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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황교안에 외치는 사람들, 왜?

  • [데일리안] 입력 2020.01.19 04:00
  • 수정 2020.01.21 15:41
  • 정도원 기자

통합 꼭 필요한데 '공무도하가' 부르며 말리는 이유는

유승민이 혁통위 흔들자 한국당내 반발 목소리 높아가

새보수와의 통합, 우려를 제기하는 '4대 이유'는 무엇?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7일 오후 국회 대표실을 방문한 새로운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왼쪽은 새보수당 정운천 공동대표.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7일 오후 국회 대표실을 방문한 새로운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왼쪽은 새보수당 정운천 공동대표.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중도보수대통합 논의 속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향해 '님아, 그 (탄핵의) 강을 건너지 마오'라며 공무도하가(公無渡河歌)를 부르는 사람들이 있다.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의원이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장의 사퇴를 압박하고 양당 협의체를 요구하는 등 연일 혁통위를 흔들자, 그 반작용으로 '그 강을 건너지 마오'라는 노랫소리는 나날이 높아가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18일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중도보수대통합을 통해 총선에서 문재인정권을 반드시 심판하라, 지역구마다 반문(반문재인) 후보가 한 명만 나오도록 하라'는 국민의 요구가 워낙 높다"며 "그러다보니 '통크지 못한' 모습에 대한 피로감도 제기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박형준 혁통위원장에게는 휴대전화가 마비될 정도로 국민의 격려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그 강을 건너지 마오'라는 외침을 한국당 친박(친박근혜)계 일각의 반발이라고만 치부하기는 어렵다. 정치권 관계자는 "'탄핵에 가담해서 안 된다, 배신자라서 안 된다'라는 말은 평가할 가치조차도 없는 저열한 이야기"라면서도 "유승민 측의 이런저런 요구에 대한 국민적 피로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반대 목소리의 이유는 차분히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승민 의원이 "탄핵의 강을 건너야 한다"는 '원칙'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황교안 대표를 향해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외치는 이유는 크게 봐서 △이미 건너서 △업어서 건네주는 모양새라 △건너다 싸움이 날까봐 △건너기 좋은 여울목이 따로 있어서 등으로 정리된다.



탄핵의 강 "이미 건너서"…새삼 또 건너라고?
김재원 "탄핵의 강 위에 고속도로 놓여서 100㎞
지나왔다…'빨리 건너오시라' 말씀드릴 수밖에"


한국당 일각에서는 "탄핵의 강을 건너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 "이미 건넜다"라는 퉁명스런 반응이 나온다. 실제로 한국당에는 우리공화당과는 달리 유 의원이 이 문제를 제기하기 전까지만 해도 탄핵 문제에 새삼 천착하는 사람은 없었다. 이미 탄핵의 강을 건넜는데, 새삼스레 뭘 또 건너느냐는 반응이다.


김재원 한국당 정책위의장은 "이미 우리 당에서는 탄핵은 역사적 사실로, 그 문제를 총선에 거론해서 책임 소재를 묻는 것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무익한 일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비유를 하자면 '탄핵의 강' 위에 고속도로가 놓여서 이미 우리는 100㎞나 지나와있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아울러 "아직도 그 강에 빠져서 '같이 강을 건너자'고 이야기하는 분이 있다면, 우리는 '빨리 건너오시라'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통합 과정에서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것 자체가 무익한 일"이라고 일축했다.


이미 3년여가 경과한 과거의 일이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할 총선을 앞두고 마치 통합의 핵심 화두인양 부상하는 게 국민 보기에 좋지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 보수통합 과정에서 '탄핵'이 화두가 되는 모습이 마치 보수 세력이 지나간 과거의 역사적 사실에만 집착하는 퇴행적 모습으로 비쳐진다는 것이다.


조국 전 법무장관 퇴진을 위한 서울대 촛불집회를 주도했던 김근태 서울대 재료공학부 대학원생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보수통합을 얘기할 때 '탄핵을 둘러싼 잘잘못'을 왜 지금 얘기하고 있느냐"며 "앞으로 이 나라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 미래 비전에 대해 얘기해야 하는데, 지나간 인물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가 보수통합의 주된 화두라는 게 한심하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탄핵 재판을 지금 바로잡겠다거나 원상회복해야 한다는 주장이 납득되지 않는다"며 "우리나라는 이보다 훨씬 더 급박한 과제들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108석 한국당이 8석 새보수당 업어서 건너야?
서청원 "고작 8명이 108석 제1야당에 '함께 새
집 짓자'…? 가당키나 한 말이냐" 공개적 반발


"탄핵의 강을 건너야 한다"는 유승민 새보수당 의원의 주장을 현실정치라는 측면에서 냉정하게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다. 동등하게 힘을 합쳐서 강을 건넌다기보다는, 결국 한국당이 새보수당을 업어모셔서 강을 건네주는 모양새가 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108석 한국당과 8석 새보수당이 '탄핵의 강'을 건넌 뒤 총선을 치르게 되는데, 힘을 합치는 과정에서 결국 대부분의 힘이 누구의 힘이냐는 주장이다.


서청원 무소속 의원은 최근 한 출판기념회 축사에서 새보수당을 가리켜 "당을 뛰쳐나가서 온갖 행패를 저지르다가 대선·지방선거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고 참패했던 사람들"이라며 "고작 몇 명이 이제 와서 108석을 가진 제1야당에게 '함께 새 집을 짓자'는 것이 가당키나 하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당 중진의원도 이날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남한강과 북한강 정도 되는 강들이 만나야 한강으로 통합되는 것이지, 한강에 청계천 흘러드는 게 통합이냐"라며 "혁신통합추진위원회를 통해 여러 갈래의 물길을 합쳐 큰 강을 형성하자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지만, 8석 새보수당이 108석 한국당과 양당 협의체를 만들자며 '중대결단'을 운운하는 주장은 납득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탄핵의 강 건너려 같은 배 탔다가 싸움 날까봐?
잦아든 한국당 계파갈등 '유승민계' 도질까 우려
한선교 "물리적 통합 넘는 화학적 결합 불가능"


'탄핵의 강'을 건너기 위해 함께 같은 배에 올라탔다가, 배 안에서 싸움이 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치는 유연성이 있어야 풀어갈 수 있는데, 중도보수대통합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보이는 유승민 의원의 경직된 태도가 통합 이후인들 달라지겠느냐는 우려다.


한선교 한국당 의원은 최근 개인 명의 논평에서 "새보수당 유승민 의원과 한국당과의 통합 불가에 동의한다"며 "애초부터 두 집단의 물리적 통합을 뛰어넘는 화학적 결합은 불가한 일이었다"고 토로했다.


나아가 "유승민 의원이나 이준석 위원장의 말대로 한국당에 새보수당 몇 석 얹는 것 이외의 의미는 쉽지 않은 일"이라며 "통합의 과정에는 타협도 있어야 하고, 설득·이해·양보 등의 과정이 필요할텐데 '내가 주장한 3원칙이 아니면 안 된다'고 하면 새보수당은 독자적 행보에 나서는 게 맞다"고 꼬집었다.


한국당의 또다른 중진의원도 "한국당의 친박·비박 고질적인 계파 갈등이 이제 간신히 없어지려 하고 있다"며, 기존의 계파와 무관한 구도 속에서 전개된 지난 원내대표 경선을 예로 들었다. 20대 국회 내내 △나경원 대 정진석 △나경원 대 정우택 △김성태 대 홍문종 △김학용 대 나경원 등 계파 구도 속에서 경선이 치러졌는데, 지난 심재철 원내대표가 선출된 경선은 비로소 고질적인 친박·비박 대결에서 벗어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유승민 새보수당 의원이 자꾸 무리한 주장을 내세우면서 자기 세력을 끌고들어오면 유 의원을 중심으로 계파가 형성되면서 다시 계파 갈등이 도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며 "차라리 강을 건너지 말고 뭍에 있으면 싸움이 나도 다 죽을 일은 없을텐데, 강을 건넌답시고 같은 배에 올라탔다가 배 안에서 싸움이 나면 다 죽는 것"이라고 경계했다.



탄핵의 강 건너기 좋은 '여울목'은 따로 있어서?
劉보다 안철수…'도로 새누리'부터도 자유로워
"중도 안철수 잡으면 '낀 세력'은 절로 끌려온다"


'탄핵의 강'을 건너기는 건너야 하는데 '유승민 여울목'은 강을 건너기에 좋은 포인트가 아니라는 주장도 나온다. 거기로도 건널 수 있기는 한데 까다롭고, 차라리 19일 오후 귀국할 '안철수 여울목'이 더 좋다는 주장이다.


한국당 3선 의원은 통화에서 "탄핵의 강을 건너면서 당명도 바꾸고 면모를 일신할 필요는 있다. 새로운 얼굴과 간판으로 비호감도를 씻어내고 총선을 치러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한다"면서도 "강을 건너는 포인트는 유승민 (새보수당 의원)이 아니라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대표)라도 좋지 않겠느냐"라고 되물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유승민 의원보다 중도에 더 가깝고, 기존 보수정당의 구성원이 아니기 때문에 통합이 '도로 새누리당'이라는 비판으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다. 안철수계 의원들도 이태규 의원 정도만 한나라당에 몸담았을 뿐, 김수민·김삼화·신용현·이동섭 의원은 △86년생 성공한 젊은 벤처기업인 △가사 문제에 정통한 여성 법조인 △여성 최초 표준과학연구원장을 맡은 물리학자 △호남 출신 정통 무도인 등 기존 보수정당의 시각에서는 참신한 인물들이다.


한국당 핵심관계자는 "안철수계 의원들도 지금 정치권 밖에 있다면 모두 우리 당의 인재영입 대상일 정도로, 함께 끌고들어온다고 하더라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훌륭한 분들"이라며 "안철수 전 대표를 잡아서 사이에 낀 인물들을 건너뛰고 단숨에 중도와 보수를 대통합해 기선 제압을 하는 게 좋다. 그러면 다른 세력들은 '대통합에 함께 하겠다'며 분분히 날아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다른 한국당 관계자도 "새보수당보다 좀 더 중도에 가까운 안철수 전 대표가 한국당과 통합하면 정치공학적으로 사이에 낀 새보수당은 끌려들어올 수밖에 없다"며 "설령 새보수당은 그 때는 독자 노선을 걷는다고 해도 큰 변수가 되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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