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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쑨양 거부’ 호튼 아버지도 정의구현 주창 “중국과 무관”


입력 2019.07.23 08:56 수정 2019.07.23 08:57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광주세계수영선수권] 쑨양과 시상대 오르기 거부한 호튼

아버지, 호주 방송과 인터뷰에서 ‘도핑 시스템’ 정비 촉구

쑨양이 오른 시상대에 오르길 거부한 호튼(맨 왼쪽). ⓒ 게티이미지 쑨양이 오른 시상대에 오르길 거부한 호튼(맨 왼쪽). ⓒ 게티이미지

쑨양(28·중국)과 시상대에 오르는 것을 거부한 맥 호튼(23·호주)이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엄중경고’를 받았지만 아버지는 아들의 결정을 지지했다.

‘도핑 논란’에 휩싸인 쑨양은 지난 21일 광주 남부대 시립실내수영장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 남자 자유형 400m 결승 레이스에서 3분42초44로 금메달을 획득, 세계선수권대회 역사상 최초로 남자 자유형 400m 4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세계 수영계가 입을 모아 찬사를 쏟아내도 모자라지만, 오히려 파열음이 더 크게 발생하고 있다. 약물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쑨양이 일군 업적이기 때문이다.

박태환(30) 전성기의 라이벌로 꼽혔던 쑨양은 지난 2014년 금지 약물인 트리메타지딘 양성 반응을 보인 뒤 솜방망이 처벌로 위기를 모면했다. 지난해 9월에는 경기 외 도핑테스트를 거부했다. 심지어 혈액을 채취한 유리병을 망치로 깨버렸다.

중국 수영협회는 쑨양을 감쌌고, FINA는 쑨양에게 가벼운 경고 조치만 취했다. 이에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했고, CAS의 판결이 늦어지면서 쑨양은 광주 세계수영선수권에 참가할 수 있었다.

좌시할 수 없는 수영계 전설들과 각국 선수단은 쑨양을 강력 비난하고 있다. 최전선에서 ‘정의구현’을 외치고 있는 선수가 호튼이다. 2016 리우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 쑨양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호튼은 수년 동안 쑨양의 금지약물복용을 규탄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시상식에서 쑨양이 오른 포디움에 오르지도 않았고, 쑨양과의 메달 기념 촬영도 거부했다. 호주 수영국가대표팀과 상의하지 않고 호튼이 단독적으로 취한 행동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쑨양은 “나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중국을 무시하는 행동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FINA도 성명을 통해 “선수의 자유를 존중하지만, 모든 행동은 올바른 맥락에서 이뤄져야 한다. 주관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라면 대회 규정을 준수하고,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며 엄중경고 조치를 내렸다.

자유형 200m 금메달도 유력한 쑨양. ⓒ 게티이미지 자유형 200m 금메달도 유력한 쑨양. ⓒ 게티이미지

이와 달리 호튼에 대한 응원과 지지가 이어지는 가운데 호튼 아버지 역시 좌절할 수밖에 없는 아들의 선택에 박수를 보냈다.

호튼의 아버지는 22일 멜버른 라디오 방송 ‘3AW’와의 인터뷰에서 “(쑨양 말대로)중국을 무시한 것은 결코 아니다. 중국과 중국 국민들을 존중한다”며 “시스템의 확실한 정비를 통해 스포츠를 더욱 깨끗하게 바꿔나가야 한다는 항의 표시”라고 말했다.

중국 자체를 비난한 것이 아닌 쑨양의 약물 복용 행태와 그런 선수를 대하는 FINA 방식에 대한 항거로 해석해달라는 의미다.

논란 속에도 쑨양은 22일 열린 남자 자유형 200m에서도 예선과 준결승을 가뿐하게 통과해 23일 이번 대회 2관왕에 도전한다. 쑨양은 지난 대회 이 종목에서도 금메달을 차지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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