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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주에서 원유 투기상품으로...‘동학개미’ 갈짓자 행보의 민낯


입력 2020.04.28 05:00 수정 2020.04.28 05:31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한 달간 개미 순매수 1위 삼성전자, 수익률 2%대 그쳐

1.3조 순매수한 원유ETF·ETN, 유가하락으로 수익 하락

지난 두달여 간(2월 27일~4월 27일) 개인투자자는 16조원 규모로 순매수 행진을 펼쳤다. 같은 기간 동안 외국인은 17조7900억원의 주식을 팔아치웠다ⓒ연합뉴스 지난 두달여 간(2월 27일~4월 27일) 개인투자자는 16조원 규모로 순매수 행진을 펼쳤다. 같은 기간 동안 외국인은 17조7900억원의 주식을 팔아치웠다ⓒ연합뉴스

최악의 전염병 공포 여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개미의 투자열풍이 모처럼 거세지고 있지만 기대 성과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으면서 이들의 속이 점점 타들어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주식시장이 역사적 저점까지 내려오면서 고수익을 기대하고 뛰어든 동학개미들의 주식성적표가 신통치 않아서다.


우량주에 투자한 동학개미들이 얻은 수익률은 고작 2~3%로 큰 재미를 보지못하자 사상 최저로 떨어진 원유 투기상품으로 갈아타기 시작했다. 하지만 반등은 커녕 바닥 밑 지하까지 떨어진 국제유가에 투심회복은 커녕 전액 손실 공포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두달여 간(2월 27일~4월 27일) 개인투자자는 16조원 규모로 순매수 행진을 펼쳤다. 같은 기간 동안 외국인은 17조7900억원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외국인이 판 주식을 개인이 대부분 받으며 지수 떠받치기에 나서고 있지만 녹록치 않다는 분석이다.


이 기간 동안 개미가 사들인 삼성전자 주식은 5조7000억원 규모에 이르지만 주가 성적표는 부진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두 달 전 대비 무려 11.72% 하락했다. 한달 전 대비로는 삼성전자의 주가 수익률이 전월 대비 2.17% 상승에 그쳤다. 개미들의 순매수 상위 종목에 올라있는 현대차도 4.28%에 그쳤고, SK하이닉스는 오히려 2.28% 뒷걸음질쳤다.


개미들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셀트리온 주가는 같은 기간 14.95%가 올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 기간동안 무려 33.41%나 급등했다. 삼성SDI(11.69%), 삼성전기(8.37%) 등의 삼성계열사들의 주가 상승률도 삼성전자보다는 훨씬 높았다.


부진한 주가 수익률에 실망한 개미들이 사상 최저가로 떨어진 원유 상품으로 갈아탔지만 국제유가도 고공낙하를 하면서 투자손실액은 눈덩이가 됐다. 우량주를 담았다가 뒤늦게 손절매한 후 상장지수증권(ETN)이나 상장지수펀드(ETF)로 서둘러 갈아탄 투자자들도 손실만 떠안고 투자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원유 ETN과 ETF 상품을 1조3000억원 어치 사들였다.


ETN 상품은 지난 한달간 레버리지나 인버스 할것 없이 손실이 커졌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ETN의 지난 한달간(3월 26일~4월 27일) 수익률에 따르면 삼성인버스2X WTI원유선물ETN이 지난 한달간 -9.60%를, 신한 인버스2X WTI 원유선물이 -10.57%, QV 인버스 레버리지 MSCI 선진국ETN은 -28.58%, TRUE 인버스 유로스탁스50 ETN은 -9.10% 등으로 줄줄이 부진한 수익을 냈다. 문제는 일부 ETN의 괴리율이 아직 좁혀지지 않으면서 매매정지 상태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TN 상품들이 하한가를 맞으면서 동전주로 전락하자 투자자들이 더 부담없이 들어오고 있다"며 "원유상품의 위험성에도 유가 반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데 만약 마이너스 유가가 한번더 오게되면 상장폐지로 이어질 수 있어 대단히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개인 매수세 상위종목에 올라있는 KODEX WTI원유선물 상장지수펀드(ETF)도 이날 하루동안 11.33%나 빠졌다. 이 상품은 최근 개인들의 매수세가 과하게 몰렸는데 최근 거래소가 매매체결 방법을 접속매매에서 단일가매매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 상품의 괴리율이 30%를 초과한데다 인적·물적 제약 등으로 유동성공급자(LP)가 유동성 공급 호가를 원활하게 제출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되면서다.


이외에도 개미들은 지난 한달간 최대 10배 레버리지를 동원해 두개의 통화를 동시에 사고팔며 환차익을 노리는 FX마진거래 금액만 총 213억5000만 달러를 거래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200.1% 급증한 규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대부분의 상품들의 가격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투자손실도 그만큼 높아질 수 있다"며 "특히 레버리지 상품은 가격 변동성에 취약하기 때문에 가격 변동이 조금만 발생해도 손실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금같은 시기에는 투자에 유의해야한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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