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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스터트롯’의 부가 수익·아티스트 재능 독점한 TV조선, 문제 없나


입력 2020.03.24 07:48 수정 2020.03.24 07:55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미스터트롯' 출연자들, 독자적 활동 사실상 불가

"대부분의 부가 수익은 TV조선의 몫"

ⓒ쇼플레이 ⓒ쇼플레이

최고 시청률 35.7%(닐슨코리아 기준)라는 대기록을 세운 TV조선 ‘미스터트롯’을 향한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트로트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을 환기시킨 프로그램이라는 건 부인할 수 없지만, 과연 그 과정이 트로트계의 건강한 성장을 돕는 것인지는 의문이다. TV조선이 ‘미스터트롯’ 출연자의 쓰임을 단순히 ‘돈벌이’로만 인지한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미스터트롯’ 최종 7인은 TV조선에서 프로그램 관련 부가 콘텐츠 사업을 총괄하는 자회사가 티조C&C와 계약을 맺고, 가수 이수영, 장재인 등이 소속된 뉴에라프로젝트에 매니지먼트를 위임했다. 계약 기간은 1년 6개월이다.


본래 소속사가 있던 가수들도 일단 이 계약기간 동안은 뉴에라프로젝트가 결정한 스케줄에 따라야 한다. 방송 출연을 통한 수익부터 온갖 행사의 출연료까지 기존의 소속사가 아닌, TV조선의 자회사와 위탁사인 뉴에라프로젝트를 통해 진행된다. 결국 ‘미스터트롯’으로 스타가 됐지만 기존의 소속사에서 드라마틱한 수익을 기대하긴 어렵다.


뉴에라프로젝트의 탄탄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로운 콘셉트와 아이디어를 통해 트렌디한 활동을 예상한다는 일각의 의견도 있다. 현 시점에서도 MBC ‘라디오스타’, JTBC ‘아는형님’ 등 지상파와 경쟁 종편채널까지 출연을 확정 지으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트로트 업계에서는 필요 이상의 소비가 오히려 이들의 독자적인 활동을 막는 걸림돌이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관계자들 사이에서 최종 7인 뿐만 아니라 다른 몇몇 출연자들에게도 똑같이 프로젝트 계약을 맺도록 종용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일고 있다. 출연자 입장에서 혹여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압박이 있기 때문에 거부하기 힘들 것이라는 주장도 덧붙였다.


일각에서 불거지고 있는 의혹처럼 최종 7인을 비롯해 다른 몇몇 출연자들도 프로젝트 계약을 맺게 된다면 미디어에서 찾는 몇몇의 인기 출연자를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은 이도저도 안 되는 상황을 맞게 되는 건 불가피하다. 결국 소수에게만 혜택이 돌아갈 수밖에 없다.


관계자는 “보통 행사의 경우 주말에 몰려 있는데 TV조선 측에서 가수들을 묶어두고 있으니 사실상 개인적인 행사는 잡을 수 없는 형편이다. 지금 인지도를 쌓고, 1년 6개월 후에는 더 상황이 좋아지면 이득이 아니냐고들 하지만, 그땐 상황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프로그램으로 인한 거품이 사라질 수 있는 시기”라고 꼬집었다.


독자적 활동에 제약이 걸리기 때문에 수익에 있어서도 위축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더구나 위탁 시스템으로 활동하면서 벌어들이는 수익 역시 출연자들에게는 매우 적은 금액이 배당될 확률이 높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방송을 통해 얻은 인기로 번 수익 중 일부분을 방송사가 취하는 것을 ‘투자금 회수’로 볼 수 있지만 그 이후에도 이런 상황이 지속되는 것은 분명 큰 문제라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서 ‘미스트롯’으로 돈을 번 건 TV조선 외에 몇몇이다. 시장이 커질 거라는 기대심이 있었지만 소수만 배부른 게 사실”이라며 “‘미스터트롯’도 마찬가지다. 이번 공연만 해도 200억을 넘어서는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데 개런티 10% 가량을 출연자들이 나눠 갖고, 나머지는 모두 TV조선을 비롯한 몇몇에게만 돌아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스트롯’ 당시에도 방송 수익이 아닌 출연자들의 독자적인 수익 중 25%를 TV조선이 떼어가는 것을 두고 “무리한 수익 배분”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TV조선은 방송 전 출연자들과의 계약에 따라 해당 기간의 수익을 배분할 뿐이라고 밝혔다. 엄밀히 말하면 ‘미스트롯’으로 출연자를 스타덤에 올려놓은 건 TV조선이기 때문에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송가인처럼 출연 전 이미 데뷔한 가수의 수익을 방송사와 나누는 것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미스터트롯’ 역시 방송 이후의 활동에 대한 수익 배분의 불공정성이 거듭 논란이 되는 것은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가요 관계자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송사로써 출연자의 최초 계약서를 만드는 과정부터 공정한 수익배분 구조를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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