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노무현이 그립다"는 이 때…김병준이 돌아온다


입력 2019.06.04 01:00 수정 2019.06.04 05:46        정도원 기자

4일 새벽, 인천국제공항 통해 미국으로부터 귀국

한국당 재건 초석 놓은 장본인, 귀국 당일 TK행

부국·강국에 포용·공정 더하는 역할 맡을까

4일 새벽, 인천국제공항 통해 미국으로부터 귀국
한국당 재건 초석 놓은 장본인, 귀국 당일 TK행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병준 자유한국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저서 집필을 마치고 4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노무현정권 청와대 정책실장 출신임에도 7개월간 위기의 자유한국당 '구원투수'로 활약했던 김 전 위원장은 체력 회복과 저서 집필 등의 목적으로 지난 세 달여 미국에 체류해 왔다. "노무현정권이 그립다"는 목소리가 보수진영 일각에서도 나오는 가운데에서의 귀국이라 그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한국당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궤멸'당하고 정당 지지율도 10%대 초반으로 주저앉았다. 데일리안이 알앤써치에 의뢰해 지방선거 직후인 지난해 6월 18~19일 조사한 한국당의 지지율은 14.3%였다.

김병준 전 위원장은 그러한 한국당의 재건을 위한 초석을 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제헌절에 비대위원장을 맡은 김 전 위원장은 광폭행보와 절제된 언행, 공정한 당무수행으로 당과 원내기구를 정상화하고, 당이 3년만에 제대로 된 전당대회를 치를 수 있도록 이끌었다.

2·27 전당대회 직전인 올해 2월 25일 데일리안이 의뢰한 알앤써치 조사에서는 한국당의 지지율이 26.6%로, 30%대에 근접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 전 위원장은 노무현정권 청와대 정책실장 출신이지만, 한국당 비대위원장을 맡으며 보수우파의 새로운 '자산'으로 포섭됐다는 분석이 많다. 한국당 내에서 차별화되는 경력에다 정책·아젠다 설정 역량을 갖고 있으며, 정무적으로는 한국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TK(대구·경북) 출신이란 점에서 그의 귀국은 단순한 귀국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관측이다.

한국당 한 의원은 최근 사석에서 "내가 노무현을 그리워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탄식했다. 문재인정권의 소득주도성장·최저임금·탈원전·4대강 보 파괴·대미대일관계 훼손 등 이념지향적 정책행보를 우려하던 끝에 나온 말이다.

김 전 위원장은 청와대 정책실장을 할 때, 이라크 파병·한미FTA 등 이른바 '좌측 깜빡이 켜고 우회전' 정책을 주도했다. '정책만큼은 실용적이었다는 노무현정권이 나았다'는 목소리가 우파 일각에서도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또 다른 한국당 의원은 "노무현정권 당시 김병준 정책실장과 문재인 민정수석은 '같은 지붕' 아래에서 생활했지만, 조국(민정수석)~장하성(정책실장) 관계와는 아주 달랐다"며 "문 수석이 문 대통령이 된 지금, 우리 당에 몸담게 된 김 전 위원장의 가치는 남다르다"고 평가했다.

盧정권 '우회전' 주도한 실용성·유연성 갖춰
부국·강국에 포용·공정 더하는 역할 맡을까


김병준 자유한국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해 9월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박 전 대통령 내외 영정 앞에서 분향·헌화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병준 자유한국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해 9월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박 전 대통령 내외 영정 앞에서 분향·헌화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귀국한 김 전 위원장의 행보 또한 범상치 않다는 지적이다. 김 전 위원장은 미국 체류로부터 귀국해 시차 적응 등의 문제가 있을 것인데도, 귀국 당일부터 일부 청년들과 조찬 회동을 갖는데 이어 오후에는 모교(영남대)를 찾아 특강을 진행한다.

김 전 위원장의 귀국 첫날 '대구행'은 그가 경북 고령 출신으로 대구상고와 영남대를 나온 '정통 TK'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분석이다.

대구 수성갑 출마설도 이 때문에 나온다. '대구 정치1번지'에서 5선에 도전하는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맞서, 한국당도 정치적 체급이 맞는 인사를 내보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의 '실패'를 고려하면, 경력과 정무감각에서 손색이 없어야할 뿐만 아니라 유연성도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는 목소리다.

이런 점에서 김병준 전 위원장은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에 대한 가치관이 뚜렷하면서도, 정치적 유연성까지 갖추고 있다는 평이다.

지난 2월 김 전 위원장이 자신의 외곽조직 '징검다리포럼' 창립식을 가질 때에도 이러한 기대감이 엿보였다. 당시 행사가 열린 서울 신촌 모처에는 주최측 추산 1300여 명이 몰렸는데, 대구·경북에서 많은 인원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던 김 전 위원장이 대구·경북 참석자들 앞에 이르자, 이들은 모두 기립해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정치권 핵심관계자는 "현 정권의 '편가르기'로 첨예해진 좌우갈등·국론분열에 국민의 피로감이 높은 상황"이라며 "전통적 우파 가치관인 강국·부국에 '노무현 세력'이 제기한 공정·포용을 모두 수렴할 수 있는 인물의 향후 정치행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