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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보수정당이 사는 길

  • [데일리안] 입력 2020.07.12 08:00
  • 수정 2020.07.11 04:46
  • 데스크 (desk@dailian.co.kr)

국민들과 더 친숙하게 소통하고 부대끼어야

사사건건 반대만 하는 집단 매도돼선 안돼

변화된 시대의 안보관과 통일관 제시해야

보수정당으로서 강한 집권의지 가지고 실천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6월 18일 국회에서 열린 정강정책개정특위 제1차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김 위원장은 "강조하지 않아도 통합당이 보수정당이라는 것은 모두 아는 주지의 사실"이라고 밝히며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6월 18일 국회에서 열린 정강정책개정특위 제1차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김 위원장은 "강조하지 않아도 통합당이 보수정당이라는 것은 모두 아는 주지의 사실"이라고 밝히며 "'보수'는 급진적 변화를 억제한다는 뜻이지, 시대 변화에 전혀 적응하지 않는 보수는 정치적 생존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적폐라는 이름으로 지난 정권의 주요 인사를 이렇게 광범위하게 수사하거나 처벌한 적이 없다. 선거로 당선된 전직 대통령이 줄줄이 교도소로 가는 과정을 종전대로 본다면 납득이 가지 않는다. 대법원장이 구속되고,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대놓고 갈등하며, 대다수 언론들이 여당에 순응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성취한 위대한 민족이라고 잔뜩 으쓱해 하던 기성세대의 혼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내가 믿고 지지하던 영역이 폄훼되고 있는 것이다. 과연 내가 잘못 살은 걸까. 심지어 나는 이 정부를 동의하지 않는데도 국민의 상당수가 절대 지지를 표하고 있다. 여론조사의 왜곡이나 선거의 부정을 외쳐보지만 관심을 끌지 못한다.


이런 혼란을 겪고 있는 대부분은 종래 보수를 표방해 왔고, 선거 때마다 비록 아쉬움은 가졌지만 통합당을 지지해 왔다. 그런데 정작 통합당은 자신들의 절대 지지층이 겪고 있는 이런 사고의 혼란을 해결해 줄 능력도 없고, 어떤 준비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해방 후의 혼란과 전쟁을 겪으면서도 자유민주주의를 어렵게 지켜왔고 그 선봉에 보수가 있었다. 그들이 지켜낸 가치가 자유와 경쟁이다. 누구든 하면 기회가 온다. 미꾸라지가 용 되는 경우를 보았고 마을 어귀에 축하 현수막이 걸리곤 했다. 정주영 회장의 일화 ‘임자 해 보기는 했어’라는 말은 누구든 ‘하면 된다’는 확신을 보여준 것이다.


보수 집단의 주도로 세계에서 유례없이 한 나라의 산업화,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케 하고, 원조받는 국가에서 원조 주는 나라로 바꾸었다. 언제 우리가 이렇게 배불리 먹었으며, 언제 우리가 국제사회에서 이렇게 대접받았던가. 너도 나도 모두 자랑스러운 역사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산업화는 규격화, 대량생산화의 속성을 가지므로 그로 인한 개인 가치의 몰락, 창의성의 상실, 공유와 공존의 방식을 배척하는 폐해를 가져왔다. 민주화 또한 가치나 목표지향성, 저항과 투쟁성 등의 속성을 갖다 보니 그에 따른 수단의 정당성을 가볍게 여기거나 기존 가치나 관습을 무시하거나 동지냐 적이냐에 따른 이분법적 사고 등의 문제를 낳았다. 종래, 성장은 당연히 정당한 분배를 가져오고 모든 국민의 복지는 향상될 것이라는 믿음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어느 순간 보수의 주변에는 지식인, 강한 언론, 기독교, 대기업, 군부·검경 등 권력기관 등으로 둘러싸였고, 국민은 안중에 없고 최고 권력자에게 아부하는 집단, 자신의 배만 채우는 부패한 집단, 입만 열면 안보 나아가 빨갱이 논란까지 일삼는 기득권층으로 넘치기 시작하였다. 동시에 ‘왜 공부를 못하니, 열심히 하면 되는데. 왜 못사는지 모르겠다, 열심히 일하면 되는데’라는 자신들만의 사고의 틀에 갇히기 시작하였다.


진정한 자유가 무엇이며 공정한 경쟁이 무엇인가를 두고 절규할 때도, 아쉽게도 보수집단은 ‘기회의 균등’이란 구호에 함몰되어 있었다. 가지지 못한 자 입장에서는 기회포착도 어렵지만, 어쩌다 잡은 기회조차도 그 기반은 불평등하다. 출발선이 같다고 하여 결코 공정하다고 할 수 없다. 사회구조의 복잡성과 계층간 불평등의 심화로 인해 인위적인 약자 배려가 없다면 기회의 공정이란 공허한 염불에 불과한 것이다.


보수정당 또한 시대적 흐름에 부응하지 못하다 보니, 대통령, 지방의회, 국회의원 선거 등에서 연이어 참패를 당하였고, 이제 약자가 된 입장임에도 국민들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문재인 정부를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보수정당은 지지하지 않는 현상이 상당히 팽배해 있다. 역사적으로, 멋진 청사진은 진보가 제시할 수 있으나 경제성장이나 국가경쟁력은 보수가 주도한다. 진보와 보수의 균형발전은 바람직하고, 한쪽으로 쏠림은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국민 속의 보수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전면적인 개편이 요구된다.


우선 보수정당은 자신들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고 그와 뜻을 같이 하는 집단들을 결집시켜야 한다. 자신들을 지지하는 층에 대해서는 확고한 지원과 힘을 보여주어야 한다. 동시에 종래 자신들의 가치실현 과정에서 빚어진 어두운 면을 살펴, 실질적인 자유가 보장되고 약자 우선의 기회가 보장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민들과 더 친숙하게 소통하고 부대끼어야 한다. 보수집단은 왜 청와대 국민청원을 만들지 못하고, 화재사건이나 대형 사고에 내 일처럼 달려가지 못한다 말인가.


자신들의 이념에 부합하는 정책을 정비하고 반대입장에 신속하고 일관되게 대응하여야 한다. 국민의 눈에 사사건건 반대만 하는 집단으로 매도되어서는 안 된다. 장외투쟁이나 강경투쟁 이외에는 받아주는 언론도 없고 알아주지도 않는다는 푸념을 해서는 안 된다. 진보정당이나 언론인들조차 놀랄 정책을 개발하고 실천해야 한다. 대부분 국민들은 보수정당이 무슨 정책을 갖고 있는지 알지 못하고 있다. 언론환경을 탓하지 말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들의 뜻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1일 1정책을 목표로 정책실장이 매일 하나씩 발표해 가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강한 집권의지를 가지고 실천하여야 한다. 보수정당이 확고한 집권의지를 갖지 못한다면 보수층은 지리멸렬해질 수밖에 없다. 보수정당은 이를 위해 인재를 구하고 당원을 확충하여 교육과 홍보에 투자하여야 한다. 돈이 없다면 정당 구성원들이 갹출해서라도 추진하여야 한다.


북한을 궁극적으로 어떻게 대하여야 하는지에 대해 시대에 부응하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늘 주장해 오던 안보대응 방식은 호소력이 약하다. 전쟁을 겪은 세대가 북한정권을 믿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하나, 평화정착을 위해서는 북한을 인정하고 교류하지 않을 수 없다. 변화된 시대의 안보관과 통일관으로 국민들과 함께 하여야 한다.


지금의 보수정당은 자신들이 잘 해서 차기 집권을 하겠다는 뜻보다 여당이 분열하여 스스로 붕괴되어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리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런 자세로는 집권을 할 수도 없고, 집권하더라도 또다시 종전 보수정권의 실패를 답습하게 될 것이다.


ⓒ

글/서영득 변호사(법무법인 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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