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지 영남서 김부겸에 쏠리는 시선…'목소리' 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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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험지 영남서 김부겸에 쏠리는 시선…'목소리' 낼까
    '조국 사태' 文정권 고집에 무너지는 영남권
    민심 이반 극심…TK 국정지지율 20%대 폭락
    김부겸도 못피해가…김병준과 가상대결 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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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10-17 12:17
    정도원 기자(united97@dailian.co.kr)
    '조국 사태' 文정권 고집에 무너지는 영남권
    민심 이반 극심…TK 국정지지율 20%대 폭락
    김부겸도 못피해가…김병준과 가상대결 패배


    ▲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올해 2월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조국 전 법무장관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 의원을 위시한 험지 TK 민주당 의원들은 이번 '조국 사태' 와중의 민심 이반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조국 사태'로 험지의 여권 인사들이 회복하기 어려운 내상을 입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영남권 최다선이자 잠재적 대권주자인 김부겸 의원의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재인정권이 '조국 사태'를 무리하게 끌고가며 민주당의 험지인 영남권의 민심이 정권에 완전히 등을 돌렸다는 평이다.

    실제로 데일리안이 알앤써치에 의뢰해 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김부겸 의원의 본거지인 대구·경북에서는 문 대통령 지지율 30%선이 붕괴돼 28.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평가는 70%선을 넘어 71.2%에 달했다.

    이러한 민심의 파도는 김 의원에게 직접 덮쳐오고 있다. 영남일보·대구CBS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5~6일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5선에 도전하는 김 의원의 교체 여론이 과반이 넘는 57.7%에 달했다. 재선되는 게 좋다는 응답은 31.3%에 그쳤다.

    심지어 김 의원은 자유한국당 후보로 누가 나오더라도 오차범위 밖에서 패배하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줬다. 김병준 한국당 전 비상대책위원장과의 가상대결에서는 김 전 위원장이 52.1%를 얻은 반면 김 의원은 33.2%에 그쳤다.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런 결과는 흡사 상전벽해(桑田碧海)와 같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지난 2016년 대구 수성갑에서 무려 62.3%를 득표하며, 37.7%에 그친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더블스코어에 가깝게 압살했다. 그 높던 지지와 기대가 한 차례 임기만에 다 흩어진 셈이다.

    김 의원 스스로도 민심의 심각성을 체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지역의 한 교육계 유명 인사는 김 의원과의 통화에서 "당신 이러다 내년에 떨어진다"며 "나니까 솔직하게 얘기해주는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때 대구 수성갑 출마설이 불거졌던 야권의 대권주자는 빙그레 웃으며 "내가 한국당 후보로 나가면 김부겸 (의원)은 무조건 떨어진다. 김부겸과 모르던 사이도 아니고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고 있는데 내 손으로 그럴 수야 있겠느냐"고 손사래를 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까지 민심이 이반한 이유에 대해, 정치권 관계자들은 김 의원의 활동이 대구·경북의 민심에 부응하지 못한 점을 지적한다.

    대구 지역의 정가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김부겸 의원이 2016년 큰 지지를 얻었던 것은 보수·진보를 가리지 않고 고향에서 키워줄테니 민주당의 대권주자가 돼서 대통령이 되라는 '큰 정치'의 주문이 있었던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런데 김 의원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는 나가지도 못했다. 문 대통령이 당선된 뒤 행정안전부 장관을 맡았지만, 이 관계자는 "지역민들의 기대는 문재인 밑에서 장관이나 하라는 게 아니었다"고 일축했다.

    대구 지역의 한국당 의원은 "김부겸 의원이 행안부장관을 하면서 대구를 위해 한 일이 아무 것도 없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애초부터 지역민들이 김 의원에게 원했던 것은 문재인 밑에서의 장관이 아니었다. 그러니 뭘했다고 내세워도 전혀 먹혀들지가 않는 것"이라고 혀를 찼다.

    2016년 압승, 민주당서 대선후보 돼라는 뜻
    文대통령 밑에서 장관, 全大 못 나가자 실망
    '조국 사태' 와중에도 목소리 못 내자 폭발


    ▲ 데일리안이 알앤써치에 의뢰해 정례적으로 조사하는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대권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어 우려된다. ⓒ데일리안

    지난해 민주당 8·25 전당대회는 김 의원에게 또 한 차례의 기회였다. 집권여당의 당대표가 돼서 당청 관계를 정상화하면서, 차기 대권주자로서 청와대에 대해서도 할 말은 하는 모습을 지역민들은 기대했다.

    김 의원 본인도 당권 도전에 상당한 의욕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당대회에 출마하려면 장관직을 사퇴해야 하는데, 문 대통령이 이를 허락하지 않으면서 당권 도전은 불발됐다. 지역에서는 이러한 무기력한 모습에 다시 한 번 실망했다는 평이다.

    지역 정가의 관계자는 "이러한 실망감이 쌓이고 쌓이다가 '조국 사태'를 계기로 폭발한 것"이라며 "적어도 김부겸이라면 할 말은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라고 전했다.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위상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점도 우려할만한 수준이다.

    데일리안이 알앤써치에 의뢰해 정례적으로 실시하는 차기 대권주자 조사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 직후 실시된 6월 18~19일 조사에서 7.7%의 지지율을 찍었으나, 이후 1년여 동안 지속적인 하락을 거듭하며 마침내 올해 7월 29~30일 조사에서는 1.0%까지 낮아졌다. 차기 대권주자라 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여권 관계자는 "비례대표 이철희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도 김부겸 의원에게 시사하는 지점이 있다"고 귀띔했다. 이철희 의원은 경북 포항 출신으로, 민주당 TK특위에서 활동했다. 재선에 도전한다면 김현권 의원처럼 TK에서 출마 지역구를 찾는 게 용이한데, TK 민심이 돌아서면서 이게 어려워졌다는 지적이다.

    대구 지역의 또다른 한국당 의원은 "이 지역의 민주당 의원 한 명은 자기 지역구의 전통시장도 제대로 다니지 못할 지경"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기류는 김 의원 자신의 발밑 기반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라는 점에서 심각성을 느낄 필요가 있다. 김 의원이 설령 특유의 능력으로 5선 고지에 오르더라도, 주변의 민주당 TK 의원들이 다 떨어지고나면 누구와 더불어 대권을 기약하느냐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김 의원이 굳이 군포를 버리고 고향 대구로 온 것은 선수(選數) 하나둘 늘리자고 온 게 아니다"라며 "대권 도전이 목표인데 세(勢)가 다 흩어지면 정치생명을 연장하는 의미가 없게 된다"고 우려했다.

    TK특위 이철희 불출마 선언도 시사점 있어
    수평적 당청관계 이끄는 선명한 목소리 내야
    "문심 떠나 민심의 바다로 과감히 들어가야"


    ▲ 현 정권에 대한 영남권의 민심 이반 속에서 영남권 최다선이자 TK의 잠재적 대권주자인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목소리를 낼 것인가. 김 의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향후로도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다. 민주당은 한때 이해찬 대표 선출 직후 경북 구미에서 첫 현장최고위를 열 정도로 TK를 겨냥한 동진 정책에 의욕을 보였으나, 민심이 다 돌아서버리자 이제는 PK만이라도 지키자는 방향으로 회귀하고 있다.

    최근 행안위 국정감사 과정에서 민주당의 한 의원이 "대구는 수구 도시"라는 발언을 해 지역 민심의 분노가 비등했으나 민주당은 해당 의원에 대해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 조국 전 법무장관이 내년 총선에서 PK 지역에 출마하기로 결단하기라도 한다면, 동남권 신공항 등 정권 차원에서 PK에 '올인'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렇게 된다면 김 의원을 위시한 민주당 TK 세력은 그만큼 여건이 어려워지는 셈이다.

    지금이라도 김 의원이 청와대를 향해 목소리를 당당하게 내면서 수평적 당청 관계를 선도해가는 모습이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정치평론가는 "민주당 의원들이 '조국 사태'에 속앓이를 하면서도 지금은 공천 때문에 아무도 목소리를 못 낸다"면서도 "김부겸 의원은 공천을 걱정할 위치가 아니지 않느냐. 그러다보니 김 의원이 조용한 모습이 더욱 의아하다"고 고개를 갸웃했다.

    김 의원의 '침묵'을 자유한국당 전신 정당 출신들의 한계에서 찾는 설명도 나온다. 권력은 승계받는 게 아니라 쟁취해내는 것이기 때문에, 당내에서 현재권력에 적절히 각을 세우는 것도 중요한데, 한국당 출신들은 이를 도통 못한다는 설명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재명 경기지사를 보라. 필요할 때는 정권이 그토록 기세등등하던 때에도 문 대통령 아들까지 끌고들어가지 않느냐"며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민주당으로 넘어간 직후에는 여러 차례 당했는데, 민주당 생활 10년 하면서 당내 싸움에 강해져, 지금은 바른정당계 의원들의 '흔들기' 따위로는 끄떡도 안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부겸 의원은 민주당 생활을 손 대표보다 더 오래했는데, 옛날 사무총장 못했을 때 손편지 쓰듯 아직도 점잖게만 가려고 해서는 안 된다"며 "미래권력답게 문심(文을 떠나 민심(民心)의 바다로 들어가야 한다. 대구·경북 민심의 기대에 부합하는 목소리를 과감하게 내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데일리안 = 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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