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영부인이 공식석상에서 입은 '흰색 정장'이 화제에 오르면서, 해당 제품 판매량이 평소에 비해 20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영부인 등 정치계 유명인사들이 착용한 패션 아이템들이 완판 행렬을 이루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업체의 마케팅 활동으로 인한 결과가 아니기에 '뜻밖의 호재'라는 시각이 주를 이루지만, 이같은 과열 분위기가 오히려 불법 행위와 같은 부작용을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9일 청와대는 공식 소셜미디어에 '김정숙 여사의 패션이 궁금하시다고요?'라는 제목의 카드뉴스를 공개했다. 앞서 정미홍 더코칭그룹 대표가 김 여사를 향해 "국민 세금으로 비싼 옷 해입었다"며 "사치 부릴 시간에 영어 공부나 좀 하라"고 공개적으로 질타한 내용을 반박하기 위해서였다.
청와대 측은 해당 게시물에서 "김 여사는 홈쇼핑, 기성복, 맞춤복을 다양하게 구입한다"며 "공식 행사 때 입는 흰색 정장은 모 홈쇼핑에서 구입한 10만원대 제품으로 가성비가 좋아 당시 히트상품이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해당 제품이 CJ오쇼핑에서 판매하는 '베라왕' 브랜드의 9만원대 정장 세트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판매량 또한 일 평균 20여개 수준에서 10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여사의 패션 아이템들은 이름 마지막 글자와 아이템(item)을 결합한 '쑤기템'으로 불리고 있다. 문 대통령의 '이니 굿즈(Goods·상품)'도 반응이 뜨겁다. 문 대통령이 직접 입은 블랙야크 등산복 'B가디언 자켓'은 2013년 출시된 제품이지만 고객들의 구매 문의가 이어지면서 지난 5월 'M가디언 자켓'이라는 이름으로 재출시됐다. 블랙야크 측은 당시 1, 2차 출고 물량 총 600벌에 대한 예약 판매가 시작 1시간 안에 모두 이뤄졌다고 전했다.
블랙야크의 M가디언 자켓. ⓒ블랙야크 홈페이지
이니 굿즈 열풍에 따라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당원들을 위한 '더민주굿즈' 제작에 나선다. 민주당은 조만간 당원이 직접 참여하는 더민주굿즈 프로젝트팀을 가동해, 내년 지방선거 전까지 권리당원 100만명을 모은다는 목표에 도움이 될 제품들을 제작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제품을 만들지는 미정이나 민주당 정체성을 반영한 에코백, 텀블러, 파우치 등이 후보 제품으로 거론되고 있다.
업체 측의 마케팅 활동에 의한 것이 아니라 유명인에 의해 자연스럽게 노출된 제품일수록 소비자들 입소문은 더 빠르게 확산된다.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이 지난 5월 서울 김포공항에서 수행원을 쳐다보지 않은 채 여행가방을 밀어 보내면서 '노룩패스(No look pass)' 논란이 일었는데 이때 등장한 연두색 캐리어도 주목 받았다. 다수 온라인 쇼핑몰에선 지금도 '노룩패스 캐리어'를 판매하고 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얻어걸린다'는 말 그대로 제품이 한번 크게 화제가 되면 그 반향은 어마어마하지만, 셀럽에 의한 폭발적인 바이럴 효과는 우연을 가장해서라도 의도적으로 만들기는 힘들다"고 전했다.
일부 제품에 대한 관심이 단기간에 급증하는 것이 사기 거래 등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현재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정가 2만원대 대통령 우표첩이 5만원 이상으로 판매되는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청와대가 문 대통령 이름을 새겨 만든 기념품용 시계와 찻잔은 50만원을 웃도는 가격이 제시되고 있다. 유사 제품 판매나 가품 유통에 대해서도 주의가 요구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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