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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K패션... 해외브랜드 '1조 클럽' 점령


입력 2019.04.19 06:00 수정 2019.04.19 06:11        김유연 기자

유니클로 2015년 이후 '1조' 신화 이어가

국내 SPA·아웃도어·스포츠 브랜드 '실적 부진'

유니클로 2015년 이후 '1조' 신화 이어가
국내 SPA·아웃도어·스포츠 브랜드 '실적 부진'


충주시 첫 매장 '유니클로 충주점' .ⓒ유니클로 충주시 첫 매장 '유니클로 충주점' .ⓒ유니클로

글로벌 SPA(패스트패션), 해외 명품 브랜드의 공세에 밀려 국내 토종 패션기업들이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위기감이 고조된 국내 패션업계는 사업 축소, 구조조정, 체질개선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일본 SPA브랜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코리아는 지난해(2017년 9월~2018년 8월) 매출 1조3731억원, 영업이익 234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0.9%, 32.8% 늘어난 수치다.

유니클로는 국내 시장에서 2015년 이후 '1조 클럽'의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유니클로의 지난 5년간 성장 추이를 보면 2014년 8954억원이던 매출은 ▲2015년 1조1169억원 ▲2016년 1조1822억원 ▲2017년 1조2376억원 ▲2018년 1조3731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유행을 타지 않는 기본적인 디자인의 옷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일본 생활용품 기업인 무인양품 역시 기본적인 디자인으로 국내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난해 무인양품의 매출은 전년 대비 25.8% 증가한 1378억원, 영업이익은 30% 늘어난 76억8000만원을 기록했다. 2003년 한국 시장 진출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이다. 매출은 ▲2015년 562억원 ▲2016년 786억원 ▲2017년 1095억원으로 꾸준히 성장했다. 2015년 15개였던 점포 수도 지난해 말 35개(온라인 1점포 포함)로 늘었다.

무인양품은 올해 수도권 외 지방 상권도 공략한다. 무인양품은 올해 지방을 중심으로 10개 점포를 추가하고 2020년까지 대규모 무인양품 플래그십스토어를 최대 2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반면 국내 패션업계는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섬유산업연합회가 펴낸 '코리아 패션마켓 트렌드 2018'에 따르면 국내 패션시장은 2011년부터 한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며 정체기에 접어들었고, 2017년을 기점으로 성장세가 꺾였다. 2017년 시장규모는 전년보다 1.6% 줄어든 42조4704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SPA 브랜드 중 1위인 이랜드월드 스파오의 지난해 매출은 3200억원으로 유니클로의 1/4 수준이다. 2013년 매출 1400억원에서 2014년 2000억원, 2015년 2400억원을 기록했다.

아웃도어와 스포츠 브랜드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르까프·머렐·케이스위스 등을 유통하는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 화승은 지난 1월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업계에서는 한때 잘 나가던 블랙야크, 노스페이스, K2 등도 알짜 매장을 철수하는 등 생존 기로에 놓여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렇다 보니 아웃도어·스포츠 브랜드들이 '정통'을 버리고 사업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패션기업들이 장기 불황에 유행주기가 짧아진 데다 밀레니얼과 Z세대로 고객군이 재편되는 등 경영환경이 급변했지만 이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하면서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면서 "올드한 이미지를 벗기 위해 과감한 브랜드 리뉴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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