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아, 고통의 시대 어루만진 마성의 목소리

이한철 기자

입력 2016.12.09 07:48  수정 2016.12.20 23:14

6년 만에 4집 솔로 앨범 '타인의 고통' 발표

"근심이 많은 시기, 음악으로 위로 받길"

가수 김윤아가 4집 앨범 발표 기념 쇼케이스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 데일리안 이한철 기자

"근심이 많은 시기지만, 이럴 때일수록 누군가에겐 음악이 위로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꿈'이 그런 노래였으면 좋겠습니다."

가수 김윤아가 6년 만에 네 번째 솔로 프로젝트 앨범 '타인의 고통'을 발표했다. 3집 솔로 앨범 '315360' 이후 차곡차곡 쌓아뒀던 여성으로서의 내밀한 이야기들이 가득 담긴 이번 앨범에는 타인의 고통을 대하는 김윤아의 따뜻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김윤아는 8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신한카드 판스퀘어 라이브홀에서 열린 쇼케이스에서 "누군가 옆에서 힘든 일을 겪거나 앞이 보이지 않는 미래를 향해 나아갈 때, 그 옆에서 홀로 즐거워 할 만큼 대범한 인간은 아니다"며 이번 앨범의 타이틀을 '타인의 고통'으로 정한 이유를 전했다.

"SNS를 통해 일반인들의 생활을 들여다보길 즐기는데, 그걸 통해 다들 고통스러워하고 있으며 그걸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는 걸 느꼈어요."

지난해 후두염과 발성 장애로 고생했던 기억, 그리고 아끼던 지인의 죽음 등 아팠던 기억들은 이번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정서이기도 하다. 멜로디도 김윤아의 목소리도 유독 슬프게 들리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조심스런 한해였죠. 일을 계속 할 수 있느냐 없느냐, 그런 문제였거든요. 여러 가지 일들을 겪은 후 나온 앨범이라 더 애틋한 마음이 생기는 것 같아요."

김윤아 4집 앨범 타이틀은 '타인의 고통'으로 고통 받는 이 시대 사람들을 위로하는 따뜻한 음악들로 채워졌다. ⓒ 데일리안

하지만 슬픔 속에서 김윤아가 던지는 화두는 분명했다. 타인의 고통에 공감할 수 있는 사회가 될 때 비로소 개인이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것. 이를 위해 김윤아는 상실과 슬픔, 공감, 그리고 특유의 차가운 듯 다정한 위로를 이번 앨범에 가득 담았다.

클래식, 블루스와 팝, 포크와 락, 전자 음악의 유산이 고루 녹아 있는 이번 앨범은 전작들과 또 한 번 차별화되는 치밀한 팝 사운드로 듣는 이들을 몽환에 빠져들게 한다.

특히 수록곡 가운데 '은지'는 김윤아가 평소 부러워했던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한 곡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김윤아는 "너무 에너지가 좋고 너무 행복한 표정으로 웃는 분"이라며 이 곡의 주인공을 소개하면서도 "사실은 우리 여자들의 이야기이다"라고 말했다.

"많은 여자들이 '사랑하니까' '여자니까'라는 틀 속에 자신을 다 갈아 넣고 한참 지난 뒤엔 '나한테 뭐가 남았지'라며 허탈해해요. 이 곡은 빛나고 아름답고 생기발랄했던 어떤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예요."

김윤아 4집 앨범 발매와 더불어 9~11일 신한카드 판스퀘어 라이브홀에서 단독 콘서트를 갖는다. ⓒ 데일리안

타이틀곡 '꿈'은 탄탄한 기승전결 구조의 곡으로 마음속으로 생각했지만 표현하지 못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독'에서는 주술 같은 그의 목소리가 건반과 베이스와 어우러져 듣는 이의 귀와 가슴을 가득 채워준다.

또 '타인의 고통'과 '안녕'의 안정적인 팝 사운드는 앨범을 탄탄하게 받쳐 준다. '다 지나간다'는 이 모든 것들도 결국은 다 지나갈 거라고 씁쓸하게 스스로를 위로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그린다.

앨범을 다 듣고 나면 고통과 슬픔으로 무너져버린 누군가의 옆에 조용히 앉아 침묵의 위로를 건네는 김윤아를 발견할 수 있다. 슬픔이 가득 담긴 앨범이지만, 결국엔 그 안에서 조용히 솟아나는 행복을 느끼게 한다.

"저의 인생 목표는 행복해지는 거예요. 하지만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 그리고 사회가 흘러가는 것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죠. 좀 더 많은 분들이 진정한 자신의 행복을 찾고 저도 덩달아 그 안에서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김윤아는 9일부터 11일까지 신한카드 판스퀘어 라이브홀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고 타인의 고통을 덜고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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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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