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가에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아낼 장사는 없다.
특히 자기통제능력이 뛰어난 아나운서조차 생방송 때 우발적인 웃음을 참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지난 5월 12일 MBC 보도국 기자 출신 장미일 앵커의 방송사고가 한 예다.
2003년 MBC에 입사한 장미일 앵커는 생방송 뉴스투데이 진행도중 웃음을 터뜨렸다. 짝꿍 김병헌 남자 앵커가 뉴스전달과정에서 “박근혜, 이명박 두 주..주. 주자”라고 발음이 뒤엉킨 게 화근(?)이었다.
장미일 앵커는 웃음 바이러스에 전염된 듯 실소를 쏟아냈다. 필사적으로 참기 위해 안면 근육을 씰룩였지만 통제가 불가능했다
실소는 원초적인 부분이기에 웃음을 터뜨린 당사자에게 무조건 책임추궁해선 곤란하다. 시청자도 생방송 도중 터진 장미일 앵커의 웃음에 대해 애교로 봐주자고 입을 모았다. 실수 안하는 인간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한 것.
그러나 지난 27일 발생한 ‘MBC 생방송 화제집중 방송사고’는 경우가 조금 다르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날 김정근, 최현정 아나운서는 경주에서 열리는 세계문화엑스포 현장 연결 직후 웃음이 터진 것.
경주 세계문화엑스포 현장 전환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스튜디오로 화면이 바뀐 게 논란의 불씨였을까. 김정근, 최현정 아나운서는 화면에 나오는 사실도 모른 채, 웃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잠시 후, 김정근 아나운서가 눈치 채고 최현정 아나운서에게 사인을 준 뒤 본연의 자세로 돌아왔다.
문제는 MBC 생방송 화제집중 제작진의 공식사과가 바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점이다. 화제집중 팀은 하루가 지난 28일, 김정근 최현정 아나운서를 통해서 "지난 27일 방송에서 매끄럽지 못했던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앞으로 더 좋은 방송을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시청자들에게 사과의 말을 올렸다.
네티즌은 현장연결 과정상의 오류는 기술적인 결함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도 화제집중 스태프들은 아나운서들과 함께 바로 즉석에서 사과멘트, 사과자막을 올렸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일각에서는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실수’도 있다면서 공식사과 발표가 하루 늦은 사실은 경황이 없었을 것이라며 감쌌다. 너무 몰아세우지 말자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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