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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현장 아닌 책상에서 '핵전쟁 억제력' 논한 이유는?


입력 2020.05.25 14:16 수정 2020.05.25 15:10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첫 잠행 후 인비료공장 방문해 '민생' 강조

두 번째 잠행 후 군사회의 열어 '군사력' 강조

정면돌파전 연장선…대미 압박 성격 있지만 선 넘지는 않아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4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4차 확대회의가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4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4차 확대회의가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잠행 22일 만에 모습을 드러내 '핵전쟁 억제력'을 언급하고 나섰다.


'신변 이상설'에 휩싸였던 김 위원장이 첫 잠행 이후 인비료공장에 등장해 '민생'을 강조했다면, 두 번째 잠행 이후엔 노동당 군사위원회 회의를 열어 '군사력'에 방점 찍었다는 평가다.


북한이 연일 강조하고 있는 자력갱생의 두 축이 경제 발전과 국방력 강화인 만큼 이번 행보 역시 '정면돌파전'의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조혜실 통일부 부대변인은 25일 브리핑에서 핵 억제력 표현과 관련해 "작년 당중앙위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핵전쟁 억제력을 언급한 바 있다"며 "중앙군사위원회에서 이를 재확인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연말 개최된 제5차 전원회의에서 정면돌파전 일환으로 핵전쟁 억제력을 언급하며 '새로운 전략무기' 공개를 예고했었다.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매체들은 전날 김 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회의를 주재해 "국가무력건설과 발전의 총적요구에 따라 나라의 핵전쟁 억제력을 한층 강화하고 전략 무력을 고도의 격동상태에서 운영하기 위한 새로운 방침들이 제시되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인민군을 비롯한 군사정치활동에서의 문제점들을 분석·극복하고 개선하기 위해 △불합리한 기구 △편제적 결함을 검토·수정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위협적 외부세력들에 대한 군사 억제능력을 완비하기 위해 △새로운 부대 조직·편성 △자위적 국방력을 급속 발전시키는 문제들을 토의했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이 이날 단행한 군 내부 인사 역시 조직 정비 일환으로 풀이된다. 다만 핵‧미사일 개발 주역으로 평가되는 리병철 당 부위원장이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선출돼 '비대칭 전력' 개발에 대한 의지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는 평가다.


새로운 전략무기 공개를 공언한 상황에서 핵전쟁 억제력 표현까지 재등장함에 따라 향후 군사 도발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적어도 이번 공개행보 만큼은 현장지도 대신 실내지도를 택해 선을 넘지 않는 수준에서 대미 압박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신이 주재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4차 확대회의에서 중앙군사위원들에게 무언가를 설명하고 있다. ⓒ노동신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신이 주재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4차 확대회의에서 중앙군사위원들에게 무언가를 설명하고 있다. ⓒ노동신문
北, '직간접적 군사행동'으로 존재감 각인 나설 듯


전문가들은 향후 북한이 직간접적 군사행동을 재개해 존재감 각인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건 상 미 대선까지 북미 대화재개가 쉽지 않은 데다, 코로나19 여파로 북핵 이슈에 대한 국제사회 주목도가 떨어져 있는 만큼 빈번한 군사행동으로 이목을 끌려들 수 있다는 관측이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통화에서 "북한이 존재감을 과시할 필요가 있는 상황에서 6~8월경 군사도발을 감행할 걸로 본다"며 "미 대선에서 누가 이기든 '우리를 잊으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셈"이라고 말했다.


올리 하이노넨 전 IAEA 사무차장은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핵전쟁 억지력 강화를 언급한 북한이 "핵물질, 즉 고농축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일부러 눈에 띄는 방식으로 추가 생산할 수 있다"며 "분석을 유도하는 행동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사회의 북핵 이슈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가능성을 암시하는 '의도적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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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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