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에 발목 잡혀있는 롯데...이번엔 탈출하나

최승근 기자

입력 2018.04.02 14:49  수정 2018.04.02 16:30

답보상태 빠진 롯데마트 매각…중국 정부 매각 승인이 관건

단체 관광 재개로 면세점 실적 반등 시 호텔롯데 상장 앞당겨질 가능성도

롯데가 중국발 훈풍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동안 발목을 잡았던 사드 문제가 해결될 경우 면세점을 비롯해 호텔, 마트 등 주력 계열사들의 매출 회복은 물론 지주사 전환의 마지막 퍼즐로 여겨지는 호텔롯데 상장도 앞당길 수 있게 된다. 지난달 신동빈 회장 구속으로 총수 부재라는 위기를 맞고 있는 롯데로서는 중국 시장에 거는 기대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지난달 30일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따른 경제보복을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양 위원은 롯데마트의 원활한 매각, 선양 롯데월드 프로젝트 등을 직접 언급하며 이른 시일 내 가시적인 성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한‧중 정상회담 당시에도 사드 보복 철회에 대한 언급이 있었지만 구체적인 내용과 시기까지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드 부지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그동안 중국 정부의 핀셋 규제를 받았던 롯데로서는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신동빈 회장 구속 및 경영권 다툼 불씨 등 악재가 가득한 상황에서 이번 중국 정부의 조치가 새로운 호재로 작용할지 재계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지주 측은 “한‧중 양국이 중국 진출 기업의 어려움을 정상화 하기로 한 것을 환영한다”면서 “정부의 노력으로 인한 중국 당국 약속에 대해서도 신뢰를 가지고 호응하겠다”고 밝혔다.

롯데는 중국 롯데마트의 영업중단과 면세점 매출 감소 등으로 지난 한 해 동안 2조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했다. 또 3조원 규모의 선양 프로젝트도 중단되는 등 중국 사드 보복 조치에 따른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정부가 약속한 대로 이번에 사드 보복이 중단되면 지지부진했던 롯데마트 매각 작업도 상반기 내 마무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롯데마트 매각이 지연된 것은 인수 의향자가 없기 보다는 중국 정부의 눈치 보기 때문”이라며 “중국 정부가 매각 승인만 해주면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현재 중국 리췬 그룹이 롯데마트 현장 실사를 진행 중이고, 실사를 검토하고 있는 다른 중국 기업도 몇 곳 있다”며 “올 상반기까지는 매각을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23일 중국 선양을 방문한 롯데지주 황각규 부회장(사진 제일 왼쪽)이 '선양 롯데월드' 공사 현장을 찾아 직원들로부터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롯데

중국 단체 관광객 의존도가 높았던 면세점을 비롯해 호텔, 백화점 등 주요 유통계열사의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 중국 단체 관광객 매출이 한 때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면세점 사업의 실적 반등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면세점 사업의 실적 개선은 지주사 전환 작업과도 관계가 깊다.

호텔롯데의 주요 사업 중 하나인 면세사업이 잘될 경우 호텔롯데의 상장 시기도 앞당겨질 수 있어서다. 신 회장의 부재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는 있지만, 상장을 통해 일본 주주들의 지분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호텔롯데의 시장 가치 상승이 필수적이다.

1년 넘게 중단된 3조원 규모의 선양 프로젝트도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롯데는 중국 선양에 기존 롯데백화점과 롯데시네마에 이어 테마파크와 오피스 등이 들어서는 롯데타운을 건설하고 있다.

이번에 중국 측이 롯데마트 매각과 선양 프로젝트를 직접 언급한 만큼 롯데타운 건설 작업도 조만간 재개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이 같은 높은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아직 안심할 수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중국 정부의 해제 조치가 현실화되기 전까지 축배를 들기엔 이르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한‧중 정상회담 당시에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사드 보복 철회를 시사했지만 실질적으로 해결된 사안이 없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한국과 북한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 등 주변 국가의 움직임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보복 철회 약속을 지킬지 여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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