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서 논의 안돼 법안 폐기 불가피, 발의 및 공론화까지 시간 소요 우려
현재 수익률 1~3%대로 저조,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 확대에 비해 기대 못미쳐
라이프사이클(TDF포함) 펀드는 2017년부터 급성장하고 있다.ⓒ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
초고령화시대로 들어서면서 퇴직연금 시장의 판이 커지고 있지만 낮은 수익률을 높이는 차원의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영) 관련 개정안이 국회 문턱은 커녕 핵심 논의에서 조차도 빠져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법안들이 대기표를 먼저 뽑은 상황에서 향후 21대 국회에서도 찬밥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까지 디폴트옵션 관련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자동 폐기된다. 현재 코로나19 사태와 관련된 법안 등 시급한 사안과 관련된 법안 통과가 우선시되는 만큼 이번 국회에서는 논의되지 않은채 폐기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문제는 21대 국회에서도 논의될 지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번 폐기된 법안은 재발의부터 공론화를 위한 공개토론회 개최 등의 절차를 다시 밟아야하기 때문에 법안통과가 이뤄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디폴트옵션은 확정기여형(DC)에서 퇴직연금 가입자의 운용지시가 없어도 자산운용사가 사전에 결정된 운용방법으로 투자상품을 자동으로 선정해 운용하는 제도인데 수익률 제고를 위해서는 통과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DC형 연금은 현재 방치된채로 수익률이 1%대에도 못미치고 있다. 현재로서는 가입자들이 직접 운용지시를 해야하는데 디폴트옵션제도가 도입되면 운용사가 수익률을 높일 수가 있어 수익률제고가 가능하다.
지난해 퇴직연금 적립금은 221조2000억원으로 2014년 100조원을 돌파한 이후 5년 만에 200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제도유형별로 여전히 확정급여형(DB)이 138조원(62.4%)으로 가장 높고, 확정기여형(DC)·IRP특례와 개인형퇴직연금(IRP)는 각각 57조8000억원과 25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배당형 적립금 23조원은 주로 집합투자증권이 92.3%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집합투자증권 중에서는 채권형과 채권혼합형 비중이 15조4000억원으로 70.8%의 비중을 점하고 있다. 퇴직연금 시장이 여전히 보수적으로 운용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주식형 규모의 비중이 현재는 많이 늘어나는 추세인데 TDF투자의 증가세도 결국 주식형 규모 증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기금형 퇴직연금·디폴트옵션 등 정부의 퇴직연금 제도 개선이 이루어지면, 주식형에 투자하는 경우가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타깃데이트펀드(TDF)도 가파른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디폴트옵션 도입이 미뤄지면서 수익률 제고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라이프사이클(TDF포함) 펀드의 지난 3개월 기준으로는순자산액은 3조2391억원에 이른다. 이는 신규 설정금액(2조9425억원) 보다 많은 규모다. 다만 지난 1년간 수익률은 -1.84%이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됐던 지난 3개월간 수익률은 -7.96%로 뒷걸음질쳤다.
개별 상품별로는 삼성TDF2020증권투자신탁은 1년간 수익률이 1.75%에 머물러있다. 연초이후 기준으로는 -2.86%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자산배분TDF2025증권자투자신탁도 지난 1년간 3.27%의 수익을 냈다. 연초 이후 기준 수익률은 역시 -2.9% 하락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 시장이 커지면서 기대수익률이 커지고 있는데 디폴트옵션의 법안이 국회에 계류되면서 수익률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며 "미국 시장이 디폴트옵션 도입 이후 빠르게 성장한 것을 본보기삼아 신속한 법안통과를 통한 수익률 제고에 나설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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