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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전광훈과 '선 긋기'에도 심상찮은 지지율…강경 대응 필요성 제기


입력 2020.08.21 00:00 수정 2020.08.20 21:50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전광훈 리스크' 현실화…역전 1주일만에 민주당에 지지율 뒤집혀

"패배 의식 속에서 어떻게 헤어나왔는데"…강경 대응 촉구 목소리

태극기 세력 전향적 인식 개선 시급…김근식 "통합당 변화 믿어달라"

지난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린 강경 보수단체의 문재인 정부 규탄 대규모 집회에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지난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린 강경 보수단체의 문재인 정부 규탄 대규모 집회에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미래통합당에 우려했던 '전광훈 리스크'가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정부여당이 코로나19 '2차 대유행'의 원인을 일부 강경 보수단체가 주도한 광화문 광복절 집회 및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향해 집중 전가하고 있는 탓이다. 통합당이 당 차원의 '선 긋기'에 나섰음에도 민심의 흔들림이 감지되자 이번 기회에 보다 강경한 자세로 '전광훈 리스크'를 확실하게 해소하고 넘어가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통합당은 20일 더불어민주당의 지속적인 광화문 집회와 통합당의 '연관·배후설' 제기에 강도 높게 반발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코로나 확산과 관련해 방역당국과 정부여당의 책임을 피하기 위해서인지 통합당과 광복절 집회를 엮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광화문 집회는 통합당이 주최하지도 않았고 참가를 권하거나 동요한 일도 없다. 우리 구성원들이 마이크를 잡고 연설한 적도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좀 여당답게 대범하게 해주시길 바란다. 방역 실패를 우리 당과 엮어서 어떻게든 책임을 피해보려고 하는 것은 옹졸하고 치졸한 행태"라며 "국민들이 보기에도 안쓰러울 정도로 억지로 엮어가는 모양은 너무나 옳지 않은 태도"라고 꼬집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 또한 "엄정한 시국에 민주당은 방역 실패에 책임을 지고 반성하며 확산세를 꺾기 위해 노력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마녀사냥식 탓거리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며 "특히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앞장 서서 통합당의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는데 저의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민 안전은 정쟁의 대상이 되어서도, 또 정치의 소재가 되어서도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당 지도부 차원의 대대적인 '선 긋기'에 나섰음에도 흔들리는 지지율 추이에 통합당 내부에서는 자성과 함께 보다 강경한 태도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날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tbs의 의뢰로 지난 18일부터 19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5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 8월 3주차 주중 잠정집계 결과 정당 지지율에서 통합당은 37.1%를 기록해 38.9%를 기록한 민주당에 1주일 만에 1위 자리를 내줬다. 해당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이며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 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 같은 결과가 도출된 데 있어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국민의 관심이 집중됐던 상황에서 코로나19의 재확산세로 관심의 방향이 옮겨갔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같은 국면에서 강경 보수 집회를 주도해왔던 전광훈 목사의 확진 판정과 사랑제일교회 신도들로 인해 촉발된 2차 감염으로 정부의 책임론이 상당 부분 덜어진 것이 지지율이 재차 뒤집힌 주된 원인이라는 평가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 일대에서 강경 보수단체들이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지난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 일대에서 강경 보수단체들이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 통합당 핵심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탄핵 국면 이후 4년여 간 힘든 패배 의식의 수렁 속에서 간신히 헤어나왔는데, 어처구니없게도 당 외부 인사가 민심의 이반을 초래하고 있다"며 "단순히 선 긋기에서 끝낼 일이 아니라, 강도 높은 비난 메시지와 법적 재발 방지 노력을 통해 완전히 잘라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다분하다"고 전했다.


실제 당내 주요 인사의 공개적 비판 수위도 거세지고 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전광훈 목사가 이끌던 기독자유통일당이 광화문 집회에 조직적으로 동원된 사실을 꼬집었다.


그는 "이 당은 반사회적 정당이 됐다. 이런 당은 존재해서는 안 되는 정당으로, 응당 국민들께 사과하고 자진해산해야 할 것"이라며 "기독자유통일당은 집회 참가자 의무 검사라는 마지막 미션을 수행한 뒤 국민께 석고대죄하고 자진 해산하시길 재차 촉구한다"고 언급했다.


개별 인사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당 지도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전 목사를 끊어내지 못하는 이유로는 역시 '태극기 세력'으로 대표되는 강성 보수 지지층들의 반발에 대한 우려다. 다만 이들의 반발이 두렵다는 이유로 통합당이 계속해서 애매모호한 스탠스를 유지할 경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통합당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는 태극기 세력의 전향적인 인식 개선을 촉구했다. 그는 "전 목사의 행동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본인이 '걸어다니는 바이러스'가 되어 여기저기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원치않는 해를 입혔을 것을 생각해보라"며 "이번을 계기로 태극기 세력도 분노를 가라앉히고 야당을 믿고 통합당의 승리와 변화를 믿어달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태극기가 나설수록 통합당은 어려워진다. 이석기 석방집회가 민주당에 부담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태극기 세력이 간절히 원하는 문재인 정권 심판과 정권교체를 위해서 구태의연한 태극기 집회는 이제 멈춰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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