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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최고금리 인하 재추진…금융권 속도조절론 무색


입력 2020.06.10 06:00 수정 2020.06.09 22:08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최고금리 ’24%→20%’ 담은 이자제한법 등 21대 국회 발의…"서민 부담 줄인다"

전문가 "취약차주 불법사금융으로 밀어넣는 역효과 가능성 높아" 한목소리

법정최고금리를 현행 24%에서 20%로 낮추는 법안이 21대 국회를 통해 재추진된다. 이자 폭을 제한해 서민들의 고금리대출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이지만 정작 서민들이 제도권금융 바깥으로 밀려나는 역효과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연합뉴스 법정최고금리를 현행 24%에서 20%로 낮추는 법안이 21대 국회를 통해 재추진된다. 이자 폭을 제한해 서민들의 고금리대출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이지만 정작 서민들이 제도권금융 바깥으로 밀려나는 역효과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연합뉴스

법정최고금리를 현행 24%에서 20%로 낮추는 법안이 21대 국회를 통해 재추진된다. 이자 폭을 제한해 서민들의 고금리대출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이지만 서민들이 제도권금융 바깥으로 밀려나는 역효과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철민 의원은 21대 국회 개원 직후인 지난 1일 현행 법정 최고금리 24%에서 4%를 낮춰 20%로 제한하는 이자제한법과 대부업 등의 등록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금리 인하와 함께 이자총액이 대출총액을 넘을 수 없다는 내용도 함께 담겼다.


김 의원은 “최근 시중금리가 하락하면서 법정 최고이자율이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라며 “이는 제1금융권 이용이 어려운 저신용·저소득 서민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고 법안 발의 배경을 밝혔다.


이번 법정금리 인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대선 당시 경제공약으로 제시한 내용으로 현 정부 100대 국정과제에도 포함됐다. 최근 20대 국회에도 이같은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으나 국회 본회의에 통과하지 못하고 자동폐기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21대 국회에서 여당이 압승을 거둔 만큼 그 어느 때보다도 법안 통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최고금리 인하를 통해 줄이겠다는 정치권 기조에 따라 법정최고금리는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추세다. 실제로 지난 2014년 34.9% 수준이던 법정최고금리는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6년 27.9%로 조정됐고 현정부가 들어선 2018년 24%로 추가 조정됐다. 6년 새 10%p 하향조정된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최고금리가 인하될 경우 대출자의 이자 부담이 경감되는 효과가 일부 있을 수는 있으나, 저축은행이나 대부업 등의 대출심사가 한층 까다로워져 신용등급이 낮은 취약차주들이 제도권금융 바깥으로 밀려날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진다는 것이다.


서민금융연구원이 지난 4월 발표한 ‘저신용자 및 대부업체 대상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법정최고금리가 27.9%에서 24%로 인하된 이후 국내 대부업체 30% 이상이 대출을 축소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대부업체 대출 승인율 역시 11.8%로 2017년의 16.1% 보다 4.3%p 떨어졌다. 2015년의 21.2%와 비교하면 4년 만에 절반 가량 하락했다. 일선 저축은행들 역시 고금리대출 대신 중신용 차주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대출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서고 있다.


정부 정책에 발을 맞춰야 하는 금융당국도 이같은 우려를 지속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법정최고금리와 관련해 “(현행) 24% 금리를 받는 게 좋은 건지, 20%로 낮추고 (일부가 대출을) 못 받는 것이 좋은 건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전임자인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도 불법사금융을 언급하며 속도조절론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서민을 위한 정책이지만 사실상 신용도가 최저점에 위치한 이들의 경우 대부업 이용이 어려워 불법사금융에 의존하게 될 수도 있다”며 “무조건적인 금리인하가 능사가 아닌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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