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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푸 파이터스 "100% 내던지는 한국 팬, 흥분돼"


입력 2017.07.30 00:45 수정 2017.07.31 09:38        이한철 기자

8월 22일 내한공연 앞두고 전화 인터뷰

"더 크고 시끄럽고 긴 공연 기대하라"

푸 파이터스가 2년 만에 다시 한국 팬들을 찾아온다. ⓒ 라이브네이션코리아 푸 파이터스가 2년 만에 다시 한국 팬들을 찾아온다. ⓒ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이번 공연은 지난 공연보다 훨씬 더 크고 시끄럽고 긴 공연이 될 것이다."

록 밴드 푸 파이터스(Foo Fighters)를 이끌고 있는 데이브 그롤(Dave Grohl)이 "지난 공연이 워낙 굉장했기 때문에 정말 기대가 된다"며 8월 내한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푸 파이터스는 리암 갤러거, 더 모노톤즈 등과 함께 오는 8월 22일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리브 포에버 롱(LIVE FOREVER LONG)'이라는 타이틀 아래 릴레이 공연을 펼친다. 2015년 안산 M 밸리 록 페스티벌을 통해 한국 팬들과 첫 만남을 가졌던 푸 파이터스는 2년만의 한국을 찾게 됐다.

데이브 그롤은 2015년 첫 한국무대에서 다리 골절로 깁스를 한 채 무대에 올랐던 만큼, 남다른 기억을 갖고 있다. 그는 부상에도 불구하고 특수 제작한 왕좌(throne)에 올라 열정적인 연주를 선사해 팬들을 열광케 한 바 있다.

데이브 그롤은 "공연 전까지 한국에 가본 적이 없었지만, 한국 공연은 정말 최고였다. 우리가 그 투어에서 한 수십 개의 공연 중 가장 좋아하는 공연 중 하나가 됐다"며 "관객들이 정말 미쳐 있었다. 그렇게 자신의 100%를 공연에 내던지는 관객들을 만나는 것은 흥분되는 일이다"고 특별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무대에서 내려오면서 우리는 꼭 다시 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했고, 다시 공연을 하게 돼 기쁘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푸 파이터스는 현재까지 총 8장의 앨범을 발표해 전 세계적으로 2500만장 이상의 음반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다. 'Everlong', 'Monkey Wrench', 'Learn To Fly', 'Best of You', 'The Pretender', 'Walk' 등 수많은 명곡을 통해 총 11차례 그래미상을 수상했다.

9월에는 새 앨범 'Concrete and Gold'이 발매될 예정이어서 이번 무대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다. 데이브 그롤은 "우리가 지금까지 작업했던 어떤 앨범보다 많은 생각이 들어간 음반"이라며 "음악적으로나 사운드적으로도 그렇고 멜로디도 그렇다. 아주 멜로딕하고 가끔은 시끄럽기도 하고, 풍부한 사운드로 가득 차 있다. 세심하게 편곡했다"고 전했다.

앞서 새 싱글 'Run'을 발매한 푸 파이터스가 이번 무대에서 신곡을 선보일지 주목된다.

푸 파이터스는 리암 갤러거, 더 모노톤즈 등과 함께 릴레이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 라이브네이션코리아 푸 파이터스는 리암 갤러거, 더 모노톤즈 등과 함께 릴레이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 라이브네이션코리아

다음은 푸 파이터스와 일문일답.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는가?

약 8개월 전부터 새로운 앨범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작업을 했다. 지난 4~5년 동안 너무 바쁘게 일하고 생활을 해서 조금 쉬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새 앨범 작업도 남들에게 알리는 대신 우리끼리 시작했다. 팝 프로듀서와 작업을 한 것은 처음이어서 즐거웠다. 한 5~6개월 간 작업을 한 다음에서야 우리가 새 앨범을 만들고 있다고 주변에도 알렸다. 드디어 비밀을 공개할 수 있어서 후련하고 기분이 좋다.

팬들은 푸 파이터스를 이야기할 때 너바나(Nirvana)를 자연스럽게 떠올린다.

푸 파이터스로 활동한지도 20년이 넘었다. 그만큼 우리를 아는 사람들 중에 너바나를 모르는 세대가 있다. 내가 너바나에서 드럼을 쳤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도 꽤 많다. 하지만 난 내가 너바나였다는 것이 정말 자랑스럽다. 커트(Kurt Cobain)는 대단한 작곡가였고 우리 셋이서 무대 위에서 만들어 낸 그 소리들은 다른 어떤 곳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것들이었다.

사실 맨 처음 푸 파이터스를 시작했을 때, 나는 과거에 대해 생각하고 싶지 않았고 푸 파이터스가 하는 활동에만 집중하고 싶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서 10주년, 20주년처럼 기념일이 돌아올 때마다 너바나가 우리 문화에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를 새삼스럽게 깨닫게 된다. 사실 난 평소에도 가족들, 친구들, 멤버들과 함께 너바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푸 파이터스가 20년 이상 지속될 수 있었던 비결이나 원동력은 뭐라고 생각하는지?

'NO'라고 말할 때를 아는 것이 비결이다. 사실 음악에 대한 열정이 중심(core)에 있다면, 다른 것들은 쉽다. 그것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처음 시작했을 때 우리의 목표는 라이브를 정말 잘하는 밴드가 되는 것이었고, 그것에 집중했다. 그 외에는 밴드를 가족처럼 생각하는 점인 것 같다.

꼭 멤버들뿐만 아니라 사운드 엔지니어, 투어 매니저 등 우리와 함께 하는 모든 사람들과 가족 같은 유대감을 형성하고, 그것을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사실 멤버들과는 이미 너무 많은 시간을 함께해서 밴드를 함께 하는 사람들 이상의 유대감이 있다.

내 생각에 다른 무엇보다 가족을 우선순위로 두게 되면 성공할 수 있는 것 같다. 우리도 이런 저런 일들을 많이 겪어 왔지만, 서로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함께 하는 것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다 이겨낼 수 있었다.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인데, 최근 아이슬란드 공연(6월 16일 Secret Solstice festival)에 딸이 무대에 올라 드럼을 연주하고 함께 'We Will Rock You'를 선보인 것이 큰 화제가 됐다. 깜짝 공연을 하게 된 뒷이야기가 궁금하다.

내게는 바이올렛(Violet), 하퍼(Harper), 오필리아(Ophelia) 세 명의 딸이 있다. 바이올렛은 정말 굉장한 보컬(amazing singer)이다. 에이미 와인하우스(Amy Winehouse)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다. 바이올렛은 이미 밴드를 하고 있는데, 어느 날 딸들과 바이올렛의 밴드 공연을 보러 갔었다. 그 다음 날 갑자기 하퍼가 드럼을 배우고 싶다고, 내가 가르쳐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래서 드럼이 간단한 'We Will Rock You'를 가르쳐 줬다. 그러면서 네가 원하면 언제든 같이 이 곡을 연주할 수 있다고 했었다.

마침 공연이 있어서, 다음 날 함께 무대에 서겠냐고 넌지시 물어봤는데, 하퍼가 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난 사실 믿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다음 날 하퍼는 정말 무대에 올라서 2만 명의 관중 앞에서 드럼을 쳤다. 그 용기 있는 태도가 나는 너무 자랑스러웠다.

얼마 전 새 싱글 'Run'이 발매되었다. 신곡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일단 'Saint Cecilia'와는 아주 다르다. 'Saint Cecilia'는 사실 한 3~4일 만에 녹음 했다. 하지만 'Run'을 비롯해서 이번 앨범은 여러 면에서 심사숙고하며 만든 음악들로 채워졌다. 'Run'은 반복되고 억압된 일상에서 벗어나서 자유로워지고, 어딘가에서 평온을 찾는 것에 대한 곡이다. 멜로디, 사운드, 편곡 등 모든 면을 굉장히 세밀하게 살폈다.

멤버들 모두 노인 분장으로 출연한 Run'의 뮤직 비디오가 인상적이었다. (데이브 그롤이) 직접 뮤직 비디오를 감독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 연출을 한 의도나 특별한 메시지가 있었는지?

'Run'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하기로 했을 때, 다들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우린 더 이상 예전처럼 젊거나 귀엽거나 잘생기지 않으니까. 뭘 해야 할까 하다가 이왕 이렇게 된 것 아예 노인 분장을 해서 한 백 살쯤으로 보이게 하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우리 모두 정말 끝내주게 웃긴 아이디어라고 생각했고, 그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내가 좀 더 디테일한 구성을 짰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Run'은 억압된 일상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에 대한 곡이다. 뮤직비디오에서 노인들이 감옥과도 같은 요양소에서 뛰쳐나오는 것이 곡의 주제와 부합한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밴드 멤버들 모두 백발의 노인이 될 만큼 나이를 먹었을 때, 당신들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면?

사실 이번에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면서 처음으로 노인이 된 내 모습을 상상해 본 것 같다. 물론 매일 거울을 볼 때마다 나이든 남자의 모습을 보지만 (웃음) 정말 구체적으로 늙은 내 모습을 상상한 것은 처음이다. 우리 모두 메이크업 아티스트에게 정확히 어떤 모습을 원하는지 설명해야 했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새 앨범 'Concrete and Gold'이 9월 발매 예정인 걸로 알고 있다. 'Run' 외 수록곡이나 앨범에 대해 소개 부탁한다.

사실 이 앨범을 만들기 전, 우리는 모두 지쳐 있었다. 지난 투어에서 내가 다리를 다쳤기 때문에, 거의 50~60개 공연을 의자에 앉거나 휠체어를 타거나 목발을 짚은 상태에서 했다. 그래서 투어가 끝나자 정말 기운이 다 빠져 버렸고 쉬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 6개월 정도 지나자 곧 모여서 음악을 연주하고 싶어 했다. 그런 환경에서 작업한 것이 이번 앨범이다. 음악적으로는 우리가 지금까지 작업했던 어떤 앨범보다 많은 생각이 들어간 음반이다. 사운드적으로도 그렇고 멜로디도 그렇다. 아주 멜로딕하고 가끔은 시끄럽기도 하고, 풍부한 사운드로 가득 차 있다. 세심하게 편곡했다.

새로운 앨범을 준비할 때 어떤 점을 우선 고려하게 되는지?

우리는 앨범 작업을 시작할 때 정확히 어떤 방향으로 가고 싶다는 가이드를 정하지 않는다. 평소에도 우리끼리 재미 삼아 곡을 쓰거나, 데모를 녹음하거나 함께 놀면서 연주를 하는데, 그런 흐름으로 앨범 작업을 시작한다. 앨범 작업 중반 정도는 돼야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가고 싶은지가 정해지는 편인 것 같다. 우리가 음반 작업을 할 때의 환경, 사운드의 흐름,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 그런 것들에서 모두 영향을 받는 편이다.

2015년 밸리 록 페스티벌 이후 2년만의 내한이다. 당시 깁스를 하고 무대에 올랐었는데 당시 공연에 대한 특별한 기억이 있다면?

나는 내가 잘 알지 못하는 나라에 가는 것이 즐겁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고, 어떤 것을 기대해야 할지조차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공연 전까지 한국에 가본 적이 없었지만, 한국 공연은 정말 최고였다. 우리가 그 투어에서 한 수십 개의 공연 중 가장 좋아하는 공연 중 하나가 됐다.

관객들이 정말 미쳐 있었다. 그렇게 자신의 100%를 공연에 내던지는 관객들을 만나는 것은 흥분되는 일이다. 무대에서 내려오면서 우리는 꼭 다시 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했고, 다시 공연을 하게 돼 기쁘다.

이번 내한 공연이 단독 무대가 아닌 합동 공연 형식이라 특이하다. 리암 갤러거(Riam Gallagher)와 같은 날 공연을 하게 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더 모노톤즈나 한국의 록 음악에 대해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사실 모노톤즈는 이번 기회에 알게 된 밴드다. 하지만 리암 갤러거는 당연히 여러 번 만났고, 같은 페스티벌에서 공연을 한 적도 많다. 전 세계 이곳저곳에서 마주친다. 리암은 우리에게 친구이자 레전드다. 그래서 항상 리암과 함께하는 공연은 기대가 된다. 공연 외에도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자체가 즐거운 사람이다.

한국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일단 새로 나올 앨범을 빨리 들려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가 만들었던 모든 것들 중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앨범이다. 그리고 빨리 한국에서 공연을 하고 싶다. 지난 번 공연이 워낙 굉장했기 때문에 정말 기대가 된다. 이번 공연은 지난 공연보다 훨씬 더 크고 시끄럽고 긴 공연이 될 거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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