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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중 공연 등장' 코로나19가 불러온 기현상


입력 2020.03.04 08:23 수정 2020.03.04 08:24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위험경보 '심각' 격상 후 공연 취소 줄줄이

경기문화의전당 참신한 아이디어 '주민 관람권 보장'

경기도문화의전당 전경. ⓒ 경기도문화의전당 경기도문화의전당 전경. ⓒ 경기도문화의전당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대한민국 전체가 휘청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 운동이 활발하기 펼쳐지면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쪽은 스포츠와 문화예술계다.


최근 스포츠가 '무관중 경기'가 치르기로 한 것도 이 같은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한 결과다. 그나마 TV 중계권료, 메인 타이틀스폰서 비용, 광고 등을 통해 일정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에 가능한 조치이기도 하다.


하지만 영화계와 공연계는 관중 없이 존재할 수 없기에 고민이 깊다. 개봉 연기가 줄을 이었고, 공연 중단을 결정한 경우도 많다. 1·2월 영화 관객은 1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2월 공연 매출액(공연예술 통합전산망 기준)은 206억 4000여만 원으로, 1월 매출액 402억 7000여만 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이 같은 어려움 속에서 최근 '무관중 공연' 생중계라는 참신한 아이디어가 등장해 주목을 받고 있다. 경기문화의전당이 3월 12일부터 15일까지 공연될 예정이던 경기도립극단의 연극 '브라보 엄사장'을 12일 오후 4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콘서트 전문 중계팀을 투입할 예정이다. 경기문화의전당은 카메라 6대와 지미집 장비까지 동원해 유튜브 라이브 공연의 맛을 최대한 살릴 계획이다.


서울돈화문국악당도 '신화와 현실의 어딘가에, 대금'을 페이스북 라이브와 유튜브를 이용해 지난달 29일 라이브로 중계했다. 코로나19 위기 경보 수준이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되면서 9일까지 임시 휴관을 결정했지만, 공연을 전면 취소하는 대신 무관중 공연을 통한 온라인 생중계에 나선 것이다.


덕분에 시민들은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면서도 공연을 즐길 수 있게 돼 호응이 좋았다. 이에 따라 많은 공연 단체들이 '무관중 공연'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과감한 '무관중 공연' 생중계 결정은 아직 국공립 문화예술기관들에 한정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그 한계도 명확하다. 주로 세금과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기관들과 달리 대다수 공연 제작사들과 사립 공연장은 이를 추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유튜브 생중계를 위한 시스템을 갖추는 비용이 만만치 않은 데다, 생중계로 인한 수익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최근 뮤지컬 '마리 퀴리' '여명의 눈동자' 등이 네이버TV 등을 통해 생중계되긴 했지만, 이는 공연 홍보마케팅의 일환이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도 매년 올해의 신작을 선정해 네이버TV를 통해 소개하고 있지만, 일부 작품만이 받는 혜택일 뿐이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널리 퍼져 나가면서, 온라인에 형성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공연계의 움직임은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 2일 네이버TV에 생중계된 뮤지컬 '마리 퀴리'가 조회수 21만 뷰를 기록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온라인에선 공연예술을 온전히 즐길 수 없다는 점에서 반대의 목소리도 적지 않지만, 이는 일부 마니아층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공연예술의 대중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한 공연 관계자는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라면서도 "온라인 생중계 등을 통한 공연 홍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또 어떤 새로운 패러다임이 자리 잡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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