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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 깡패’ 북한축구, 어떻게 8년 무패 이어왔나


입력 2019.10.16 14:03 수정 2019.10.16 21:51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2011년 10월 우즈베키스탄전 이후 무패

낯선 환경과 이질적인 응원 문화에 압박

북한은 지난 8년간 홈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 대한축구협회 북한은 지난 8년간 홈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 대한축구협회

몇 수 위 한국 축구도 북한 원정의 벽을 넘지 못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5일 북한 평양 김일성경기장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 북한과의 원정경기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승점 1씩 나눠가진 두 팀은 H조 1~2위 자리를 그대로 유지했다. 한국이 2승 1무(승점 7)로 1위를 달리는 가운데 승점 동률인 북한이 골득실에 뒤져 2위, 그리고 스리랑카를 3-0으로 꺾은 레바논(승점 6)이 바짝 추격하는 구도다.

FIFA 랭킹 37위의 한국은 113위의 북한을 상대로 손쉽게 승리를 얻는 듯 했다. 하지만 중계는 물론 취재진과 응원단까지 허락받지 못한데다 무관중 경기로 치러지는 어색한 상황에 발목 잡히고 말았다.

북한 원정이 까다로운 이유는 바로 ‘낯선 환경’ 때문이다.

일단 북한 축구는 공식 대회가 아니면 좀처럼 만날 수 없는 상대다. 2012년 3월부터 2015년 1월까지 아예 국제대회서 종적을 감춘 바 있으며, 이후 어쩌다 친선전이 잡히면 원정 경기만을 고집하는 실정이다.

즉, 북한이 홈에서 경기를 치르는 경우는 월드컵이나 아시안컵 예선과 같이 홈&어웨이가 불가피한 경우에 한해서만 이뤄진다. 이와 같은 외부 요인과 함께 막강한 조직력을 앞세운 북한은 안방 최강자로 거듭났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2011년 10월 우즈베키스탄과의 2014 브라질 월드컵 3차 예선 0-1 패배 이후 8년간 홈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고 있다. 같은 기간 성적은 6승 2무.

2011년 10월 우즈베키스탄전 이후 북한 홈 성적. ⓒ 데일리안 스포츠 2011년 10월 우즈베키스탄전 이후 북한 홈 성적. ⓒ 데일리안 스포츠

사실 원정팀 입장에서 북한 원정은 선수 생활을 하며 처음 맞이하는 낯선 환경일 수밖에 없다.

일단 사회 구조 자체가 폐쇄적이고 잘 알려지지 않다 보니 북한 입국 자체가 선수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꽉 들어찬 관중석에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북한 특유의 생소한 응원 문화는 선수들이 경기에 오롯이 집중할 수 없는 요인이기도 하다.

급기야 이번 한국과의 경기에서는 아예 관중석을 비우고 A매치를 치렀다. 무관중 경기에 적응 안 되는 쪽은 당연히 한국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외부 환경 요인에 발목 잡힌 팀들은 한국만이 아니다. 일본 역시 지난 2011년 11월 월드컵 예선서 0-1로 패했고 중동 국가들 역시 북한이 파놓은 늪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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