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조명균 ‘돌부처’ vs 北 리선권 ‘다혈질’…9일 남북회담 물과 불의 만남

박진여 기자

입력 2018.01.07 12:49  수정 2018.01.07 15:01

부드러운 리더십 對 직설적 강경파, 협상스타일 상극

9일 고위급 만남…평창 참가·남북관계 개선 최우선

9일 남북 고위급 회담에 남측 대표로 조명균 통일부 장관, 북측 대표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마주앉는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부드러운 리더십" vs "직설적인 강경파" 협상스타일 상극
고위급 만남…'평창올림픽 비로한 남북관계 개선' 최우선


9일 남북 고위급 회담에 남측 대표로 조명균 통일부 장관, 북측 대표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마주앉는다.

북한이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을 이틀 앞둔 7일 리선권 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5명의 대표단 명단을 남측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9일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이자 2년여 만에 열리는 남북 고위급 회담의 대표단 구성이 완료됐다.

북측 대표단에는 리 위원장 외에 전종수 조평통 부위원장, 원길우 체육성 부상, 황충성 조평통 부장, 리경식 민족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이 포함됐다.

이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천해성 통일부 차관과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등 장·차관만 3명이 포함된 남측 대표단과 대체로 급을 맞춘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북한은 앞서 전통문을 통해 우리 측 회담 제안을 수락했다. 이때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이 북한 최고지도자 김정은의 위임을 받아 메시지를 전했고, 수신인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으로 명기됐다.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문제를 비롯해 산적한 남북 문제를 논의할 양국 대표가 확정된 만큼, 대한민국 대표로 나서는 조명균 장관과 북한 대표로 나서는 리선권 위원장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다.

우리측 대표인 조명균 장관은 남북 정상회담과 각종 대북사업 실무를 맡아온 대표적인 북한통으로, 현 정부에서 가장 능통한 대북 전문가로 꼽힌다.

조 장관은 2007년 10·4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단독 회담에 배석하는 등 북한과의 협상에 정통한 인물로 평가 받는다.

9일 남북 고위급 회담에 남측 대표로 조명균 통일부 장관, 북측 대표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마주앉는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그는 김대중 정부에서 통일부 교류협력국장, 개성공단사업지원단장 등 주요 대북 사업 업무를 맡았으며,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비서관을 지낸 바 있다.

조 장관의 별명은 '돌부처'로 통한다. 감정 기복이 거의 드러나지 않는 포커페이스로 상대의 말을 잘 들어주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조 장관과 과거 인연이 있는 김정봉 전 NSC 안보실장은 "상대의 말을 잘 들어주면서도 상대가 실수를 하면 그것을 날카롭게 지적한다"고 그를 평가한 바 있다.

북측 대표인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은 군 출신으로 남북 장성급 회담이나 군사 실무회담 경험을 가진 대남통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참여한 장성급 회담 및 군사실무회담은 총 27회로, 2010년 남북 군사실무회담에서는 대표로 참석하기도 했다.

리선권이 맡고 있는 조평통은 과거 노동당 통일전선부의 외곽 단체 수준이었으나 2016년 6월 최고인민회의에서 국가기구로 격상됐다.

리선권의 별명은 '핏대'로 통한다. 성격이 급하고 감정 조절이 잘 안 되는 고압적인 이미지로 알려져 있다. 군 출신으로 대남 강경파에 속하는 그는 속내를 감추기보다 상대를 밀어붙이는 다혈질의 성격으로 통한다.

9일 남북 고위급 회담에 남측 대표로 조명균 통일부 장관, 북측 대표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마주앉는다.(자료사진) ⓒ연합뉴스

그는 천안함 폭침 배후로 지목된 김영철 정찰총국장의 오른팔로도 불린다. 리선권은 2010년 평양에서 외신 회담을 열어 '한국의 천안함 발표는 모두 조작'이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이듬해 군사 실무회담에서 10분 만에 자리를 박차고 나가며 불같은 성격을 드러내기도 했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이 두 사람을 '물과 불'로 비유하고 있다. 조 장관은 대화와 설득을 통한 부드러운 리더십의 소유자이지만, 리선권은 다혈질 성격으로 직설적인 대남 강경파로 보고 있다.

이처럼 두 사람의 성향과 협상 스타일은 상극으로, 마주 앉은 회담 자리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이 자리에서 북한이 어떤 카드를 들고 나올 것인지, 정부는 어떻게 남북대화를 이끌어 갈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회담 의제는 평창올림픽 경기대회를 비롯한 남북관계 개선 문제가 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북핵, 한미군사훈련 등 민감한 사안이 제기되는 가운데, 정부는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문제가 최우선 의제라고 선을 그었다. 우선 북한의 올림픽 참가 문제를 매듭짓고, 이후 남북관계 개선 등 논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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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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