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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_트렌드] “파스타면에서 아이스크림까지”…국내 비건식품 어디까지 왔나


입력 2020.07.24 07:00 수정 2020.07.23 15:49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윤리적·환경적 소비의 확산 영향…대체육에서 간식까지 확산

식품업계, 제품 개발에 따른 비용‧시간 대비 시장 수요는 적어 고민

롯데푸드 제로미트 4종ⓒ롯데푸드 롯데푸드 제로미트 4종ⓒ롯데푸드

최근 식품업계를 중심으로 ‘비건 식품’이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 고기를 대체할 수 있는 비교적 간단한 패티 제품에 그쳤다면 최근에는 파스타 면부터 아이스크림까지 그 종류와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다만, 제품 개발에 따르는 비용과 시간 대비 국내 수요가 적다는 점은 여전히 업계의 고민이다.


국내에서 식물성 제품 개발에 가장 힘을 쏟는 곳은 롯데그룹이다. 롯데푸드는 식물성 대체육류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제로미트 너겟’과 ‘제로미트 가스’에 이어 최근에는 ‘제로미트 베지 함박스테이크’ 2종을 선보였다.


롯데제과는 지난 5월 국내 최초로 비건 인증을 받은 아이스크림을 선보여 2개월 만에 7만개를 팔았다. 우유나 계란 대신 식물성 원료인 코코넛밀크와 캐슈넛 페이스트, 천연 구아검 등을 원료로 사용해 일반 아이스크림과 같은 식감과 맛을 구현한 게 특징이다. 1년여 동안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몰두한 끝에 개발에 성공했다.


국내 식품기업 중 대체육에 가장 먼저 관심을 보인 동원F&B는 미국 비욘드미트(Beyond Meat)사의 순식물성 고기를 독점 판매하고 있다. 콩과 버섯, 호박 등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을 효모와 섬유질 등과 배양해 고기의 맛과 형태, 육즙까지 재현했다. 비욘드미트의 대표제품 비욘드버거는 현재까지 패티만 8만장이 판매됐다.


채식 식단 확산을 대비한 조미 소재도 속속 시장에 선을 보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이 지난 5월 출시한 천연 조미 소재 ‘테이스트 엔 리치’는 첨가물이 아닌 발효 원료로 만들었다.


친환경 건강식 수요가 늘면 자연 원료의 사용량이 증가할 것이란 예상에 선제적으로 개발에 나선 제품이다. CJ제일제당은 국내 천연 조미 소재 시장이 5년내 최대 2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풀무원은 지난 5월 두부로 만든 ‘두부면’을 통해 식물성 단백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풀무원 두부면은 영양학 측면에서 우수하다는 게 특징이다. 탄수화물 섭취가 많은 한국인들이 밀가루 면을 식물성 단백질인 두부면으로 대체하면 균형 있는 영양 섭취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웰빙 문화와 함께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육류 대체품 뿐만 아니라, 빵,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제품으로 넓어지고 있다”며 “소비자들도 알고 찾아먹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나뚜루 비건 아이스크림 ⓒ롯데제과 나뚜루 비건 아이스크림 ⓒ롯데제과

이처럼 이들 기업이 비건식품 출시에 속도를 내는 까닭은 다양하다. 건강상 이유, 개인적 신념 등으로 동물성 식품을 멀리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점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쳤다.


특히 윤리적 환경적 소비의 확산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육류 대용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성장 가능성은 밝은 편이다.


제조 기술 발달도 시장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과거에는 대체육 제품이 고기 맛에 크게 못 미칠 뿐 아니라 식감과 가성비 역시 떨어진다는 단점이 컸다. 하지만 최근에는 관련 기술이 개발되면서 맛‧식감‧풍미 면에서도 육류와 거의 차이가 없고, 건강에 이롭다는 장점 등으로 재조명 받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비건 식품은 복합적인 이유로 지속해서 소비되고 있고, 국내는 시장 자체는 미미하지만 세계적인 트렌드로 봤을때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해외 시장과 비교해 국내 시장은 수요가 적을 뿐더러, 제품 하나를 개발하기까지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들어간다는 점은 업계의 공통된 고민거리다.


여기에 식물성 식품만 추구하는 비건 문화 개념이 정착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해외와 달리 육류 부족 현상도 없다는 점도 사업 리스크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지금 당장 국내 시장 규모는 작지만 윤리적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는 등 다양하고 복잡한 영향으로 향후 성장성이 기대되는 분야”라며 “미래 먹거리 발굴 차원에서도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앞으로도 국내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제품들이 더 많이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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