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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사이코' 맑음 vs '샛별이' 구름…종영 '기상도' 전망


입력 2020.08.02 00:00 수정 2020.08.01 23:14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사이코지만 괜찮아, 편의점 샛별이ⓒtvN, SBS 사이코지만 괜찮아, 편의점 샛별이ⓒtvN, SBS

SBS '편의점 샛별이'와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하루 차이로 첫 방송을 했고, 지창욱과 김수현이라는 스타급 배우를 내세워 초반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그러나 마지막 방송까지 각각 3회, 4회를 남겨두고 있는 상황에서, 시청자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지창욱과 김유정 주연으로 "거창한 이야기나 자극적인 사건은 없지만 따뜻함이 마음을 많이 움직 일 것"이라는 '편의점 샛별이'는 선정적, 여혐, 비속어 등 자극적인 요소들로 첫 방송부터 7000여 건 이상에 달하는 민원을 받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법정제재까지 받았다.


반면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사랑을 거부하는 정신병동 보호사 강태(김수현 분)와 사랑을 모르는 동화 작가 문영(서예지 분)이 결핍을 뛰어넘고 보듬으며 시청자들에게도 힐링을 선사하고 있다. 매회 힘 있는 메시지의 대본과 애니메이션, 영화적 미쟝센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어른들을 위한 동화'란 평을 듣고 있다.


'편의점 샛별이'와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엇갈린 평가는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의 눈높이가 점점 냉정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편의점 샛별이'는 동명의 성인용 웹툰을 드라마로 각색한 드라마로, 첫 회부터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고등학생 샛별(김유정 분)이 대현(지창욱 분)에게 담배를 사달라고 요청하고, 거절하자 대현에게 입을 맞추는 장면, 성인 웹툰 작가가 알몸으로 샤워하면서 중요 부위만 모자이크 처리 한 장면, 또 신음소리를 내며 성인웹툰을 그리는 장면이 문제가 됐다.


이후 '편의점 샛별이'는 시청자들로부터 항의를 받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 7월 29일 소위원회를 열고 법정제재 '주의'를 의결했다. '주의'는 방송사 재허가 심사에 영향을 미치는 중징계다.


'편의점 샛별이' 제작진은 성인용 웹툰을 ‘15세이상 시청가’ 등급으로 옮겨오면서 혐오감을 유발하는 성인지 감수성 부족을 지적 받았다.


또한 열두 살 차이가 나는 지창욱-김유정의 잘 버무려지지 않는 ‘케미’도 시청자들이 몰입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주연 배우들의 나이 차이는 tvN '미스터 션샤인'의 이병헌-김태리, 채널A '터치' 주상욱-김보라, MBC '그 남자의 기억법' 김동욱-문가영 등 때도 중년의 남자와 20대 여자의 로맨스가 꾸준히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특히 재미와 화제를 위해 자극적인 요소들을 고민하지 않고 내보내, 배우들의 열연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김유정은 만취 연기부터 다양한 패러디, 능청스러운 대사 처리, 코미디 연기에 적합한 캐릭터를 표현하고 있지만 '편의점 샛별이'의 '선정적', '여혐' 연관검색어를 지워내진 못했다.


'편의점 샛별이'와 함께 출발한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각자 트라우마를 가진 캐릭터들이 서로를 보듬는 과정이 매회 시청자들에게 따뜻함을 안기고 있다. 문강태는 자폐 스펙트럼(발달장애 3급)을 앓고 있는 형 문상태(오정세 분)와 함께 살며, 자기 자신의 삶은 포기하고 살고 있다. 고문영은 반사회적 인격을 가져 정서적인 소통이 불가능하다.


두 사람은 가까워지면서 각자의 결핍이 서로의 안전핀이 돼주고 있다. 이 과정에서 형 문상태는 동생의 여자 고문영을 남이 아닌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진짜 어른'으로 거듭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탐나니까 갖고싶어", "넌 갖고 싶은 남자니까", "나랑 1박 할래, 죽을래" 등 서예지의 젠더 역전 대사는 사회적 트렌드를 캐치했음을 보여준다.


드라마의 잘 만듦새는 화제성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CJ E&M과 닐슨코리아가 공동 개발한 방송 프로그램 시청률 보완지표인 콘텐츠영향력평가지수(CPI / 2020년 7월 3주 7/13~7/19 기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프로그램 드라마 부문 1위를 기록, 첫 방송 이후 4주째 연속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두 드라마 모두 마무리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관심은 높다. 그러나 지금껏 각 드라마가 시청자에게 보여준 ‘이미지’를 쉽게 바꾸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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