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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김정은 사망설 계기로 태영호·지성호 '북한 전문성' 흠집내기


입력 2020.05.04 13:45 수정 2020.05.04 14:09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민주당 최고위서 태영호·지성호 십자포화

"양치기 소년으로 신뢰 잃을 수 있다"

21대 국회 앞두고 태·지 힘 빼기 전략

'예리한 칼날' 무뎌질라…자성의 목소리

4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는 미래통합당 태영호 당선자와 지성호 당선자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4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는 미래통합당 태영호 당선자와 지성호 당선자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민주당 주요인사들이 미래통합당 태영호·지성호 당선자를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근거 없는 ‘김정은 사망설’로 국민들을 혼란케 만들었다는 게 요지다. 21대 국회에서 정부여당의 대북정책을 견제할 것으로 예상되는 두 당선자의 힘을 빼고, 발언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겠다는 정치적 의도도 엿보인다.


4일 최고위원회를 주재한 이해찬 대표는 “지난 수일간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외부의 경솔한 발언과 언론의 대응은 개탄스러운 수준”이라며 “국민들은 개탄스러운 상황이 지속되는 것에 대해 많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앞으로 이런 일에 대해서도 당이 적극적으로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설훈 최고위원은 태 당선자와 지 당선자를 지목해 “국민혼란과 안보불안을 부추긴 것에 대해 반성과 사과는커녕 과연 건강에 문제는 없는지 속단하지 말자는 등 명확한 근거 없이 또 의혹제기에 나섰다”며 “탈북민 당선인으로서 잘못된 행동을 하면 그 피해가 오롯이 3만여 명의 북한이탈주민 모두에게 피해가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남인순 최고위원도 “남북관계 및 한반도 평화와 관련해서는 섣부른 짐작이나 떠도는 정보를 사실처럼 떠드는 일이 다시는 없어야 할 것”이라며 “태영호·지성호 당선인은 위태로운 허언을 하다가는 대한민국 국민께 양치기 소년으로 끝내 신뢰를 잃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태 당선자와 지 당선자는 북한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민주당에는 부담스러운 존재로 통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진보진영 인사들이 “권력의 중심에 가보지도 못한 사람이 북한 최고권력자의 사정을 어떻게 알겠느냐”며 흠집내기도 있었다. 그럼에도 북한을 경험한 ‘전문가’라는 권위는 깨뜨리지 못했었다. 하지만 이번 ‘김정은 사망설’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민주당에는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위원회 수석부의장은 이날 tbs라디오에 출연해 “통합당에서 (두 당선인을)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 제동을 걸기 위한 유력한 카드로 국회에 진입을 시켰다고 본다”며 “그런데 이번에 너무 앞서나가는 바람에 앞으로 북한 관련 대정부질문 등에서 신빙성 내지는 진정성을 잃을 것”이라고 했다. “그런 점에서 정부여당이 운이 좋다”고도 했다.


미래통합당 내에서도 다소 안타깝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근식 교수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국민적 관심사항에 대해 공인으로 입장을 낼 때는 보다 신중하고 조심스럽고 제한적이어야 한다”며 “너무 확실하게, 자신있게 공개적으로 주장한 잘못이 있다. 이미 정치인이 된 상황에서 이후 정치적 후폭풍까지 고려해서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했다”고 적었다.


논란이 커지자 태 당선자는 입장문을 내고 “국민 여러분께서 저 태영호를 국회의원으로 선택해주신 이유 중 하나가 북한 문제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전망에 대한 기대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의 질책과 무거운 책임감을 뼈저리게 느낀다.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신중하고 겸손한 의정활동을 펼쳐 나가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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