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터 시티는 지난 13일(한국시각), 스완지 시티와의 원정경기서 0-2로 패하며 또 다시 승점 쌓기에 실패했다. 이로써 승점 21의 레스터 시티는 순위가 급전직하하며 어느새 강등권 언저리인 17위까지 주저앉았다.
디펜딩 챔피언의 행보라고 하기에는 믿기지 않는 부진이다.
레스터 시티의 슬럼프에는 여러 이유가 손꼽힌다. 먼저 지난 시즌 중원을 책임졌던 은골로 캉테의 부재다. 캉테는 상대 공격의 흐름을 차단하는 빼어난 수비력은 물론 자신이 직접 공을 몰고 빌드업까지 해낼 수 있다는 최대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
캉테의 능력은 올 시즌 새로 이적한 첼시에서도 잘 드러난다. 첼시는 캉테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는 반면, 레스터 시티는 중원이 헐거워져 후방 빌드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시즌 득점 랭킹 3위에 올랐던 제이미 바디도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이적 시장을 통해 새로운 둥지를 찾을 것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바디의 선택은 잔류였다. 하지만 마음과 다르게 골이 들어가지 않고 있다. 지난 시즌 24골을 몰아쳤던 바디의 결정력은 5골로 크게 줄어든 상태다.
이보다 더한 걱정은 바로 강등이다. 강등 마지노선까지 내려온 레스터 시티는 리그 18위 헐 시티와의 승점 차가 1에 불과하다. 최하위 선덜랜드(승점 19)와도 승점 2 차이 밖에 나지 않아 1경기만 삐끗해도 바로 꼴찌로 주저앉을 수 있다.
1992년 출범한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팀의 강등은 단 한 차례로 1994-95 트로피를 들어올렸던 블랙번이다. 블랙번은 우승 후 4년 만이었던 1998-99시즌 강등의 수모를 당한 뒤 다시 EPL에 복귀했지만 현재 2부 리그에 머물고 있다.
레스터 시티의 우승은 꿈같은 일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 게티이미지
1부 리그 전체 역사를 통틀어 최단 시간 광속 강등은 맨체스터 시티가 보유하고 있다. 맨시티는 1936-37시즌 무려 107골을 몰아치며 찰턴을 제치고 구단 첫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이 해에는 공교롭게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강등을 당한 시즌이기도 했다.
맨시티의 영광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듬해 14승 8무 20패를 기록한 맨시티는 웨스트 브롬위치와 함께 강등이 확정되었고, 우승 후 1년만의 강등이라는 굴욕을 받아들여야 했다.
맨시티에 이은 최단 기간 우승 후 강등은 1927-28시즌 에버턴과 1961-62시즌 입스위치의 2년이다. 특히 에버턴의 경우 우승 후 2년만인 1929-30시즌 강등이 됐고, 다시 2년 만에 1부 리그로 돌아온 1931-32시즌 우승을 차지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1900-01시즌 우승을 차지했던 리버풀도 3년 만인 1903-04시즌 강등의 쓰라린 기억이 있다. 리버풀 역시 이듬해 2부 리그 우승을 차지한 뒤 1905-06시즌 1부 리그 우승이라는 역사를 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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