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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미의 영화로 보는 세상] 포스트 코로나, 영화산업의 해법은?


입력 2020.06.25 15:08 수정 2020.06.25 15:09        데스크 (desk@dailian.co.kr)

한산한 극장ⓒ연합뉴스 한산한 극장ⓒ연합뉴스

지난 1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5개월이 지났다. 생활의 불편함은 물론 국내 모든 산업이 큰 타격을 받았다. 영화계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영화산업은 업계특성상 그 피해가 광범위 할 수밖에 없다. 영화제작 과정에서 촬영은 대부분 밀폐된 세트장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코로나19 사태 이후 거의 모든 촬영이 정지됐다. 상영도 마찬가지다. 극장은 제한된 장소, 밀폐된 공간에 불특정다수의 관객들이 모이는 장소여서 관객들의 불안감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에 크고 작은 영화들은 개봉을 무기한 연기했고 심지어 극장은 영업을 중단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자, 영화인들은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에 보다 적극적인 지원을 요구했다. 영진위는 코로나 사태로 침체기에 빠진 영화산업을 되살리기 위해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12000원인 영화관 입장료에 6000원 할인권을 배포했다. 영진위의 ‘반값이벤트’는 비록 일시적이지만 개봉영화들은 수혜를 보고 있다. 영화 ‘결백’은 59만명, ‘침입자’는 52만명을 동원했고 18일 개봉한 ‘사라진 시간’은 16만명을 모았다. 할인권 제공 이벤트가 메마른 극장에 단비가 되자 영진위는 애초 6월 3주간 진행할 예정이었던 행사를 한 주 더 연장하기로 했다. 24일 개봉한 유아인, 박신혜 주연의 영화 ‘살아있다’는 할인 이벤트의 수혜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화관 내 방역 관련 안내문ⓒ연합뉴스 영화관 내 방역 관련 안내문ⓒ연합뉴스

그러나 이러한 할인권 행사는 코로나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영화계를 살려야 한다는 고심에서 나온 정책이지만 충분한 해법이 될 수는 없다. 이벤트가 끝나면 관객 수는 줄어들 가능성이 높으며 영화산업은 다시 침체를 겪을 것이 우려된다. 아무리 영화관이 방역수칙을 지킨다고 해도 질병관리본부나 전문가들은 밀폐된 공간에서 감염 위험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어 관객들의 불안감은 낮아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가 지속될 것이 전망되면서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논의가 각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뉴노멀, 패러다임의 변화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산업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극장이라는 밀폐된 장소에서 대면 소비보다는 비대면 소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영화 상영여건이 크게 변하고 있다. 정보통신(IT)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이미 많은 영화가 케이블이나 인터넷과 같은 온라인디지털서비스(OTT)를 통해서 가정에서 혹은 휴대폰으로 비대면 소비되고 있다. 그러나 대규모 자금이 투입된 개봉영화는 아직도 극장을 통해서만 상영되고 있다. 코로나 사태는 이러한 상영시스템을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넷플릭스 ⓒ넷플릭스

이렇게 본다면 한국영화산업은 포스트 코로나에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 여건의 변화와 패러다임의 전환 시기에 올바르게 대응하지 못하면 영화산업은 발전하기 어려우며 업계 또한 위기를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패러다임의 전환기인 포스트 코로나 시기에는 극장과 인터넷 상영채널을 모두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대면 소비자들의 선호를 만족시키면서 동시에 대형스크린과 웅장한 음향을 선호하는 관객층도 겨냥해야 하기 때문이다. 발달된 정보통신기술을 통해 온라인 상영인프라를 구축하면 비대면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여건 하에서도 한국의 영화산업은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으며 패러다임의 전환기에도 생존할 수 있다.


한국은 세계에서 정보통신 인프라가 가장 발달된 나라다. 1인당 영화관람 회수도 세계 1위다. 포스트 코로나시기에 한국의 영화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지금은 새로운 영화상영 인프라 구축에 대한 아이디어가 필요한 시기다.


ⓒ

양경미 /영화평론가, 한국영상콘텐츠산업연구소장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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