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송현-유세윤 합류 효과 미지수, 기존 남성 MC들과 조화가 관건
개편을 맞이해 새롭게 단장한 KBS 2TV <상상플러스>(이하 상플)가 시청자들에게 선을 보였다.
지난주 백승주 아나운서를 뒤를 이어 새롭게 <상플>의 안방마님으로 등극한 최송현 아나운서에 이어, 지난 8일 방송분에는 정형돈의 후임으로 합류한 개그맨 유세윤이 데뷔무대를 가졌다.
방영 3년째에 접어들고 있는 <상플>은 오랫동안 KBS의 간판 예능프로그램으로 높은 인기를 모았지만, 최근에는 다소 식상한 포맷과 소재 고갈로 인해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최송현과 유세윤의 합류는 <상플>의 터줏대감인 탁재훈-이휘재-신정환 트리오와 함께, 침체된 프로그램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어줄 히든카드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매너리즘과 변화의 갈림길에서
그러나 부분 개편 이후 방영 2주째를 맞이한 <상플>의 행보에 대한 시청자의 반응은 엇갈린다. 무엇보다 다소 식상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올드 앤뉴’의 포맷에 눈에 띄는 변화가 없는데다, 전임 백승주와 정형돈의 후임으로 새롭게 가세한 최송현-유세윤의 캐릭터가 모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
차분한 진행과 분명한 어휘전달로 신뢰를 받았던 백승주 아나운서에 비해, 경험이 부족한 최송현 아나운서는 아직까지 예능 프로그램의 분위기에 적응이 덜 된 듯, 어색한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본을 그대로 읽는 듯한 경직된 진행이나 높낮이가 분명하지 않은 발음, 남성 MC들의 짓궂은 장난에 표정관리를 하지 못하며 쩔쩔매는 모습 등은 아직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최근 MBC <황금어장>에서 ‘무릎팍 도사’ 강호동과 호흡을 맞추는 ‘건방진 도사’ 캐릭터로 시선을 모았던 유세윤의 합류도 많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낳았다. 이미 공개코미디 프로그램 출신 개그맨들이 버라이어티로 영역 확장을 노렸다가 실패한 경우가 적지 않다. 짜여진 대본과 연기력에 초점을 맞추는 코미디와 달리, 즉흥적인 순발력과 출연자들과의 상호 조화에 초점이 맞춰지는 버라이어티의 호흡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
그나마 보조 MC로 명확한 역할분담이 정해져있던 <황금어장>과 달리, <상플>에서의 유세윤은 ‘건방진 도사’ 캐릭터를 벗어던졌지만, 첫 데뷔무대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지 못해 분투하는 모습이 반복됐다.
8일 방송분에서, 첫 인사 이후 유세윤의 모습은 단독으로는 거의 카메라에 잡히지 않고 기존 세 남성 MC들에 비하여 편집에서 다소 소외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별명 발표나 선배들의 입담 대결에 간간이 끼어들려고 노력하는 모습에도 불구하고, 타이밍이 맞지 않아서 다소 엇박자를 거듭하며 험난한 신고식을 치러야했다.
사실 <상플>의 근본적인 문제 중 하나는 탁재훈-이휘재-신정환 트리오로 이어지는 오래된 기존 남성 MC들의 호흡이 너무 견고하다는 점이다. 벌써 3년째 손발을 맞추고 있는 이들 트리오의 호흡과 입담은 <상플> 인기의 가장 큰 원동력이었지만, 최근에는 지나친 말장난과 ‘그들만의 대화’로 다소 식상한 느낌을 주는 것도 사실.
전임 정형돈만 하더라도, MBC <무한도전>이나 <일요일 일요일밤에>에서 보여준 모습과는 달리, <상플>에서는 기존 MC들과의 조화에 실패한 채 이렇다 할 캐릭터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야했다.
액션과 리액션의 끊임없는 상호 작용으로 이루어지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 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지난 8일 방영분에서도 세 명의 MC들이 자신들 간의 익숙한 호흡에만 치우친 나머지, 새롭게 합류한 최송현-유세윤 같은 신임 MC들과의 조화를 외면하거나, 아예 초대 게스트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오래된 프로그램은 ‘익숙함’이 가장 큰 매력이지만, 한편으로 ‘매너리즘’이라는 또 다른 딜레마를 극복해야 한다. <상플>은 한때 예능가의 트렌드를 대표하는 프로그램이었지만, 지금은 식상함이라는 숙제를 넘어서 새로운 변화를 추구해야한다는 고민에 직면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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