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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밑자락 깔면 문 대통령 탄핵되나?

  • [데일리안] 입력 2020.08.10 09:00
  • 수정 2020.08.10 08:23
  • 데스크 (desk@dailian.co.kr)

진중권 “조국 완전히 실성했다”

문 정권 실세들 자기성찰부터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출입문 모습.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출입문 모습.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 완전히 실성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9일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올렸다. 같은 날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역시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대한 진 교수의 반응이다.


“작년 하반기 초입, 검찰 수뇌부는 4·15총선에서 집권여당의 패배를 예상하면서 검찰조직이 나아갈 총노선을 재설정했던 것으로 압니다. 문재인 대통령 성함을 15회 적어놓은 울산 사건 공소장도 그 산물입니다. 집권여당의 총선 패배 후 대통령 탄핵을 위한 밑자락을 깐 것입니다.”


진중권 “조국 완전히 실성했다”


조 전 장관은 이렇게 쓰고 있다. 증거를 제시해주면 그런가보다 하겠는데 그게 없으니 추리소설 습작 정도로 읽을 수밖에 없다. 똑똑하기로 소문이 난 법학자의 솜씨라고 하기엔 민망한 수준이다. 울산 사건이란 2018년 울산시장 선거 때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불법 개입을 했다는 의혹이 있는 이른바 ‘하명수사’ 의혹 사건이다. 검찰은 수사 끝에 송철호 울산시장, 백원우 당시 청와대 민정비서관, 황운하 당시 울산경찰청장 등 1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제 법원이 판단을 하는 과정만 남았다. 그런데 느닷없이 조 전 장관이 이 수사를 ‘탄핵 밑자락 깔기’였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문 대통령이 탄핵되려면 검찰이 문 대통령에게 선거 불법 개입 혐의를 씌운다→법원이 이 혐의를 인정한다→21대 총선에서 여당이 패배한다→야당이 탄핵소추를 주도해서 통과시킨다→헌법재판소가 탄핵 결정을 한다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바보여서 이런 각본을 썼겠는가.


설령 미래통합당이 총선에서 승리했다 하더라도 탄핵소추가 가능한 의석 확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기적적으로 그 고개를 넘는다고 해도 헌재가 이를 받아들일 리 없다. 헌재 재판관 9명 가운데 진보가 6명, 중도가 2명이다. 보수는 단 1명뿐인 것으로 분류되고 있다. 누가 무슨 재주로 대통령을 탄핵한다는 것인가.


정말로 문 대통령은 울산시장 선거에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면 조 전 장관이 ‘탄핵’을 겁낼 이유가 없다. 그런데도 이런 말을 한 것은 명백히 윤 총장에 대한 모함이다. 그게 아니라면 문 대통령 엮어 넣기인가? “내가 청와대에 있어봐서 아는데 문 대통령이 개입한 것이 맞다. 윤 총장이 이 약점을 잡고 압박하는 것이다.” 이런 뜻일까?


“(법무부장관으로서) 법학교수 시절부터 주장했고 민정수석비서관이 되어 직접 관여하며 추진했던 법무검찰개혁과제를 확고히 실현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청사진만 그려놓고 10.14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문 정권 실세들 자기성찰부터


이런 언급도 문 대통령에게 별 도움이 안 될 것 같다. 그간 추미애 장관이 기를 쓰며 밀어붙여 온 검찰개혁이라는 것이 조 전 장관의 지론을 제도로 구현하는 작업에 불과했다는 것 아닌가. “검찰 개혁안 내 작품이야!” 그런 말로 들리는데 법률가인 문 대통령의 역할은 무엇이었을까?


“저의 오랜 지론이지만 한국 검찰은 ‘준 정당’처럼 움직입니다. 한국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은 허구입니다. 한국 검찰은 ‘시류’에 따라 그리고 조직의 아젠다와 이익에 따라 ‘맹견’이 되기도 하고 ‘애완견’이 되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검찰에 대해 한이 맺혀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검찰 모욕주기가 너무 심하다. 말이 났으니 말인데 검찰을 ‘준 정당’, 그러니까 정치적 조직으로 만들려는 사람은 문 대통령과 추 장관 아닌가? 윤 총장이 정무적 감각을 발휘해서 정권엔 ‘애완견’, 반대세력엔 ‘맹견’이 될 생각은 않고 고지식하게 ‘법’만 내세우고 있는 괘씸하다고, 솔직하게 말할 일이다.


문 대통령 집권기만큼 극심한 전사회적 소란 속에 지냈던 적이 있었던 것 같지 않다. 정치상황 만을 두고 말하자면 단죄 징벌 증오 저주 조롱 모욕 원망의 말들만 천지에 가득하다. 그 책임은 힘을 가진 측이 먼저 느껴야 한다. 정권 출범 때부터 ‘적폐청산’의 기치를 내걸고 대단히 거칠게 반대파를 숙청해댄 결과다. 거기에 관성이 붙으면서 정권 스스로 방향 전환을 하는데 실패했다.


정권에 한 다리라도 걸치고 있는 사람들은 저마다 판관 행세에 바빴다. 정부 여당 사람들, 자신들의 어떤 언어를 어떻게 구사하고 있는지 한번씩 만이라도 귀 기울여 보는 게 어떨까? 정치과정이 이렇게 살벌해진 까닭에 대해 특히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추 장관의 자기 성찰이 필요해 보인다. 조 전 장관은 억울함이 크다 하더라도 전사회적 갈등구조의 중심에 자신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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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진곤 언론인·전 국민일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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