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31‧수원 삼성)이 10일 서울과의 2군 경기에서 관중 야유에 격분해 관중석으로 뛰어 올랐다 퇴장 당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팬들은 ‘서포터스 야유에 관중석으로 뛰어든 것은 경솔했다’는 지적과 함께 ‘도를 넘는 지나친 모욕감을 던진 서포터스의 자세도 문제’라는 등 ‘안정환 퇴장’ 사태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일단 프로축구연맹은 이번 사태에 대해 경기 보고서와 양 팀 관계자들의 증언을 통해, 그에 따른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관중석에 뛰어든 것은 K리그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문제 해결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K리그에서는 지난 2003년 울산 소속이던 이천수(현 폐예노르트)가 수원 서포터들과의 마찰,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들어 벌금 300만원의 징계를 받은 바 있다. 2005년에는 김동현(성남, 전 수원)이 전북 관중들을 향한 적절치 못한 제스처로 4경기 출전정지와 벌금 400만원의 징계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이처럼 선수가 직접 관중석으로 들어가 서포터스와 마찰을 빚었던 사례는 없었다.
축구의 본고장 영국에서는 이 같은 장면을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에릭 칸토나(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쿵푸킥’ 사건이다.
맨유의 레전드인 칸토나는 1995년, 거친 파울로 퇴장당해 걸어 나가던 도중 자신을 모욕한 관중을 향해 거침없이(?) 쿵푸킥을 날렸다. 이 사건으로 인해 칸토나는 사회봉사와 8개월간의 리그 출장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지만, 이는 칸토나의 뛰어난 카리스마와 함께 그를 더욱 더 큰 스타로 만든 계기가 됐다.
팀동료와의 주먹다짐이라는 희대의 해프닝으로 유명한 리 보이어(웨스트햄)도 리즈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던 지난 2000년, 당시 팀 동료였던 조나단 우드게이트(미들즈브러)와 함께 동양계 학생을 폭행해 사회봉사를 선고받기도 했다.
또 한 명의 ‘악동’ 조이 바튼(뉴캐슬) 역시, 맨체스터 시티 시절 살인 혐의로 복역 중인 동생을 모욕한 팬들을 향해 바지를 벗고 엉덩이를 보이는 맞대응(?)으로 징계를 받은 바 있다.
한국팬들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또 한 명의 선수가 있다. 지난 1994년 미국월드컵 당시 독일대표팀의 슈테판 에펜베르그는 한국과의 경기서 후반 교체되던 중 엄청난 야유를 쏟아내던 관중석을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올린 바 있다. 물론 에펜베르그는 다음날 독일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처럼 선수와 관중간의 마찰은 축구사에서 하나의 양념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선수든 서포터스든 도를 넘는 행위에 대해서는 반드시 그에 따른 징계가 있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안정환 사태가 한국축구사에 색다른 양념이 되기 위해서는 축구연맹의 확실한 조사와 명확한 판결이 나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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