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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방한…'지소미아 파기' 논란 진화하나


입력 2019.07.23 13:23 수정 2019.07.23 16:25        이배운 기자

24일 정의용·강경화·정경두 잇따라 회동

'지소미아 카드' 한미동맹 불신 키울듯…"일본이 한국 욕하는 빌미 돼"

24일 정의용·강경화·정경두 잇따라 회동
'지소미아 카드' 한미동맹 불신 키울듯…"일본이 한국 욕하는 빌미 돼"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CNN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CNN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이 취임 후 처음으로 23일 한국을 단독 방문한다.

한일갈등이 점입가경으로 치닫는 가운데, 우리 정부가 꺼내든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카드를 진화하는데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볼턴 보좌관은 오는 24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회동할 예정이다.

앞서 일본을 방문한 볼턴 보좌관은 고노 다로 외무상 등 일본 정부 고위 인사들을 잇따라 만나 강제징용문제와 수출규제를 둘러싼 한일갈등 문제 등을 논의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최근 일본이 한국을 수출심사 우대대상인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추가보복을 언급하자 '지소미아 파기 검토'라는 강경카드를 꺼내들어 맞서는 모양새다.

정의용 실장은 지난 18일 문재인 대통령과 5당 대표 회동에서 "지소미아에 대해 지금은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으나 상황에 따라 재검토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지난 21일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 여부를 지켜보면서 지소미아 연장 거부를 비롯한 모든 대응책을 검토하기 바란다"며 지소미아 파기 여론에 힘을 실어주는 상황이다.

또 국방부는 22일 "한일정보보호협정을 유지한다는 기본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면서도 "향후 한일 간의 상황 변화 등을 예의주시하며 신중히 검토해 나갈 예정이다"며 파기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같은 초강경 카드는 원칙적으로 한일갈등에 개입하지 않으려했던 미국의 반응을 이끌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왼쪽부터)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청와대, BBC (왼쪽부터)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청와대, BBC

다만 미국은 지소미아가 파기될 경우 한미일 안보 공조의 근간이 흔들리고, 이는 패권대결을 벌이고 있는 중국에 반사이익이 돌아갈 수 있다고 우려하는 입장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지소미아 파기 카드는 한미동맹에 대한 미국의 불신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비판을 제기한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최근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지소미아 파기 카드에 대해 "동맹 정신에 반하는 행동"이라고 비판하며, 한국 정부가 실제로 협정을 철회할 경우 미국마저 등을 돌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이어 "지소미아는 일본과의 양자 관계뿐 아니라 미국을 포함한 3자 협력에도 밀접히 연계돼 있다"며 "이를 해체하려는 행동은 한국에 치명적인 결과를 야기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미국이 원하는 바는 기본적으로 중국에 맞서 한미일간 안보협력을 강화하자는 것"이라며 "한일의 경제·외교·역사 문제에 대해서는 둘째 치더라도 한국이 안보협력을 먼저 걷어차는 모양새를 비추면 일본이 미국에 가서 한국 욕을 하는 빌미가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분명히 미국과 접촉 시 '한국 때문에 안보협력이 깨졌다'고 비판하는데 활용할 것이고 이는 결국 한미관계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리가 먼저 지소미아를 깨겠다고 하면서 일본에 약점을 내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내 군사분야 전문가는 "지소미아 파기 주장은 반일감정에 편승해 대중의 호응을 얻으려는 전형적인 표퓰리즘으로 보인다"며 "미중 패권대결 격화와 북핵 협상 부진으로 한반도 정세가 불안한 상황에서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발언이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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