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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나영석 PD가 부채질한 ‘숏폼 예능’ 제작 불 붙을까

  • [데일리안] 입력 2020.04.01 00:00
  • 수정 2020.04.01 00:03
  •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금금밤'의 시청률 부진,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

새로운 숏폼 예능 '곡FARM', 30일 첫 방송

ⓒCJ ENMⓒCJ ENM

“낮은 시청률, 각오하고 만들었다”


TV보다 모바일기기가 익숙한 Z세대(1995년 이후 태어난 19세 미만의 청소년)가 미디어 시장의 주요 소비자로 등장하면서 방송가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유튜브와 모바일, SNS 등을 중심으로 대중문화 소비 패턴이 재편됨에 따라 방송가도 숏폼(short-form), 말 그대로 10분 내외의 짧은 시간에 즐길 수 있는 영상 콘텐츠를 만들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모바일 등에서 주로 나타나던 숏폼 형식을 방송가에 들여온 선봉장 역할을 한 사람이 나영석 PD로 알려져 있지만, 그 전에도 유사한 시도는 있었다. 각 콘텐츠 당 10분 내외로 편집해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만드는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다.


그런 면에서 ‘마리텔’은 TV형 숏폼 예능의 선구자 격이다. 당시의 파격적인 구성은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을 주류로 부상하게 하는 계기로 만들어주는 등 시청률 그 이상의 엄청난 파급효과를 불러일으켰다.


나영석 PD는 이 같은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고 그대로 흡수했다. 그 시작은 tvN ‘신서유기 외전: 삼시세끼-아일란드 간 세끼’였고 이후 ‘라면 끼리는 남자’ ‘마포 멋쟁이’ 등을 연달아 선보이고 있다. 기존 예능의 문법을 탈피한 새로운 형식의 실험을 통해 숏폼 콘텐츠의 가능성을 확인한 셈이다.


지난 3월 27일 종영한 tvN ‘금요일 금요일 밤에’(이하 ‘금금밤’)의 성적은 다소 부진했다. 나 PD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높았던 것과 달리 시청률은 2%대에 머물렀다. 앞서 선보였던 ‘아간세’ ‘라끼남’이 TV에서 유튜브로의 유입을 유도하는 역할을 했다면, ‘금금밤’은 유튜브의 형식을 그대로 TV로 옮겨와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만든 것이다.


그로인해 발생하는 문제들은 굳이 해결하려고 하지 않았다. 유튜브, 모바일 위주의 시청패턴을 표방한 듯 보이지만 정확히는 ‘내가 보고 싶은 영상’을 골라볼 수 있다는 가장 중요한 부분을 간과한 것이다. 이미 제작진이 정해준 콘텐츠 6편을 본방사수를 해가며 일일이 시청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이야기다.


ⓒCJ ENMⓒCJ ENM

냉정히 형식만 달라졌을 뿐 관계자들은 그간 나 PD가 선보였던 전작들을 10분 내외로 편집해 6개의 옴니버스 식 구성으로 붙여놓은 것과 다름없다고 평한다. 실제로 ‘아간세’ ‘라끼남’이 유튜브로 팬들을 유인하는데 성공한 것과 달리 ‘금금밤’은 유튜브로 이어지는 효과도 덜했다. 조회수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다만 이번 ‘금금밤’의 부진한 성적이 아닌, 변화하는 시스템에 적응하기 위한 ‘실험’에 방점을 찍는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나 PD는 “요즘 프로그램들이 너무 길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계속 말씀드리지만 이런 걸 한번 해봐야 시청자들도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 수 있다. 혼란스럽고 복잡하다 생각하실 시청자들 계셔서 걱정하고 있지만 반대로 이런 것도 좋다는 분들도 계시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낮은 시청률을 각오하고 만들었다”면서 “이 고민이 의미 있는 결과를 가져다주길 바랄 뿐”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낮은 시청률을 각오하고서라도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것은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최근 방송 광고시장이 축소되면서 시청률로만 수익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방송사들의 입장에서 나 PD의 실험은 반가운 모델이 될 수밖에 없다. 유튜브 등의 짧은 콘텐츠의 경우 영상마다 제품 광고를 삽입할 수 있기 때문에 수익 창출에 매우 효과적이라는 평가다.


기다렸다는 듯 CJ ENM의 음악 전문채널 엠넷은 숏폼 예능 ‘곡FARM’을 내놓았다. 해당 프로그램은 유튜브에서 동시 공개되며 러닝타임은 15분이다. TV 방송의 경우는 중간 광고까지 더해지면서 30분으로 편성되어 있다.


전문가들은 영화나 드라마, 다큐멘터리, 예능 등을 모바일에 최적화해 제공하는 것이 향후 미디어 시장에서의 성공 여부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방송 관계자는 “나 PD를 필두로 이런 실험성 강한 프로그램들이 연이어 등장하는 것을 섣불리 성패로 규정 짓기엔 무리가 있다. 어떤 새로운 것이 등장할 때에는 그에 따른 시행착오가 늘 존재하기 마련”이라며 “숏폼이 TV에 정착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고 있는 과정으로 보인다. 맹목적인 포맷 복제가 아닌, TV라는 플랫폼의 강점을 살리면서 소비 트랜드도 따라갈 수 있는 또 다른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투자로 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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