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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Q '1조 적자' 낸 정유 4사…올 1분기도 '빨간불'


입력 2019.02.07 11:55 수정 2019.02.07 15:08        조재학 기자

정제마진 악화로 정유사 수익성 떨어져

업계, 갈수록 실적 개선 ‘상저하고’ 전망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 전경.(자료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 전경.(자료사진)ⓒSK이노베이션

정제마진 악화로 정유사 수익성 떨어져
업계, 갈수록 실적 개선 ‘상저하고’ 전망


국내 정유사가 지난해 4분기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대규모 재고평가손실로 인해 1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입었다. 최근 국제유가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정제마진 악화로 올 1분기 실적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7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의 지난해 4분기 총 영업손실액은 약 1조135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3분기까지 연간 영업이익 8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던 정유업계는 국제유가 급락과 정제마진 악화에 직격탄을 맞아 연간 영업이익이 4조원대로 추락했다.

국내 정유사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지난해 10월 초 배럴당 84달러로 연중 최고점을 기록하고 연말에는 49달러까지 폭락했다. 정유사는 통상 2~3개월 전 구매한 원유를 가공해 판매하기 때문에 국제유가가 하락하면 미리 사둔 원유가치가 떨어져 손해를 본다. 비싸게 사서 싸게 파는 꼴이 되는 것이다.

지난해 4분기 급등락을 보인 국제유가는 올 들어 60달러선으로 안정화에 접어드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올 1분기 정유사는 지난해 4분기와 반대로 재고평가이익이 기대된다.

문제는 수익성의 핵심 잣대인 정제마진이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 제품 가격에서 원료인 원유 가격 및 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뺀 금액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평균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2.5달러로 나타났다. 국내 정유사 손익분기점(4~5달러)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 밑으로 떨어지면 제품을 생산할수록 적자가 쌓이는 구조로,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휘발유 마진은 각 지역에서 0달러대 또는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더 심각한 수준이다. 견조한 휘발유 수요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정유사들이 높은 가동률을 유지함에 따라 공급이 늘어 재고가 더 쌓이고 있어서다.

다만 정유업계는 올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이 개선되는 ‘상저하고’를 전망하고 있다. 내년부터 적용되는 국제해사기구(IMO) 황 함유량 규제로 올해 하반기부터는 선박용 경유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말보다 국제유가가 올라 재고평가이익이 일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정제마진은 지난해 4분기보다 오히려 악화됐다”며 “지난해 98%에 육박하던 미국 정유사의 가동률이 최근 90% 초반으로 떨어졌고, 아시아 정유 공장의 정기보수가 2~3월에 예정돼 있어 정제마진도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학 기자 (2j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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