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대북 인도지원 나선 통일부…유엔에 자국민 인권침해 지적 받나


입력 2020.08.13 13:41 수정 2020.08.13 14:45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UN 北인권보고관 "사무검사 인권침해 소지"

통일부 "사무검사 강제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UN 북한인권특별보고관(자료사진). ⓒ뉴시스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UN 북한인권특별보고관(자료사진). ⓒ뉴시스

통일부가 대북단체에 대한 사무검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사무검사에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는 내용을 통일부에 통보(communications)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북 인도적 지원 가능성을 거듭 피력해온 통일부가 정작 자국민 인권침해 지적을 받는 촌극이 빚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13일 기자들과 만나 아직 유엔 측으로부터 관련 통보를 받지 못했다며 "통보 내용을 아직 보지 못한 상태에서 더 말씀 드리기 어렵다는 점을 양해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표현의 자유 △북한인권옹호가들의 권리 △북한인권단체 역할의 중요성을 상기 시키기 위해 '사무검사에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통일부에 통보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퀸타나 보고관은 "탈북민 단체를 포함해 북한 인권단체들이 북한 인권문제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본다"며 "통보가 공식화되면 성명을 낼 예정"이라고도 했다.


퀸타나 보고관은 이어 통일부의 사무검사를 '정치적 결정'이라고 꼬집으며 "왜 탈북민들이 운영하는 인권단체만 조사를 받아야 하는가. 통일부 관계자에게 사무검사를 멈춰야 한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사무검사가 "인권·정착 지원분야에 국한된 조치가 아니다"며 "다른 분야에 대한 사무검사 및 점검도 계획돼있다. 그 연장선상에서 다음 주부터 사회교류분야 교류협력 단체에 대해서도 (사무검사 계획 등을) 통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퀸타나 보고관이 제기한 '표적검사'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어 "사무검사 일정 등을 정하는 과정에서도 단체 측과 개별적 협의가 이뤄져왔다"며 "사무검사 착수 전에 모든 대상 단체를 개별적으로 접촉·방문해 사무검사 취지와 진행절차에 대해 안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해당 당국자는 "사무검사가 강제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단체들과 소통을 지속하며 이러한 기회를 계기로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필요한 시정·보완사항을 함께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탈북단체 큰샘 회원들이 북한에 보낼 쌀을 페트병에 담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뉴시스 탈북단체 큰샘 회원들이 북한에 보낼 쌀을 페트병에 담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뉴시스
법원, 통일부 법인 취소 결정에 제동
통일부, 대북방송 규제 가능성엔 선 그어


하지만 통일부가 앞서 사무검사 취지로 대북전단 살포 이슈를 콕 집어 거론한 만큼 '대북단체 길들이기'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통일부는 지난 6월 탈북민 단체들의 전단 살포를 강하게 비판하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의 담화가 나온 이후 '사정변경'을 근거로 관련 단체 두 곳에 대한 법인 취소절차를 밟기도 했다.


무엇보다 사정변경을 공식화하기 이전의 살포 사례를 문제 삼아 법적 조치를 취해 '소급적용' 논란까지 불거진 바 있다.


통일부는 관련 단체들의 반발에도 취소 절차 개시 37일 만에 대북단체 두 곳의 법인 취소를 결정했지만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재판장 이성용)는 전날 탈북민 단체 '큰샘'이 통일부의 법인 설립 허가 취소처분의 효력을 정지시켜 달라며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한편 통일부는 일각에서 제기된 대북 라디오 방송 규제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통일부 당국자는 "대북 방송에 대해서는 (규제를)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외신에도 동일한 입장을 밝힌 걸로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통일부가 지난 11일 진행한 외신 기자 간담회에서 '북한이 한국 인권 단체들의 대북 라디오 방송을 문제 삼을 경우 대북전단 살포를 막아선 것처럼 동일하게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에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한 바 있다.


탈북단체가 띄운 대북전단 살포용 풍선이 강원 홍천군 서면 마곡리 인근 야산에 떨어져 있는 모습(자료사진). ⓒ연합뉴스 탈북단체가 띄운 대북전단 살포용 풍선이 강원 홍천군 서면 마곡리 인근 야산에 떨어져 있는 모습(자료사진). ⓒ연합뉴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