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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호 태풍 링링 '비상'…김정은, 허리띠 졸라매나


입력 2019.09.06 04:00 수정 2019.09.06 06:06        이배운 기자

풍수해 취약한 북한…인명·재산 피해및 식량사정 악화 불가피

경제발전 5개년 전략 차질…'자력갱생' 선전 주력할듯

풍수해 취약한 북한…인명·재산 피해및 식량사정 악화 불가피
경제발전 5개년 전략 차질…'자력갱생' 선전 주력할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경제현장을 시찰하고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경제현장을 시찰하고있다 ⓒ조선중앙통신

제13호 태풍 '링링'이 한반도 전역에 적지 않은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르는 가운데, 농업기반이 취약한 북한은 연거푸 작물 피해를 입고 풍수해까지 겹치면서 체제운영에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5일 기상청은 태풍 링링이 위력을 더해가며 북상해 많은 비와 강한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예보했다. 기상청은 "5일 오후부터 점차 빠르게 북진해 7일 저녁께 황해도와 경기북부서해안 사이로 상륙할 것"이라며 "기록적인 태풍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북한은 풍수해에 취약한 모습을 수차례 드러낸 바 있다. 국제적십자사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8월 태풍 '솔릭'이 불러온 폭우로 북한 강원도와 함경남도 지역에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해 막대한 인명·재산 피해를 입었다.

솔릭에 의한 피해가 가장 컸던 강원도 문천시는 홍수로 10명이 사망하고 60명이 실종됐다. 아울러 가옥 352채가 완전히 파괴되고 1만4580채가 침수되면서 5만60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지난 2016년 태풍 '라이언록'으로 두만강 유역에 대홍수가 발생해 133명이 사망하고 395명이 실종됐으며, 2010년에는 태풍 '곤파스'가 관통해 전국에서 수십 명이 사망하고 주택 8000여 세대가 파손되기도 했다.

미국 민간연구단체인 세계자원연구소는 지난달 발표한 '수자원 위험지도' 보고서에서 북한의 홍수 위험은 5점 만점에 4.05점으로 '극도로 높은 나라'로 분류했다. 이처럼 북한이 풍수해에 취약한 이유는 1970년대부터 추진된 '전국토 다락밭 정책'과 만성적인 에너지난에 따른 산림 황폐화, 당국의 취약한 방재시스템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경제현장을 시찰하고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경제현장을 시찰하고있다 ⓒ조선중앙통신

또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2018년 북한의 식량 수급 평가와 2019년 전망' 보고서에서 지난해 한반도를 뒤덮은 폭염이 북한의 농업생산에 큰 피해를 입혔고, 올해도 비슷한 상황이 펼쳐질 경우 식량 수급 상황은 더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지난 7월 유엔식량농업기구가 발표한 '2019 세계 식량안보 및 영양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인구의 절반가량은 지난 3년간 영양결핍에 시달렸으며 올해도 식량생산량 정체, 극심한 가뭄,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등 악재가 겹쳐 식량사정이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설상가상으로 이번 태풍은 추수를 앞둔 벼와 과수 등의 농작물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체제운영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김 위원장은 '정주년(5년·10년 단위로 꺾이는 해)'과 '당창건 75주년', '경제발전 5개년 전략 결산의 해'인 2020년에 맞춰 주민생활 개선 성과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통치 정당성을 공고화할 구상이었다.

그러나 지난 몇년간 경제성장률 및 식량생산은 뒷걸음질 쳤고, 이같은 상황에서 체제 선전·선동에만 열을 올리는 것은 역으로 체제에 대한 회의를 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같은 상황을 인식한듯 김 위원장과 당국은 자기의 힘으로 어려움을 극복한다는 '자력갱생' 구호선전에 주력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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