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찬이 최종 승자? 진정한 승자는 양현종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6.12.22 16:36  수정 2016.12.22 18:28

4년 95억 최고액 기록..김광현-양현종 앞서

들여다보면 양현종 김광현도 그 이상의 실리

차우찬 ⓒ LG트윈스

올 겨울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투수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쩐의 전쟁’의 최종 승자는 차우찬이다. 내년부터 LG 유니폼을 입게 된 차우찬은 4년 총액 95억에 도장을 찍으며 2015년 윤석민(KIA)이 세운 FA 투수최고액(90억)을 경신했다.

차우찬이 수준급 투수인 것은 맞지만, 김광현이나 양현종 보다는 한 수 아래로 평가받았던 것을 감안했을 때, 이번 FA 시장에서 가장 큰 행운을 누렸다고 볼 수 있다. 차우찬으로서는 그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 또한 안게 됐다.

당초 100억 몸값이 유력했던 김광현은 ‘4년 85억’이라는 예상보다는 다소 낮은 액수에 원 소속팀 SK와 재계약했다. 심지어 양현종은 다년계약을 포기하고 KIA와 1년 22억 5000만원의 계약을 맺었다.

김광현과 양현종이 진정한 실리를 챙겼다는 평가도 있다. 김광현은 공교롭게도 FA계약 발표 이후 얼마 되지 않아 팔꿈치 수술을 발표했다. SK로서도 사전에 김광현의 몸 상태를 알면서도 대형계약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1월 수술이 예정된 김광현은 2017시즌을 통째로 날리게 됐지만, FA 계약에 따라 내년 연봉 9억원을 보장받는다. 실제로는 3년 85억을 받는 셈이다. 평균으로 치면 차우찬 이상의 대우인 셈이다.

KIA 양현종 ⓒ 연합뉴스

양현종은 단년계약이지만 연봉은 15억원(계약금 7억 5000만원)으로 국내 최고대우를 보장받으며 상징적인 의미에서 체면을 세웠다.

KIA는 차우찬-나지완 등 다른 FA 선수들과 다년계약을 맺느라 실질적으로 뒤늦게 국내 잔류로 돌아선 양현종에게 또 다른 대형계약을 보장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양현종이 FA 자격을 재취득하려면 4년이 필요하다. 내년에는 계약금 없이 해마다 연봉 계약을 다시 해야한다. 하지만 대신 1년 후 구단 동의하에 해외진출을 보장받은 조건으로 알려졌다. 양현종이 계속 국내에 잔류한다고 해도 연봉으로 계약금을 대체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양현종으로서는 안정된 다년계약과 보장액을 포기한 대신 1년 후 다시 해외진출 포함 앞으로의 진로에 다양한 여지를 남겨뒀다. KIA 타이거즈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겠다는 팬들과의 약속까지 지키며 명분도 세웠다.

삼성 유니폼을 입게 된 우완 우규민도 65억이라는 후한 대우에 계약을 체결하며 이번 FA 시장의 또 다른 승자로 평가받는다. 국내 야구계의 투수난 속에 끝없이 치솟는 몸값으로 FA 투수들에게는 어느 해보다 행복한 겨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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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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