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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백종원 예능 현주소…의미 퇴색된 ‘골목식당’, 소통의 부작용 ‘백파더’


입력 2020.06.23 08:48 수정 2020.06.23 08:53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SBS, MBC ⓒSBS, MBC

예능 흥행 보증수표로 불리던 백종원이다. 내놓는 프로그램마다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보였고, 공익적 성격까지 띄면서 호평을 얻었다. 때문에 백종원을 앞세운 프로그램은 짧은 시간에 방송사를 장악했다.


백종원이 본격적으로 예능에 진출하게 된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을 시작으로 ‘한식대첩’ ‘집밥 백선생’ ‘3대천왕’ ‘먹고자고먹고’ ‘푸드트럭’ ‘골목식당’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고교급식왕’ ‘양식의 양식’ ‘맛남의 광장’ 그리고 최근 첫 방송된 ‘백파더’까지 10여개가 넘는다. 시즌제로 제작된 프로그램의 개수까지 하면 20여개나 된다. 놀라운 건 어느 것 하나 ‘실패’한 작품이 없었다는 점이다.


2016년 이후에는 관련 서적들도 1위를 휩쓸었고, 2017년에는 ‘집밥 백선생’으로 방송 MC 브랜드평판 1위까지 올라갔으며, 그해 SBS 연예대상에서 공로상을 수상했다. 뿐만 아니라 2018년에는 SBS 연예대상 후보로까지 거론되었다. 2019년에도 SBS 연예대상 공로상을 수상했다.


백종원이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건 ‘소통’ 때문이었다. 여느 예능인 못지않은 말솜씨를 보이면서도 출연진에게 요리를 가르쳐주고, 시청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소통의 창구 역할을 빼어나게 해냈다. 음식 경연 프로그램 심사위원을 하면서도 그야말로 ‘모르는 게 없는’ 만물박사의 모습으로 정확한 평가를 했는데, 그 뒤엔 꼭 격려가 담긴 말로 참가자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장점인 ‘소통’이 이번엔 부작용을 낳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20일 첫 방송된 MBC ‘백파더 : 요리를 멈추지 마!’(이하 ‘백파더’)의 이야기다. ‘마리텔’ 이후 5년 만에 MBC에 복귀한 백종원은 양세형과 함께 ‘요알못’(요리를 알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교육에 나섰다.


프로그램은 90분 동안 라이브로 진행됐다. 네이버TV로의 이중 생중계, 화면으로 로그인한 48팀의 수강생들과 소통하는 방식으로 꾸며졌다. 문제는 생방송의 묘미라고도 할 수 있지만, 정제되지 못한 연출과 전개, 산만한 화면 구성 등이 오히려 집중을 떨어뜨리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MBC가 과거 인터넷 방송으로 진행된 ‘마리텔’의 성공을 모방해 이를 그대로 방송으로 가져왔다. ‘마리텔’이 실시간 소통과 재미를 동시에 잡으며 성공적인 프로그램으로 남을 수 있었던 건, TV로 송출될 때 편집 과정을 통해 정돈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백파더’는 정제되지 않은 ‘마리텔’의 인터넷 버전이라고 볼 수 있다. 취지는 좋았지만, ‘소통’을 강조하려다 오히려 부작용을 낸 꼴이다.


뿐만 아니라 백종원의 대표작이라고도 불리는 ‘골목식당’도 최근 부작용을 겪고 있어 안타까움을 산다. ‘소외된 골목상권을 살리겠다’는 좋은 취지로 시작했지만, 최근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2018년부터 시작해 2년을 넘게 방송하면서 이미 어느 정도 시스템이 알려졌고, 그러면서 이를 악용하는 사람들까지 생기고 있어 명분이 사라진 지도 오래다. 또 방송사에서 시청률을 위해 자극적인 편집 즉 ‘악마의 편집’을 한다는 의혹까지 일면서 일각에서는 ‘폐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기도 하다.


아직 속단하긴 이르지만 백종원의 새로운 예능은 첫 방송에서 ‘실패’에 가까운 결과를 내놓았고, 백종원의 대표작인 ‘골목식당’은 당초 프로그램이 내세운 의미가 점점 퇴색되고 있는 상황이다. 백종원의 대부분의 예능이 소통을 중심으로 외식업계, 소상공인들을 돕기 위한 취지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잡음은 분명 뼈아픈 결과다. ‘장사꾼’ 이미지였던 백종원이 스스로 자신의 평가를 크게 바꿨던 것처럼, 이번 위기를 어떻게 이겨낼지도 관심이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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