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제도권 편입'…서학개미도 동학개미도 '주목'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5.06.20 05:03  수정 2025.06.20 05:03

원화 스테이블코인(가격 변동성 최소화 위해 특정 자산에 가치 고정 가상화폐) 도입 가능성 제기

스테이블코인 관련주, 김용범 정책실장 임명 및 한은총재 발언 이후 급등세

6월 서학개미 순매수 2위 서클, NYSE 상장…지니어스 액트 美상원 통과

"스테이블코인 산업 제도권 진입 감지, 입법 가속화…새로운 국채 수요처 확보 목적"

지난 5일 예정된 스테이블코인 발행 업체 '서클'의 기업공개(IPO)를 위해 뉴욕 증권거래소 밖에 황소 조각상이 전시되어 있다. ⓒAP/뉴시스

국내외 증시를 막론하고 가상자산 제도권 편입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이 가상자산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해 제도화를 추진하자 본토 투자자는 물론, 서학개미까지 관련 종목 순매수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과 새 정부 인선 등을 토대로 정책 추진 가능성이 높아지자 관련주들이 급등하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NHN KCP는 전 거래일보다 9.04% 오른 1만1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 밖에도 한국정보통신(29.98%), NHN(4.50%), KG이니시스(4.28%), 카카오페이(0.82%) 등 전자결제 관련주들이 상승 마감했다. 해당 업종이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스테이블코인은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특정 자산에 가치를 고정한 가상화폐를 뜻한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관련주는 지난 6일 이재명 대통령이 김용범 정책실장을 임명한 이후부터 가파른 오름세를 보여왔다. 김 실장은 최근까지 가상자산 업계에 몸담았던 인물로 지난 3월에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필요성과 법제화 제안'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여기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전날 발언도 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 총재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발행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정책주들이 신고가를 달렸다. 스테이블코인 도입 필요성에 공감한 이 총재 발언이 관련주 상승세에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서 관계자가 업무를 보고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관심은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흐름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서클(Circle Internet)을 1억7000만 달러(약 2345억원) 순매수했다. 해당 기간 서학개미 순매수 2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서클은 미국 달러화와 1:1로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 USDC를 발행하는 업체다. 지난 5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돼 관련 시장의 '바로미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17일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법안인 '지니어스 액트(GENESIS Act)'가 미국 상원을 통과하기도 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스테이블코인 산업이 제도권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시그널이 곳곳에서 관측된다"며 "서클은 상장 후 2주도 안 돼 주가가 5배 가까이 급등하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홍진현 삼성증권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지니어스 법안을 중심으로 스테이블코인 입법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달러 패권 장악을 통한 국채 수요 증가와 정부의 부채 조달 지원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우선주의 등의 영향으로 미 국채 수요가 예전만 못한 상황에서 스테이블코인으로 새로운 국채 수요처를 확보하고, 디지털 영역에서도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하겠다는 구상이 구체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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