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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마스크·거리두기 없이 군사지도…방역 자신감 표출?


입력 2020.04.10 14:24 수정 2020.04.10 14:33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일선 병사들은 검은색 마스크 착용한 채 훈련

평양서 대의원 678명 모이는 최고인민회의 개최 예정

통일부 "훈련지도 의미나 북한 의도 공개 언급 어려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포사격 훈련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포사격 훈련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를 앞두고 현장 군사지도에 나섰다.


코로나19 위협이 가지지 않은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마스크를 끼지 않고 훈련지도에 나서 '방역 자신감'을 우회적으로 표출했다는 평가다.


10일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박격포병 구분대들의 포사격 훈련을 지도했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에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간부들도 참관했다.


통상 북한 매체들이 하루 시차를 두고 훈련 사실을 보도하는 만큼 이번 훈련지도는 지난 9일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통신은 "군단별 박격포병들의 화력전투능력을 판정‧평가하고 훈련혁명의 열기와 성과를 확대시켜나가는 것과 함께 인민군대에 장비된 경포‧중무기들의 성능실태를 료해(파악)하는데 목적을 두고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번 박격포 훈련은 각 군단장 지휘 하에 구분대별 명중 발수, 임무 수행에 걸린 시간을 종합해 순위를 겨루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김 위원장은 "마치 포탄에 눈이 달린 것만 같이 목표를 명중했다"면서 "전체 구분대들이 하나같이 포를 잘 쏘는 훈련은 처음 본다. 오늘은 정말 기분 좋은 날"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은 지난달 21일 이후 처음이다. 당시 김 위원장은 북한판 에이태킴스(ATACMS)인 전술지대지미사일 시험사격을 지도했었다.


노동신문을 통해 공개된 사진에 따르면, 김 위원장과 군 간부로 추정되는 인사들은 거리두기를 하지 않고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았다.


김동엽 경남대 교수는 "시기적으로 최고인민회의 직전에 많은 병력이 동원된 군사훈련을 했다"며 "거기에 마스크도 쓰지 않고 지도하는 김정은 위원장과 군 지휘부의 모습을 노출시켰다는 점에서 일단 코로나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 박격포 사격을 수행하는 일선 병사들은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해 코로나19 위협이 완전히 가시지 않았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북한 박격포병 구분대가 포사격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북한 박격포병 구분대가 포사격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북한은 코로나19 국면이 본격화된 이후, 세계보건기구(WHO)에 북한 내 환자가 한 명도 없다고 꾸준히 보고해왔지만, 국제사회는 북한 내 발병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앞서 북한을 코로나19 관련 위기국가로 지정하기도 했다.


관련 피해가 적잖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북한은 이날 최대 678명의 대의원이 모이는 최고인민회의를 수도 평양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예년에 비해 일정 및 규모가 간소화될 전망이지만, 일정 강행을 통해 방역 자신감을 거듭 내비칠 수 있다는 평가다.


명목상 우리나라 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는 △헌법 수정·보충 △국가 예결산 심의·승인 △주요 사업 심의·승인 △주요 간부 인사 등의 권한을 갖는다.


조혜실 통일부 부대변인은 최고인민회의 개최 전 김 위원장이 군사행보에 나선 것과 관련해 "2013년 같은 경우 최고인민회의 하루 전에 '전략로케트군 작전회의'에 참가했던 사례가 있다"면서도 "이번 포사격훈련 지도의 의미나 북한의 의도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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