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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BMW 부품물류센터 "유라시아 철도 뚫리면 진가 발휘"


입력 2019.09.02 06:00 수정 2019.09.01 21:22        안성(경기)=조인영 기자

8만6000종 부품 보유…오전 발주하면 당일 도착 프로세스

규모 확장 위해 300억 추가 투자…"공급·안정성↑"

8만6000종 부품 보유…오전 발주하면 당일 도착 프로세스
규모 확장 위해 300억 추가 투자…"공급·안정성↑"


BMW그룹코리아 RDC 전경ⓒBMW그룹코리아 BMW그룹코리아 RDC 전경ⓒBMW그룹코리아

전세계 BMW그룹의 부품이 모이는 'BMW 안성 부품물류센터(RDC)'. 건물 면적만 5만7000㎡(약 1만7000평)로 수입차 브랜드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센터 안으로 들어서니 세로 길이만 6m에 달하는 거대한 랙(rack, 선반)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끝도 없이 늘어선 선반엔 세계 각지에서 조달한 BMW그룹의 부품이 A~Z 구역별로 차곡 차곡 정리된다. 직원들은 랙 사이를 오가며 부품을 나른다. 시끄럽고 복잡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모든 과정이 차분하면서도 조용하다.

안성 BMW RDC는 8만6000종의 부품을 보유한 최대의 물류센터로 지난 2017년 5월 문을 열었다. BMW는 1996년 인천, 2006년 경기 이천에 물류센터를 설립한 데 이어 10년 만에 1300억원을 투자해 축구장 8개 크기에 달하는 RDC를 안성에 신설했다.

부품은 수도권을 기준으로 오전에 발주하면 당일 오후 5시, 오후에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7시까지 각 딜러사에 도착한다. 올해 상반기 BMW그룹코리아의 부품 가용률은 95.1%로, 100중 95개는 즉시 조달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엄청난 양의 부품을 매일 전국 각지로 신속·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선 그만큼의 체계적인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BMW가 지난해 단기간 최대의 리콜을 실시할 수 있었던 배경도 이러한 프로세스 때문이다.

리콜 당시 BMW는 주중·주말을 가리지 않는 24시간 가동 체제로 4개월 만에 리콜 대상 차량 17만대 중 90%를 달성했다. 독일 본사와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해 한국 시장에 부품을 우선적으로 조달하고, 딜러 및 콜센터 등과도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했다.

RDC 내부ⓒ데일리안 RDC 내부ⓒ데일리안

특히 이곳 RDC에선 '스페셜 오퍼레이션 존(Special operation zone)'을 만들어 대기 없이 부품을 즉시 공급해 소요 시간을 크게 단축했다. 리콜을 수행하기 위해 가급적 많은 부품을 확보함과 동시에 적재적소에 공급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함으로써 BMW는 단기간 최대 리콜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BMW는 리콜을 통해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공급 프로세스를 더욱 확장하고 고도화하기로 했다. 이곳 안성 RDC엔 300억원을 투자해 규모를 늘린다. 이에 따라 RDC는 현재 5만7000㎡에서 8만8000㎡로 늘어나 더 많은 부품을 공급하게 된다.

소프트웨어 부문에선 자동 부품 시스템인 SRD(Supply&replenishment dealership)를 도입한다. 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해 적기에 부품을 자동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 올해 말까지 SRD를 통해 지점의 90% 이상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생산성 개선을 위해 전동 킥보드(personal mover), 휴대용 스캐너(handy scanner)를 활용할 계획이다.

RDC 담당 강기훈 이사는 "유라시아 철도 운송이 시작되면 기존 항공과 해상 운송 체제에서 철도 운송 루트가 추가돼 더 빠른 부품 공급 및 안정성이 배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친환경과 안전에 최우선 둔 'RDC'
안성 RDC는 메인창고, 위험물 창고(2개동), 팔레트 보관소, 웰컴하우스, 경비동 등 총 6개 건물로 구성돼있다. 인공습지 및 주차장으로 구성된 부대시설과 공원, 카페테리아, 산채로, 웰컴센터 등의 직원 편의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 구역에 부품을 처리할 수 있는 12개의 도크와 4개의 확장용 도크를 보유해 기존 대비 3배 이상 부품 처리능력을 개선했다.

RDC 내 리콜 스페셜 오퍼레이션 존ⓒ데일리안 RDC 내 리콜 스페셜 오퍼레이션 존ⓒ데일리안

만일의 사고에 대비한 데이터 보호를 위해 모든 시설 내 배선 및 전력기구 등에 이중 IT 시스템을 구축하고 RF 스캐너를 도입해 부품관리의 정확성도 높였다.

현장 직원들의 건강을 위한 인체공학적 공법도 대거 도입했다. 바닥은 표면마모저항도 AR1(영국 BS8204기준)을 충족해 수명이 30년 이상 보장되며 근무 직원들의 건강을 고려해 먼지 발생이 없는 '더스트프리(dustfree)' 소재를 사용해 쾌적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했다.

시설내 모든 조명은 모션센서를 적용해 자동으로 사람을 감지하고 자동 온오프 기능을 적용해 기존 에너지의 약 40%를 절약했다. 또 높은 천정과 바닥의 온도 차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이중난방 시스템을 통해 여름이나 겨울에도 최적의 상온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화재를 대비한 설비도 구축했다. 창고동은 온도에 민감한 ESFR 스프링 클러헤드 1만3000개를 설치해 화재 초기 대응 및 진압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 불연재인 미네랄 울(mineral wool) 판넬로 시공하고 방화셔터 및 방화스크린과 함께 물류센터 내 모든 소방제품을 UL 인증마크와 FM 인증품을 사용했다. 지하엔 900t의 소화수를 저장해 만일의 화재에 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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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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