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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해?] 돈시간 남으면 관람에 ‘도전’해보길…‘열혈형사’


입력 2020.06.12 10:26 수정 2020.06.12 10:38        유명준 기자 (neocross@dailian.co.kr)

ⓒ'열혈형사' ⓒ'열혈형사'

영화를 비판하면 흔히 나오는 말이 있다. “영화를 촬영한 배우와 스태프들의 열정을 무시하지 말라”고. 그런데 어쨌든 영화는 결과물이다. 열정은 존중받을 수 있지만, 수준 낮은 작품은 비난 받아도 된다. 관객들은 그에 합당한 금액을 지불하기 때문이다.


영화 ‘열혈형사’가 그렇다. 11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첫 선을 보인 ‘열혈형사’는 사실 ‘영화’의 영역에 넣어야 하는지 의문이다. MBC ‘서프라이즈’ 재연 배우들의 연기와 PD의 연출은 이 영화와 비교하면 ‘최상급’이다.


영화는 놀 궁리만 하는 형사 동민(김인권 분)과 몽골 형사 몽허(얀츠카 분)가 한국에서 활동하는 몽골 출신 패션모델의 실종 사건으로 만나 범인을 추적하는 코믹물이다. 물론 패션모델만 실종과 함께, 코믹과 영화적 가치도 실종됐다.


영상이 아닌 텍스트로 표현하자면 영화는 모든 내용을 갖췄다. 배우들은 사건을 추리하는 모습도 보이고 액션도 한다. 멜로도 나오며, 코믹스러운 장면도 연출하려 한다. 몽골 현지에서 찍은 장면만 40%가 넘는다. 그런데 스크린으로 본 ‘열혈형사’에서 이 모든 것을 찾아보긴 힘들다. 몽골 현지 촬영은 유튜버들의 여행 영상보다 질적으로 낮아서 ‘굳이 돈 버리며 몽골까지 갔어야 했나’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배우들이 대화하는 장면에서는 쓸데없이 카메라가 흔들리고, 사운드는 귀에 거슬릴 정도로 안 맞는다. 모델로 등장하는 배우들과 몽골 출신 배우들은 아역 연기학원에서 다시 연기를 배워야 할 수준이다. 본인들의 연기가 어색하다는 것은 인지 하지 못했을까 싶다. 이를 컷하며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하고 진행해 편집까지 한 감독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을 정도다.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왜 배우 김인권은 저 영화에서 재능 낭비를 할까”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아니 정확히는 김인권도 허접한 연출과 다른 배우들의 연기력에 휩쓸려 똑같이 재연배우 이하의 연기를 했다. 혹자는 영화 ‘방가방가’와 같은 작품이 나올 것이라 평했지만, 이와 비교하면 놀랍도록 퇴보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때문에 극장에서 한국영화가 실종되어, ‘열혈형사’는 ‘신작 한국영화’라는 타이틀로 관심을 끌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영화(?)를 본 후 극장에 나오면서 표출될 분노를 감당할 자신이 있으면 티켓을 끊길 바란다. 6월 18일 개봉.

유명준 기자 (neocros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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