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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내홍에 反조국 투쟁도 '삐끗'


입력 2019.09.21 03:00 수정 2019.09.21 06:31        최현욱 기자

내홍 심해지며 계파별 '反조국 투쟁'에도 영향

비당권파, '퇴진 불가' 고수 중인 손 대표의 '조국 퇴진 요구' 비판

내홍 심해지며 계파별 '反조국 투쟁'에도 영향
비당권파, '퇴진 불가' 고수 중인 손 대표의 '조국 퇴진 요구' 비판


20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 도중 지상욱 의원이 들어와 손학규 대표에게 하태경 의원의 징계와 관련해 항의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20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 도중 지상욱 의원이 들어와 손학규 대표에게 하태경 의원의 징계와 관련해 항의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바른미래당의 내홍이 격화되고 있다. 보수야당으로서 정치적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기회인 ‘조국 정국’에서 바른미래당의 투쟁 노선에도 균열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손학규 대표 측과 비당권파 측은 지금까지 ‘반(反)조국’이라는 뜻에는 함께 하면서도 투쟁 방식 등에서는 뜻을 달리 했다. 특히 자유한국당과의 연대 논의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손 대표가 “다른 정당과의 연대는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반면 하태경 최고위원이 위원장으로 있는 부산시당은 한국당 부산시당과 ‘조국파면 부산시민연대’를 결성하는 등 확연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장외 투쟁에 있어서도 행동을 달리 했다. 손 대표는 추석 연휴 기간 동안 광화문 세종대왕상 앞에서 두 차례의 촛불 집회를 열고 20일 여의도에서 ‘조국 임명 철회 서명운동’을 시작한 반면, 비당권파는 청와대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정부를 향한 규탄 목소리를 내는 동시에 부산 서면에서 ‘조국파면 부산시민연대’가 주최하는 대규모 촛불집회를 열었다.

문제는 당내 갈등이 대외 투쟁전선에서 전투력을 떨어뜨린다는 점이다. 비당권파는 퇴진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는 손 대표가 조 장관에 대한 퇴진을 논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비판에 나섰다.

지상욱 의원은 지난 19일 원내정책회의에서 “손 대표 본인도 ‘추석 사퇴 약속’을 지키지 않는데 조 장관과 무엇이 다른가”라며 “그러면서 뻔뻔하게 조국 퇴진을 외치는 손 대표는 도대체 왜 이 당에 남아서 대표직에 연연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손 대표 측 당원들이 20일 최고위에 참석한 지 의원을 향해 “심각한 모욕을 느꼈다. 동원돼서 나간 것이 아니라 조국 사태에 분노해 자발적으로 나간 것이다”며 해명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

한 당권파 인사는 기자와 만나 “당내에서도 (대표를 향한) 조롱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일반 국민들이 보고 뭐라고 생각하겠나”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하태경, 징계 여파로 '부산 서면 촛불집회' 불참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데일리안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데일리안

비당권파가 추진했던 ‘부산 서면 촛불집회’에도 제동이 걸렸다. 하 최고위원을 비롯한 바른미래당 부산시당은 당초 20일 집회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하 최고위원이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당직 직무정지 6개월’의 징계를 받으면서 최종 불참하게 됐다.

하 최고위원은 “나에 대한 손 대표의 비열한 공격 때문에 집회 참가가 여의치 않게 됐다”며 “다음부터 함께하게 됐다. 당내 급한 불을 끄고 조속히 합류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부산집회에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참석을 결정한 것을 두고 하 최고위원이 정치적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비당권파의 탈당 여부를 비롯한 ‘야권 재편 시나리오’에 많은 이목이 쏠린 상황에서 한국당 주요 인사들과 공식 활동을 함께 하는 것이 다른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조준영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반(反)조국 연대는 ‘보수 대야합’을 위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명분 없는 생존전략에 불과하다”며 “한국당이 유승민 의원과 하 최고위원 등이 탈당할 때와 무엇이 달라졌기에 서로 연대를 할 수 있는가, 보수야합을 통해 살아남고자 하는 ‘협잡정치’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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