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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밑 지하실' 소상공인 앞에서…정치권 표심 구애 경쟁


입력 2019.01.07 16:59 수정 2019.01.07 17:25        정도원 기자

이해찬 "기본법 제정하겠다" 김병준 "우리가 발의한 것"

손학규 "최저임금 유예하자 했는데 1~2당 듣지도 않아"

"투표장 끌어내는 힘은 분노"…소상공인 표심경쟁 '치열'

이해찬 "기본법 제정" 김병준 "우리가 발의"
손학규 "최저임금 유예 제안 1~2당 듣지 않아"
"투표장 끌어내는 힘은 분노"…표심경쟁 '치열'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연합회 신년하례회에서 건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연합회 신년하례회에서 건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바닥밑 지하실' 상황에 분노한 소상공인·자영업자 표심을 잡기 위해 여야 4당 대표가 총출동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신년하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등 여야 4당 최고지도부가 모두 참석했다.

올해 들어 최저임금이 다시 10.9% 인상됐다. 지난해의 마지막날이었던 12월 31일에는 주휴수당 산입과 관련한 국무회의 의결이 있었다. 지난해 최저임금 16.4% 인상으로 기진맥진해 있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에겐 '바닥밑 지하실'과 같은 형국이다.

이를 의식한 듯 축사에 나선 여야 4당 대표는 소상공인기본법 제정 등을 내세우며 일제히 새해 선물 보따리를 풀었다.

이해찬 대표는 "소상공인 여러분들이 제일 기대하는 게 소상공인기본법인데, 마침 이 자리에 나를 비롯한 정당 대표들이 다 참석했다"며 "이 모임 끝난 뒤 정당 대표 월례모임이 마침 있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소상공인기본법 만장일치로 통과시키자고 제안하겠다"고 기선제압에 나섰다.

그러자 김병준 위원장은 "소상공인기본법은 2017년 8월에 한국당이 제일 먼저 발의했다는 것을 알고 있느냐"며 "방금 이해찬 대표가 오늘 (우리 당이 발의한 법안 통과를) 도와준다니 여러분들 축하드린다"고 기민하게 공을 챙겼다.

손학규 대표는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이 지난해에 고생 많았다"며 "사람이 핍박받으면 발전하고 성장한다더라"고 덕담을 건네, 지난해에 집권 세력이 최승재 회장을 겨냥해 표적 재수사를 하는 등 '핍박'을 가했던 사실을 상기시켰다.

이어 "우리나라의 소상공인이 25% 정도 된다고 하는데, 이 정부가 구조조정으로 소상공인을 망하게 해서 미국·유럽처럼 10%대로 낮추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가끔 의심이 든다"며 "금년에 최저임금 10.9% 인상은 안 되니 동결이나 유예를 하자고 했는데도, 제1당·제2당은 전혀 듣지도 않았다"라고 민주·한국 양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정동영 대표는 "소상공인기본법 하나 가지고는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는다"며 "여기 있는 정당 대표들이 선거제도 개혁,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만장일치로 하면 여러분들 행복과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처럼 자영업자·소상공인 앞에서 4인4색으로 자기 정당의 성과와 정책을 내세우고, 다른 정당을 깎아내리며 표심 구애 경쟁을 벌인 것은, 그만큼 이들의 분노가 큰 상황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3선 의원은 "사람을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것은 애정이 아니라 분노"라고 귀띔했다. 총선이 한 해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어느 때보다 분기탱천해 있는 700만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표심을 정치권이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8·29 소상공인 3만 총궐기 등을 성사시키며 결집력을 과시한 소상공인연합회는 새해에도 '단결과 결집'을 할 의사를 내비쳐, 정치권의 '바깥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승재 회장은 인사말에서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한 해, 권익과 경제력의 향상을 위해 앞정서서 소상공인 정책허브의 역할을 다했다"며 "장사에 몰두할 수밖에 없으면서도 일어나서 기개를 모았던 것은 나라와 경제를 걱정하는 충의의 표현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올해도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한 해"라며 "소상공인의 단결과 결집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꿔나가는 지혜를 발휘할테니, 정치권은 소상공인의 자각에 귀를 기울여서 소상공인이 존중받는 정책을 펼치기를 기대한다"고 은근한 압박을 가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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