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다시 고개드는 '10년 위기설'...충격·허탈·공포의 증권가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입력 2020.03.16 05:00  수정 2020.03.16 01:22

유동성 및 신용시장 위축 등 전반적 금융환경 마비 흐름

수요·공급 불균형 문제 부각, 통화·재정정책 효과는 의문

13일 코스피는 전장대비 62.89포인트(3.43%) 하락한 1771.44포인트에서 거래를 마쳤다.ⓒ연합뉴스

코스피 1600선·'코스피 서킷브레이커' 발동


연일 기록적 낙폭으로 여의도 증권가가 패닉에 빠졌다. 미국 뉴욕증시가 지난 12일(현지시간) 1987년 블랙먼데이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한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코스피 지수 마저 장 초반 8% 넘게 빠지며 패닉장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13일 코스피는 전장대비 62.89포인트(3.43%) 하락한 1771.44포인트에서 거래를 마쳤다. 우려했던것보다는 낙폭을 많이 줄이며 장이 끝났지만 앞으로 극심한 변동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달 초만해도 대부분 증권사들의 코스피 지수 저점은 1950선이었다. 하지만 곧이어 1900선이 무너졌고, 1800선 마저 붕괴되며 장중 1600선 마저 위협을 받자 증권맨들의 공포심은 극에 달했다.


'브이(V)'자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 예상했던 증시 전문가들도 공포의 투매 양상이 이어지자 서둘러 코스피 저점을 낮췄다. 일부에서는 극도의 변동성 장세로 전환되면서 코스피 밴드의 무용론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일부에서는 세계적인 버블이 본격화됐다면서 최근 펀더멘탈(기초체력)이 약해진 국내 산업에 직격탄이 가해질 것이라며 우려를 제기하고 나섰다.


공포의 투매를 야기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중국과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미국으로 급격하게 확산되면서 증시 타격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미국에서의 확진자와 사망자가 본격적으로 증가하면서 공포의 투매 양상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극심한 변동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도한 현금화 현상 등 금융환경 마비 우려...당분간 변동장세 극심


지난 12일 미국의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가 고점에서 30% 정도 조정을 받은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기의식은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다. 증시 폭락 하루만에 다시 급반등했지만 낙폭이 컸던 지난 12일 주가 기준만 봤을때는 금융위기에 맞먹는 낙폭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금융위기 인식에도 안전자산인 국채금리가 상승했고 주요국 금리상승의 원인은 통화정책 한계인식 속에 확대재정 우려와 금융불안 촉발에 따른 과도한 현금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19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에 오일쇼크까지 가세하며 경기침체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며 "2010년 이후 10년 이상 3배 가까이 상승한 미국 주식시장이 불과 1개월도 안돼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가 27%가 넘게 하락했는데 이는 과도한 자산가격 상승에 따른 조정국면을 넘어 금융위기에 진입한 것이라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는 주식시장 만의 문제가 아닌 유동성과 신용시장 위축 등 전반적인 금융환경이 마비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예컨대 일반적인 금융불안 여건이라고 하면 안전자산인 국채금리는 하락해야하지만 오히려 상승세를 보였다. 당장 유동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예상해 극단적인 현금화 과정에서 국채금리가 상승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12일 기준 미국채 10년금리는 0.8%대까지 올랐고, 지난 13일 한국은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18.3bp 오른 1.570%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 전문가들은 향후에도 극도의 변동 장세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때문에 보유한 자산에 대한 매도에 신중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효석 SK증권 자산전략팀장은 "가격의 변동성이 커지면 물량이 없기 때문에 유동성이 부족해지는데 이런 경우 가격이 더 심하게 움직이는 왜곡현상이 발생한다"며 "평소에 알던 주식 가격과 너무 다르기 때문에 기준이 없는데 가격이 많이 흔들릴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변동성이 크다는 것은 원하는 가격에 매도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해야한다"고 덧붙였다.


V자 반등보다는 L자형 흐름 가능성 커, 취약한 산업 펀더멘탈도 우려


또한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수급이 다 깨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로 제기된다. 세계적인 버블 위기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코로나19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최악의 위기로 치달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수요와 공급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자산가치 부분에서 금융기관들의 훼손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금융시스템이 흔들리긴 했지만 사회시스템이나 기업 경쟁력이 붕괴지는 않았기 때문에 V자 반등이 가능했지만 지금 코로나19 사태는 금융정책만으로 근본적인 회복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된다고 해도 V자 반등보다는 L자 흐름으로 갈 수 있는 여지가 더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주원 흥국증권 대표이사는 "유동성이 풍부하기 때문에 급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전체적인 산업경쟁력은 한단계 낮아질 가능성이 클 것"이라며 "코로나 사태가 마무리된다고 해도 V자 반등보다는 L자 흐름으로 갈 수 있는 여지가 더 많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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