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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당 호남계, 비례연합 고리로 '총선 후 민주당行' 노리나


입력 2020.03.15 06:30 수정 2020.03.14 22:31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민생당 호남계 "대선 전 민주당과 합쳐야" 공공연히 밝혀와

총선 결과 따라 비례연합을 '통합의 연결고리'로 삼을 수도

'통합 구세주' 이낙연 낙선 우려에 손학규 종로 출마도 반대


유성엽, 박주현, 김정화 민생당 공동대표가 지난달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유성엽, 박주현, 김정화 민생당 공동대표가 지난달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민생당은 비례민주연합 참여를 놓고 극한 대립 중이다. 바른미래당계 김정화 공동대표는 "명분도 실리도 없는 친문연합정당에 참여할 수 없다"고 반대했다. 반면 대안신당·민주평화당계 유성엽·박주현 공동대표는 "참여해야 한다"고 맞섰다.


일각에선 대안신당·평화당계 등 민생당 호남계가 총선 후 더불어민주당에 복당할 연결고리로서 비례민주연합 참여를 주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표면상으론 진보정권 재창출과 사회적 약자의 정치 진출을 말하지만, 속내는 다르다는 것이다.


비례민주연합에 참여하는 진보진영 정당들은 비례대표 후보들을 한데 모아 총선을 치르게 된다. 이후 당선자가 생기면 각당으로 돌아가 의정활동을 펼치게 된다. 일종의 선거 연대다.


하지만 총선 결과에 따라 당선자들이 각당으로 돌아가지 않고 집권당인 민주당에 입당·복당하거나 혹은 민주당이 흡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선거 결과 통합당이 1당이 되거나 민주당과 통합당의 의석수가 팽팽해 1석이 아까운 상황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실제 민생당 호남계는 총선이 끝난 뒤 대선 전에는 민주당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이들은 원래 민주당에 뿌리를 뒀으나 2016년 총선 전 탈당했다. 친문순혈주의에 소외되고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은 홀대 받는다면서다.


이후 안 전 대표와 손을 잡고 만든 국민의당이 제3당으로 안착하는 듯 했으나, 대선에서 패배하고 안 전 의원이 바른정당과 합당하면서 분열을 거듭했다. 호남계의 정치적 위상도 나날이 위축됐다. 4년이 지난 지금은 호남에서 문재인 대통령 지지가 압도적으로 바뀌면서 정치적 생명까지 위태로워졌다.


대안신당계 박지원 의원은 각종 언론 인터뷰에서 "총선 후 대선 전 민주당과 합당하겠다"고 밝혀왔다. 박 의원은 "정치는 생물이기 때문에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지만 결국 만나야 한다"며 "특히 진보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우리가 어떤 역할이라도 하겠다"고 말했다.


종로에 출마하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지난달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이낙연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이낙연 만나러 갑시다' 행사에 참석해 지역 주민들과 만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종로에 출마하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지난달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이낙연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이낙연 만나러 갑시다' 행사에 참석해 지역 주민들과 만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민생당 호남계는 자신들을 민주당으로 이끌어줄 구세주(?)가 이낙연 전 국무총리라고 기대하는 눈치다.


이 전 총리 역시 호남 출신이다. 문 정부 초기 총리직을 안정적으로 수행해 차기 대선주자 반열에 올랐지만, 순수 친문(주류)으로 인정받지는 못해 당내 세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 이 전 총리를 호남계가 지지 및 지원을 자처할 가능성이 있다.


민생당 호남계가 손학규 전 대표의 종로 출마를 극구 반대하는 이유도 이런 연장 선상에서 해석된다.


종로는 차기 대선주자 1·2위를 달리는 이 전 총리와 황교안 통합당 대표가 출마해 '예비 대선'으로 여겨진다. 여기에 바른미래당계 손 전 대표가 가세한다면, 황 대표보다 이 전 총리의 표를 깎아먹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대안신당계 천정배 의원은 "손 전 대표의 종로 출마는 민주개혁세력의 중심 인물이자 가장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이 전 총리를 위태롭게 하고, 수구적폐세력과 그 대권주자를 돕는 길이 된다"고 비판했다. 이 전 총리의 '낙선'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는 의미다.


민생당 관계자는 "호남 의원들은 바른미래당계가 내부 조율 없이 비례민주연합 반대를 못박고 손 전 대표 출마를 얘기하는데 대해 불만이 상당하다"며 "만약 손 전 대표가 종로 출마를 선언하면 호남 의원들은 탈당까지 불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민생당에 오는 16일까지 비례연합정당 참여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한 상태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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