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태는 25일 잠실 구장에서 열린 ‘2019 KBO리그’ SK와의 원정경기서 8회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처리했다.
한선태는 지난해 열린 2019년 신인 드래프트서 2차 10라운드(전체 95번)에 지명된 투수다. 25일 1군에 첫 등록이 됐고 곧바로 마운드에 올랐다. 여기까지만 보면 특별할 것 없는 신인의 1군 데뷔전이다.
하지만 한선태는 KBO리그의 새로운 역사를 쓴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고교 시절까지 정식으로 야구를 배운 적 없는, 이른바 ‘비 선수 출신’이기 때문이다.
중학교 시절 2009년 WBC를 보고 야구의 매력에 빠진 한선태는 고교 진학 후 야구부 입부를 타진했으나 돌아온 대답은 “기술이 부족하고 훈련을 따라오기 쉽지 않다”였다.
한선태는 포기하지 않았다. 고교 시절 사회인 야구로 기량을 가다듬은 한선태는 세종대 진학 후 야구부에 들어갔으나 실전 경기 출전이 쉽지 않았고 군 제대 후 2017년 독립 야구 파주 챌린저스에 입단하면서 기량이 급성장한다.
기존 언더핸드였던 투구폼을 사이드암으로 바꾸자 구속이 140km대로 올랐고, 2018년 일본 독립리그 도치기 골든 브레이브스에 입단하며 다시 한 번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일본프로야구서 중간 계투로 뛰었던 김무영으로부터 집중 조련을 받은 뒤에는 투구폼 등을 교정했고 KBO리그 드래프트에 도전장을 던진다.
마침 KBO 규약 역시 비 선수 출신들의 드래프트 참가를 허용할 수 있도록 개정됐고 한선태는 10라운드 지명 및 계약금 3000만 원에 LG 유니폼을 입게 됐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한선태의 1군 데뷔전 상대였던 SK 역시 지명 계획이 있었다는 점이다. SK는 10라운드(96번)에 한선태를 지명할 계획이었으나 전체 95번의 LG가 한 발 앞서 데려갔다.
데뷔 무대는 쉽지 않았다. 8회 마운드에 오른 한선태는 첫 타자 이재원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한 뒤 머쓱한 웃음을 지었다. 이어 안상현을 2루수 앞 병살타로 유도하며 감격적인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이후 김성현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준 한선태는 고종욱을 1루수 앞 땅볼로 처리하며 8회를 마쳤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방송사 해설위원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SPOTV 김경기 해설 위원은 한선태가 마운드에서 내려간 뒤 “중계를 하면서 해서는 안 될 일이 편파중계라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마음이 흔들린다”고 말했다. 그만큼 10개 구단 팬들이 모처럼 한 마음으로 응원한 역사적이며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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