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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알리바바 1분 1조6천억 찍을 때 초라하기만 한 '코리아세일페스타'


입력 2019.11.12 06:15 수정 2019.11.12 07:10        김유연 기자

참여업체·기간 늘렸지만 소비자 반응 '냉랭'

유통업체 판매 대행·홍보 부족·저조한 할인율

참여업체·기간 늘렸지만 소비자 반응 '냉랭'
유통업체 판매 대행·홍보 부족·저조한 할인율


지난 11일 오후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열리고 있는 서울 명동 거리 일대의 모습. ⓒ데일리안 지난 11일 오후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열리고 있는 서울 명동 거리 일대의 모습. ⓒ데일리안

1분 36초 만에 거래액만 100억 위안(약 1조6566억원). 17분6초가 지난 후에는 571억위안(약 9조4600억원)을 돌파. 하루 2684억위안(약 44조6200억원).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세계 최대 규모 쇼핑 이벤트인 광군제(독신자의 날)가 시작된 11일 기록한 성적표다. 매출 1000억위안(약 16조5660억위안) 기록은 1시간3분59초에 깨졌다.

국내에서도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코리세일페스타가 한창이다. 올해는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와 중국 '광군제' 등의 시기와 맞추기 위해 기간까지 늘렸으나 소비자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

코리아세일페스타는 국내외 650여개 유통, 제조, 서비스업체가 함께하는 국내 최대 쇼핑축제다. 지난 1일부터 시작해 오는 22일까지 전국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그간 정부 주도로 진행되던 것과 달리 올해부터는 민간 업계가 행사를 이끌어 나가며, 기간도 기존 10일에서 3주로 늘렸다.

코리아세일페스타가 개막한 지 10일가량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명동 거리 일대는 평소와 다를 바 없었다. 거리는 한산했고 코리아세일페스타 분위기를 체감하기 어려웠다. 몇몇 매장에만 행사를 알리는 플랜카드나 홍보물을 배치한 정도에 불과했다.

외국인 관광객 역시 으레 있는 연말 할인 정도로 여기고, 코리아세일페스타 행사 자체를 인지하고 있는 사람은 드물었다.

화장품 로드숍 판매 사원 A씨는 "작년, 재작년에도 그랬던 것처럼 행사로 인해 관광객이나 매출 증대 효과는 없다"면서 "행사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의 모습.ⓒ데일리안 지난 11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의 모습.ⓒ데일리안

명동 인근에 위치한 백화점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코리아세일페스타 기간임을 알 수 있는 홍보물도 부족했고, 백화점을 찾은 고객들마저도 코리아세일페스타 행사에 관심이 없어 보였다.

'코리아세일페스타' 통합 명칭 대신 업체별로 개별 할인 이벤트를 앞세우고 있는 점도 소비자들의 호응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롯데그룹은 '롯데 블랙 페스타', 신세계그룹은 '대한민국 쓱데이' 등 각기 다른 세일 이름을 내세워 홍보하고 있다. 오히려 한 달여 남은 크리스마스 마케팅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많은 고객들이 기존 행사와의 차별점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주부 B씨는 "백화점 정기 세일과 중복되는 행사가 많아서 코리아세일행사에 대한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면서 "세일 대상 품목도 한정적인 데다 할인폭도 해외만큼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자발적인 외국 행사에 비해 정부 주도로 하는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참여도 면에서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코리아세일페스타는 정부 주도로 추진하다 보니 기업의 참여도가 자발적인 외국행사에 비해 낮을 수 밖에 없고, 여기에 국내 유통의 구조적인 문제도 더해져 소비자들이 큰 할인폭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제조사가 직접 재고를 처리하는 행사가 메인인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나 중국 광군제와 달리 국내 행사는 유통업체가 제조업체의 상품을 대신해 판매하는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다.

게다가 공정거래위원회가 유통업 분야 특약매입 거래에 대한 부당성 심사지침 개정안 적용을 언급해 백화점업계는 '통근 할인 행사'를 내놓지 못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유통업자가 판매촉진행사에 드는 비용의 50% 이상을 분담토록 한 '특약매입 지침'을 두고 공정거래위원회와 신경전을 벌여오면서 참여 시기를 놓쳤다"면서 "공정위기 시행 시기를 내년으로 늦췄지만 업계는 할인보다 경품 및 이벤트로 코세페 구색만 갖추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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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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