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기자의 눈] '잘 싸우는' 민주당의 착실한 총선 준비


입력 2019.11.11 03:00 수정 2019.11.11 10:13        이슬기 기자

이해찬, 조국 사태 후유증으로 ‘책임론’ 일자 곧바로 소통 행보

총선 모드로 직행한 與…’소신파’ 금태섭 포함해 호평

총선 승리 위해 소속 의원들도 놀라운 인내심 보여

이해찬, 조국 사태 후유증으로 ‘책임론’ 일자 곧바로 소통 행보
총선 모드로 직행한 與…’소신파’ 금태섭 포함해 호평
총선 승리 위해 소속 의원들도 놀라운 인내심 보여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총선기획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총선기획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두 달 반 동안 정치권을 휩쓴 '조국 사태'로 더불어민주당은 분명 위기에 놓였었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고, 민주당 지지율도 곤두박질쳤다. 계속되는 검찰 조사의 압박에 조국 법무부장관은 사퇴했지만, 이후 당내 일각에선 이해찬 당대표 책임론까지 나왔다.

그런데 불과 몇 주 만에 분위기는 반전됐다. 민주당의 ‘스타 초선’으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불출마 선언을 하는 등 당내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이해찬 대표는 러시아 방문에서 귀국하자마자 소통 행보를 걸었다. 우선 표창원, 이철희 두 의원을 만나 이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었다. 불출마 선언으로 당내 쇄신의 씨앗을 쏘아올린 두 의원은 이 대표와 만난 뒤 ‘이해찬 책임론’에 대해서는 선을 긋는 등 비판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표는 이어 당초 이달 4일로 예정됐단 기자간담회를 5일 앞당겨 열고, 형식적으로나마 조국 사태에 대해 “국민께 송구하다”고 말했다. 변명과 핑계가 가득해 제대로 된 사과가 아니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총선 모드로 전환하는 데 효과가 있었다.

서둘러 출범한 총선기획단은 호평을 받았다. 15명으로 구성된 기획단에 여성과 총년을 5명과 4명 배치해 다양성을 강조했다. 특히 조국 정국에서 쓴소리 소신 발언으로 일관했던 금태섭 의원을 기획단에 포함시켜, 조국 사태가 남긴 부정적 이미지를 희석하는 묘수까지 뒀다. 다양한 구성의 선거기획단은 자유한국당과 대조되면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소위 진보정권이 9년 만에 집권한 뒤 ‘야당 같은 여당, 여당 같은 야당’이라는 말이 참 명제처럼 인식돼 왔다. 진지한 정국 운영보다 투쟁에 익숙한 여당과 한 번도 제대로 싸워보지 않은 야성(野性) 없는 야당의 모습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여당이 야당이 된 지, 야당은 여당이 된 지 이제 2년 반이 넘어가고 있지만, 이 같은 행태는 총선을 앞두고서도 또다시 반복되고 있다. 제 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이대로 가다간 나라가 망한다”면서도 통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민주당은 총선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다.

이슬기 정치사회부 기자 ⓒ데일리안 이슬기 정치사회부 기자 ⓒ데일리안

이해찬 대표는 당내 잡음을 일시에 소거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조국 사태로 인한 지역구 민심의 이반에도 인내심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최근엔 여권 내 친문과 비문 인사들의 화합 움직임까지 본격화하고 있다. 가까이서 지켜볼수록 “참 잘 싸운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절박한 야당 같은’ 민주당의 모습이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슬기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