


네이비색 배경에 사선으로 줄무늬가 들어간 디자인의 넥타이는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민주당 후보가 즐겨 착용하던 것이다. 문 후보 측은 "강인함을 보여준다는 승리의 상징인 스트라이프 넥타이는 미국 존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승리의 넥타이로 유명하다"며 "국민 승리의 의미, 대한민국 승리의 의미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 측은 '여야 협치'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각각의 정당을 상징하는 '4색 줄무늬 넥타이'를 맸다고 했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을 연상시켜 '문 대통령의 뒤를 이을 유력 대권 주자'라는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지난 2017년 7월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관위 주최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인사를 나눈뒤 엇갈려 지나치고 있다.ⓒ국회사진취재단 지난 2017년 7월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관위 주최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인사를 나눈뒤 엇갈려 지나치고 있다.ⓒ국회사진취재단

'패션 폴리틱스(Fashion Politics)'라는 말이 있듯이 정치인에게 패션은 매우 효과적인 메시지 전달 수단이다. 때로는 한마디의 말보다 더 강력한 파워를 발휘한다. 그 정치인의 신념과 가치관을 부담스럽지 않게 대중에게 각인시키기도 한다.


이낙연 대표는 여권의 차기 유력 대선 주자 중 한명으로 꼽힌다. 현재 이 대표는 20대 대선(2022년 3월)을 앞두고 대선 주자 지지율 1위 자리를 놓고 이재명 경기지사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이해찬 전 대표는 지난달 28일 퇴임 기자회견에서 차기 대선 구도와 관련해 "현재 여러 명이 거론되는데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후보가 새로 나오기도 하고 지금 잘나가는 분이 어려움을 겪기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의 말처럼 생각지도 못했던 인물이 유력 대선 주자로 갑자기 급부상할 수도 있고, 당 대표를 하는 7개월 동안 뛰어난 역량을 보여줘 '압도적인 대세론'을 형성할 수도 있다.


이 대표는 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 코로나19 극복과 '원칙 있는 협치'를 통한 통합의 정치에 나서겠다고 약속하며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문재인 넥타이, 케네디 넥타이, 승리의 넥타이를 맨 이 대표의 7개월을 기대해본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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