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현지서 국정감사 진행한 송언석
"대사관, 8월에 외교부에 심각성 보고"
"조현, 국회서 위증…거취 판단해야"
국민의힘 "변화할 때까지 외교 무능 질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22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주캄보디아 한국 대사관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주캄보디아대사관·주베트남대사관·주태국대사관·주라오스대사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준비하고 있다. ⓒ주캄보디아한국대사관 제공
국민의힘이 우리나라 국민이 목숨을 잃은 캄보디아 사태에서 발생한 이재명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함을 질타하고 나섰다. 이재명 정부가 외교 실무자인 대사 임명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해 국민 안전에 무감각했고, 이미 보고를 받았음에도 외교부 차원에서의 어떤 대응도 없었던 점을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은 위증까지 서슴지 않은 조현 외교부 장관을 향한 경질까지 요구하며 전선을 확대하는 모양새다. 당내에선 이미 한·미 관세협상, 부동산 대책, 김현지 논란 등에서 입증된 정부·여당의 실책이 국민 생명과 직결된 범죄 문제에 대한 소홀함으로까지 이어져선 안 된다는 생각 아래 더 강하게 책임을 추궁할 방침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3일 오전 캄보디아 현장 국정감사를 마치고 귀국한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현장에서 확인한 이재명 정부 외교 당국의 대응은 무능과 무책임 그 자체였다"고 비판했다. 송 원내대표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이다.
송 원내대표가 가장 세게 비판한 지점은 조현 외교부 장관이 이미 8월 초에 캄보디아에서의 범죄 사실을 보고 받았음에도, 국회에서 위증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주 국감에서 조 장관은 심각성을 지난주 정도에 알았다고 답변했고 이전에는 일반사고로 전문 보고했다가, 이런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를 받은 건 최근이라고 밝혔다"며 "결과적으로 늦장 대응 책임을 대사관 측의 부실 보고 탓으로 돌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지난 8월 11일 대사관의 외교부에 대한 첫 전문에 나온 사체 상태, 수집된 정보, 법의학 의사의 검안 소견에 따르면 피해자는 고문에 의한 심한 통증을 겪은 후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하는 문구가 고스란히 명시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8월 초에 대사관의 고문 사실이 담긴 첫 보고가 외교부에 올라왔음에도 두 달이 지나도록 심각성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지금도 관망하고 있는 무능한 조 장관은 이 사태에 대해 책임지고 본인의 거취에 대해 스스로 판단해야 할 것"이라며 "국감에서 위증한 부분에 대해서는 법적 책임도 피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소속 김석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과 송언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위원들이 지난 22일(현지 시간) 프놈펜 외곽 온라인 사기 범죄로 단속된 건물 단지를 방문하고 있다. ⓒ뉴시스
앞서 조 장관은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외통위 국감에서 '중요한 사건이라고 인식한 시점은 언제냐'라는 질문에 "지난주 정도인 것 같다. 그전에는 일반 사고로 전문보고가 있었다"고 답한 바 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각) 캄보디아 현지에서 열린 현장 국감에서 송 원내대표가 확인한 8월 11일 주캄보디아 대사관에서 외교부 본부로 보고된 두 쪽 자리 전문에 적힌 '피해자가 고문으로 심한 통증을 겪은 후 심장마비 사망으로 판단한다'고 적힌 것과 비교하면 두 달 가까운 시간의 외교 공백이 있었단 것이다.
이번 캄보디아 사태를 이재명 정부의 외교 무능으로 보는 시각은 이전부터 있었다. 국민의힘 '이재명 정권 무능외교 국격실격 대응 특별위원회'는 캄보디아 사건이 발생한 직후인 지난 10일 "22살 우리나라 대학생이 범죄조직의 고문 끝에 캄보디아에서 살해당했다"며 "외교당국은 현지 정부와 협조조차 제대로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실용외교를 자처하는 이재명 정부의 외교 무능이자 외교 실패"라고 날을 세웠다.
특위는 지난 2024년 한 해 동안 220건이던 캄보디아에서의 우리나라 국민 실종 또는 납치 신고 건수가 올해엔 8월까지만 해도 330건으로 늘어난 수치를 제시하며 "정부는 아무런 대책도 없이 손을 놓고 있다. 정권 출범 4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173개 재외공관 중 42곳이 대사나 총영사 없이 방치돼있다. 이것이 바로 이재명 정부의 외교 무능이며 외교 실패"라고 꼬집었다. 현재까지도 주캄보디아 대사는 공석인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캄보디아 사태를 고리로 한 이재명 정부를 향한 공세를 통해 지난달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대규모 한국인 구금 사태와 함께 현 정부의 외교무능 실태를 밝히겠단 입장이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MBN 방송에 출연해 "캄보디아 대사 공석이 4개월째인데 윗선에 있는 외교부 장관이나 대통령실에선 캄보디아 정부와 직접 통화도 한번 하지 않을 정도로 소통이 없다"며 "우리 자국민의 안전과 생명 지키는 것이 대한민국 정부와 외교당국의 가장 큰 책무라 생각하는데 그 부분을 놓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정부가 출범한지 4개월 밖에 안 됐는데 외교문제가 벌써 세 건이나 터졌다. 이건 무능하다고 볼 수밖에 없는 문제"라며 "정부를 압박해서 정치적 공세를 하자는게 아니라 이렇게라도 해서 잘못된 건 바로 잡자는 것이다. 전향적인 변화가 있을 때까지 당에서 계속 공세를 이어나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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