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말 변양균-정윤재 쌍끌이 파문에 청와대 장담 만신창이
한 "측근비리 성역두지 말아야"...검찰수사 미진 시 특검검토
"임기말 레임덕은 없다"던 노무현 대통령의 장담과 달리 변양균 정책실장의 ´신정아씨 비호의혹´과 정윤재 전 비서관의 ´수뢰사건 연루의혹´이 터지면서 청와대의 입장이 만신창이가 되고 있다.
더욱이 한나라당이 양대 사건을 ´권력형비리사건´으로 규정, 검찰수사가 미진할 경우 특검 추진을 검토하겠다고 나서면서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강재섭 대표는 29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 중진연석회의에서 “정권 말기에 여러가지 권력형 냄새가 나는 비리가 나오고 있다”며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강 대표는 회의 모두발언에서 “신정아 사건이 예전 ‘옷 로비 사건’과 비슷하게 전개되다는데 검찰이 이 사건을 빨리 수사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우리 원내대표단과 의원들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또 “깨끗한 척 하면서 속으로는 엄청나게 곪은 정권의 비리를 철저히 뿌리뽑고 강력히 대처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재오 최고위원도 “과거 김대중 정권 당시 대통령 아들 비리사건으로 국세청장, 금감원장 등 핵심 권력 부서의 장들이 불명예스럽게 구속됐는데 노무현 정권이 과거의 전철을 되풀이 하지 않으려면 측근 비리에 대해 성역을 두지 말고 엄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최고위원은 “현 정권 아래 검찰의 마지막 임무는 정치적 중립을 지켜 ‘정치 검찰’이라는 오명을 벗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의 임기말 레임덕 이미 예측된 상황
시간을 돌려 지난 5월 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정부 내부의 레임덕은 별로 없고, 레임덕은 정치적인 협력이 되지 않는 것에서 부터 나온다"며 "레임덕 얘기가 한참 나오고 정상회담도, 정책발표도 하지 마라고 하더니 지금은 좀 들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임기 말에는 국회나 당이 협조하지 않는 경우가 생기고, 이렇게 되면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기 어려워 진다"면서 "그러다 보면 공무원들도 새로운 정책을 입안하려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우려했다.
노 대통령은 "돌이켜 보면 참여정부의 정책 추진이 거의 다 계획대로 된 것 같다"며 "그러나 걱정인 것은 어떤 정책을 임기 내에 마무리 할 수 있을 까, 준비해온 정책을 세울 수 있을까, 다음 정부에서 흐지부지 되어 버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다. 노 대통령은 그동안 "임기가 끝나기 전 까지 할일, 할말은 다 하겠다"고 했고, "부당한 공격에는 대응하겠다" "당선 직후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은 정계개편이었다"면서 정치권 이슈에 깊숙히 접근하고 있던 상태.
그러나 임기를 6개월 앞둔 시점에 터져나온 양대 의혹들에 대해 청와대 주변에서는 ´레임덕의 신호탄´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으며 현 정권을 빗대 ´민주세력 무능론´을 주장했던 최장집 고려대 교수는 일찍이 이 같은 현상을 예고했다.
그는 지난 5월 29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자실 통폐합´ 등 노 대통령의 대(對)언론 정책에 대해 따끔히 질타하면서 "선거에 의해 선출됐다고 해서 국민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받은 것이 아닌데도 노 대통령이 무한권력을 행사,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며 "대통령이 언론을 바라보는 태도는 민주주의 원리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최 교수는 "청와대 밖에서는 국정홍보처, 참여정부평가포럼 등이 이런 일의 중심이 되고 있고, 역사상 처음으로 레임덕을 극복한 대통령이 되겠다는 식의 태도로 보이는데, 이러한 무리한 접근은 심각한 문제를 낳을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실제 청와대 밖에서는 참여정부를 스스로 평가하겠다며 현 정권에 몸담았던 386 참모들이 주도한 참여정부평가포럼이 조직화돼 활동하고 있고,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재임 중 인제대에 ´노무현 기념관´ 설립이 추진되고 있어 논란을 야기하고있다.
청와대는 현 정권에는 ´정치공작과 게이트, 레임덕´은 없다고 장담해 왔지만 한나라당 경선과정에서 드러난 국정원의 ´이명박 X파일´ 논란, ´청와대 배후설´, ´바다이야기´, ´제이유 연루의혹´, ´변양균-정윤재 파문´까지 의혹들이 꼬리를 물어왔다.
이와 관련, 민주신당의 한 관계자는 "레임덕은 정부의 의지로 막을 수 있는 게 아니라 마치 자연 현상과 같은 것"이라며 "청와대가 이번 기회에 레임덕과 자꾸 싸우려는 모습을 보이지 말고 레임덕을 슬기롭게 관리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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